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회식 자리나 노상에서 시비 끝에 폭행을 당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손님이나 행인이 상황을 지켜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작 사건 직후에는 경황이 없어 그 목격자의 이름이나 연락처를 받아두지 못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목격자가 그 자리에 있었으니 나중에 경찰이 알아서 연락해서 물어봐 줄 것이다”, “CCTV만 있으면 다 밝혀지니 굳이 연락처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장을 접수하러 가면 “목격자 인적사항을 알고 계신가요”라는 질문부터 받고, 모른다고 답하면 사건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처분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목격자를 어렵게 찾아내 진술을 받아냈다고 하더라도, 그 목격자가 범인을 지목하는 절차 자체가 적정했는지를 별도로 엄격하게 심사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목격자를 찾는 것과, 그 진술이 재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목격자 연락처를 모르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실제로 어디까지 찾아 나서는지, 그리고 당사자가 직접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목격자를 찾는 일은 원칙적으로 고소인이 준비할 몫이지, 수사기관의 당연한 의무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목격자를 먼저 찾아 나서기보다, 고소인이 특정해 제출하기를 기다리는 구조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 목적 달성에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도, 강제처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고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즉 수사의 원칙은 임의수사이고, 강제수사는 예외적으로만 허용됩니다.
목격자와 같은 제3자에 대한 조사는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에 따라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요구일 뿐 강제소환이 아닙니다. 목격자가 연락을 받고도 응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으로서도 강제로 데려올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고소 상담 단계에서부터 “목격자 인적사항을 알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먼저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담당 수사관이 소극적이어서가 아니라, 임의수사 원칙과 한정된 인력·시간 안에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구조상, 당사자가 특정 가능한 단서를 최대한 좁혀오는 것을 기본 출발점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목격자 인적사항 확보는 원칙적으로 고소인의 준비 사항이며, 수사기관이 자동으로 찾아 나서는 절차가 아닙니다.
2.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 수사기관도 공적 권한으로 목격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필요성과 보충성이 인정되면 공무소 조회와 통신사실확인자료로 목격자를 좁혀 나갈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은 수사기관이 수사에 관하여 공무소나 그 밖의 공사단체에 조회해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를 근거로 사건 현장 인근 상가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CCTV 영상 제공을 요청하거나, 카드사에 특정 시간대의 결제내역을 조회해 그 시간대 그 자리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특정하는 방식의 수사가 가능합니다.
목격자에 대해 남은 단서가 휴대전화 번호 일부나 통화 시각 정도밖에 없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에 따른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 이른바 기지국 수사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은 “다른 방법으로는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하고, 요청사유와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록한 서면으로 관할 지방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어 아무 사건에나 동원되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단순 폭행이나 소액 사건처럼 다른 증거로도 충분히 규명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이 이런 강제수사까지 나아가지 않고 “목격자를 특정해오라”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사건의 중대성과 다른 증거의 유무에 따라 수사기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달라진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에게는 목격자를 특정할 공적 권한이 있지만, 그 권한은 사안의 중대성과 보충성이 인정될 때만 실제로 쓰입니다.
3. 어렵게 목격자를 찾아 진술을 받아도, 그 진술이 곧바로 유죄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목격자가 범인을 지목하는 절차 자체가 적정했는지가 다시 심사의 대상이 됩니다.
목격자를 찾아냈다고 해서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목격자가 가해자를 특정해 지목하는 과정 자체가 적정했는지가 재판에서 다시 다퉈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수사기관이 용의자 한 사람만 단독으로 목격자와 대면시키거나, 용의자의 사진 한 장만 보여주고 “이 사람이 맞느냐”고 확인하는 방식은 목격자에게 무의식적인 암시를 줄 위험이 있습니다.
용의자 한 사람을 단독으로 목격자와 대질시키거나 용의자의 사진 한 장만을 목격자에게 제시하여 범인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것은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 및 부정확성과 구체적인 상황하에서 용의자나 그 사진상의 인물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목격자에게 줄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하여, 부가적인 사정이 없는 한 그 신빙성이 낮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도5201 판결).
이 판결은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한 진술을 사전에 상세히 기록한 다음 용의자를 포함해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대면시켜 지목하도록 하고, 용의자와 목격자·비교대상자들이 사전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며, 그 과정과 결과를 문자와 사진으로 서면화해야 한다는 절차적 요건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2004. 2. 27. 선고 2003도7033 판결)도 같은 취지에서 범인식별 절차의 적정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목격자를 애써 찾아냈다 하더라도, 그 진술을 받아내는 절차 자체가 허술했다면 나중에 신빙성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목격자를 확보하는 단계부터 어떤 순서로 진술과 지목이 이뤄지는지 미리 챙겨두는 편이 사건 진행에 유리합니다.
목격자를 찾아내는 것과, 그 진술이 그대로 유죄의 근거로 인정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4. 목격자 진술 확보 여부에 따라 폭행죄에 그칠지 상해·특수상해로 갈릴지가 달라집니다
가격 방식과 부상 정도에 관한 제3자 진술이 적용 법조와 형량을 가르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반면 폭행으로 상해까지 이르렀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가 적용되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해지고,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정황까지 인정되면 형법 제258조의2 특수상해가 적용되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형량이 크게 뛰어오릅니다.
문제는 먼저 손을 댄 쪽이 누구인지, 위험한 물건이 실제로 등장했는지, 가격이 몇 차례·어느 부위에 이뤄졌는지가 당사자들 진술만으로는 팽팽하게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목격자의 진술이 사건을 폭행으로 볼지, 상해나 특수상해로 볼지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목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쌍방폭행으로 처리되거나, 애초 상해를 의심했던 사건이 폭행 단계에서 반의사불벌 합의로 종결되는 등 처음 기대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목격자는 이런 절차와 순서로 직접 확보하면 됩니다
사고 직후 골든타임 안에 움직일수록 목격자 확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건 발생 후에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참고인 조사 및 목격자 특정을 위한 보완 요청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수사기관에만 맡기기보다 아래 순서로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 상가·주차장·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CCTV 보관 기간(통상 2주~1개월)이 지나기 전에 영상 확보를 요청합니다.
함께 있던 지인이나 현장 종업원에게 그날 자리에 있던 다른 손님의 인상착의와 결제 시간대를 물어, 카드사 매출전표 조회에 쓸 단서를 모아둡니다.
112 신고나 119 구조 기록이 남아 있다면 접수 시각과 함께 신고자·목격자 진술 여부를 관할 경찰서에 확인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단서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함께 고소장에 목격자 특정을 위한 사실조회 신청이나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적어 넣으면, 수사기관도 보충성 요건을 훨씬 수월하게 인정받아 목격자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치며
사건 직후에는 정신이 없어 목격자의 이름이나 연락처를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상담하면서 자주 만납니다.
목격자 진술이 절실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CCTV가 삭제되고 목격자의 기억도 흐려지므로, 조금이라도 빨리 단서를 정리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대로 억울하게 쌍방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그 자리에 있었던 제3자의 진술이 오히려 결백을 밝혀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목격자 진술이 필요한 피해자 측과, 반대로 목격자 확보를 통해 억울함을 풀어야 하는 피의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단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목격자 연락처를 몰라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단서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목격자를 끝내 찾지 못하면 사건은 그냥 무혐의로 끝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CCTV, 진단서, 통화·문자 내역 등 다른 증거로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지만, 당사자 진술만 팽팽히 엇갈리는 사건일수록 목격자 없이는 “혐의 불충분”으로 종결될 위험이 커집니다.
Q. 목격자가 연락은 받았는데 진술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참고인 출석·진술은 형사소송법상 강제되지 않으므로, 수사기관도 재차 설득할 수는 있어도 강제로 진술을 받아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목격자 본인이 작성한 문자·메모 등이 남아 있다면 별도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Q.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은 아무 사건에서나 해주나요?
A. 아닙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범인의 발견·확보나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만, 관할 지방법원의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이뤄집니다. 단순 경미 사건보다는 다른 증거가 부족하고 사안이 중대할수록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상가나 아파트 CCTV는 언제까지 남아 있나요?
A. 시설마다 다르지만 통상 2주에서 1개월 사이에 자동 삭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직후 가능한 한 빨리 관리사무소나 상가에 보관을 요청해야 확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목격자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익명 신고자라면 어떻게 하나요?
A. 112 신고 접수 기록에 신고자 정보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수사기관을 통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자 보호 차원에서 인적사항 공개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진술 자체를 증거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목격자 진술서 하나만으로 처벌까지 가능한가요?
A.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진술이 범인식별절차의 적정성을 갖췄는지, 다른 정황증거와 부합하는지에 따라 신빙성 판단이 달라지므로, 진술서 하나에만 의존하기보다 CCTV·통화기록 등 보강 증거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변호사는 어느 시점에 선임하는 것이 좋을까요?
A. CCTV나 목격자 기억이 사라지기 전, 즉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단계가 가장 좋습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후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필요성 판단까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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