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봄가을 지역축제나 불꽃축제처럼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가 늘면서, 좁은 통로나 무대 앞 인파 속에서 몸이 스치거나 부딪힌 일이 강제추행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부딪힌 건데 설마 문제가 되겠나” 하고 넘겼다가, 며칠 뒤 경찰서에서 출석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인은 인파에 떠밀려 스친 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그 순간을 성추행으로 느끼고 신고를 했고, 조사 단계에서는 “고의가 없었다”는 해명만으로는 진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고의가 문제되는 행위마다 개별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고, 의심이 간다는 사정만으로는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축제 인파처럼 밀집도가 높은 장소에서 몸이 부딪힌 일이 어떤 경우에 강제추행으로 이어지고, 어떤 경우에 고의가 부정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축제 인파 속에서 몸이 부딪혔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이라는 행위 외에 그 행위에 대한 성적 의도, 즉 추행의 고의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완성됩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접촉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서 동시에 행위자에게 성적인 의도가 있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축제장처럼 사람들이 밀집한 공간에서는 걸음을 옮기다 어깨나 팔이 스치는 일, 인파에 떠밀려 등이나 옆구리가 부딪히는 일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이런 물리적 접촉 자체는 형사법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상적 사고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접촉을 당한 쪽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행위에 성적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섞여 조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축제·행사장 인파 사건 상당수는 신고 초기 단계에서는 성추행 혐의로 접수되지만, 수사 과정에서 접촉 부위, 접촉이 이루어진 방향, 인파의 흐름, 목격자 진술 등을 확인하면서 고의 여부가 갈립니다. 조사를 받게 됐다고 해서 곧바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인파 속 신체 접촉은 폭행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추행의 고의가 별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강제추행죄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2. ‘기습추행’이라는 말 때문에 고의가 필요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습추행은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경우를 가리킬 뿐이며, 성적 의도가 없는 접촉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가한 뒤 추행하는 경우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그 기준을 밝히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이 판례가 완화해주는 부분은 힘의 세기일 뿐, 성적 의도 자체를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걸음걸이·떠밀림처럼 물리적 접촉이 흔한 장소일수록, 그 접촉에 성적 의도가 있었는지를 더 엄격하게 따지게 됩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도, 운전연수 중 허벅지를 밀친 행위에 대해 폭행의 가능성은 있어도 성적 의도, 즉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한 바 있습니다.
즉 강제추행죄는 문제되는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행위와 그에 대한 고의가 각각 인정되어야 하고, 고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면 유죄의 의심이 든다는 사정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기습추행’은 폭행의 강도를 낮춰주는 개념일 뿐, 성적 의도가 없어도 되는 것으로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3. 축제장처럼 고정 CCTV가 드문 장소일수록 접촉 경위를 재구성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하철·상가 엘리베이터와 달리 야외 축제 현장은 고정 카메라가 드물어, 목격자 진술과 동선 정리가 고의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지하철 역사나 엘리베이터, 편의점 등은 대부분 고정 CCTV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어서 접촉이 어느 방향·강도로 일어났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야외 축제 현장은 조명이 일정하지 않고, 이동하는 인파 전체를 촬영하는 고정 카메라가 드물며, 설치돼 있다 해도 원거리·광각 화면이라 특정 접촉 순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축제장 사건은 목격자 진술, 함께 있던 동행인의 증언, 접촉 직후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말, 그리고 인파의 흐름(어느 방향에서 밀려왔는지, 어느 쪽 인파가 더 강했는지)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고 직후 접촉 부위와 방향에 대한 즉각적인 진술, 동행인의 목격 여부가 고의 유무를 가르는 중요한 자료로 쓰입니다.
다만 인파가 많았다는 사정 자체가 무죄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접촉이 짧고 일회적이었는지, 가슴·엉덩이처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특정 부위에 집중됐는지, 접촉이 반복됐는지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달라집니다. 한 번의 스침과 여러 차례 반복된 접촉은 증명의 난이도가 전혀 다릅니다.
인파가 많았다는 사정은 유리한 정황일 뿐이고, 접촉 부위·반복 여부·동선까지 종합해 고의를 다투어야 합니다.
4.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에 따라 강제추행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초범이고 접촉의 정도가 경미했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건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는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를 등록대상 성범죄로 정하고 있어서, 벌금형이라도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형사처벌 자체보다 취업·거주 등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처벌 수위만 보고 안심할 문제가 아닙니다.
반대로 신고를 당한 쪽이 애초에 접촉 자체가 없었거나 고의가 전혀 없었다는 사정이 분명하다면, 무혐의로 종결되거나 오히려 상대방의 신고 경위 자체가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허위 사실로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나, 무고죄는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점과 신고자의 허위성 인식까지 증명돼야 하므로 섣불리 맞고소를 먼저 준비하기보다는 본 사건에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이 순서로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장 접수 전, 그리고 첫 조사 전 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축제 인파 속 접촉으로 신고당한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행사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입건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접촉의 정도나 반복성에 따라 불구속 수사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안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상황을 함께 목격했거나 동행했던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람의 연락처와 진술 가능 여부부터 확인합니다.
행사장 안내 지도, SNS 게시물, 현장 사진·영상 등 인파 밀집도와 이동 경로를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모아 둡니다.
신고를 받은 시점부터 상대방과 나눈 대화(문자·SNS 메시지 등)가 있다면 원본 그대로 보관하고 임의로 삭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접촉 경위와 고의 유무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진술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축제나 행사장 인파 속 접촉 문제는 “그냥 스친 건데 무슨 문제가 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촉을 당해 불쾌감을 느낀 쪽 입장에서는 그 순간의 불쾌감이 실제로 성적 의도가 있는 행위였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면 신고를 당해 조사를 앞둔 쪽 입장에서도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뿐”이라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접촉 부위, 방향, 반복 여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인파 밀집 상황에서 벌어진 접촉 시비로 신고를 당한 쪽과, 반대로 부당한 접촉을 당했다고 느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 방향이 정해지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파에 떠밀려서 부딪힌 것뿐인데도 조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신고가 접수되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사를 받는다는 것과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접촉에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의가 없었다고 말하면 조사에서 받아들여지나요?
A. 단순한 진술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목격자 진술, 동선, 접촉 부위·방향처럼 객관적 사정을 함께 제시해야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Q. CCTV가 없는 장소라면 오히려 유리한가요?
A.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영상이 없으면 목격자 진술이나 동행인 증언의 비중이 커지므로, 당시 함께 있던 사람을 찾아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강제추행죄는 벌금형이 확정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므로, 처벌 수위와 별개로 등록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상대방이 거짓으로 신고했다는 확신이 들면 바로 맞고소해야 하나요?
A. 무고죄는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점과 신고자가 그 허위성을 인식했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성립합니다. 본 사건에서 무혐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며, 맞고소는 그 결과를 본 뒤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접촉 경위를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이후 수사·재판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