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클럭이나 나이트클럭에서 부킹으로 처음 만난 상대와 스킨십을 나눈 뒤, 그 스킨십이 강제추행으로 문제되는 사건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부킹으로 만난 사이니까 이 정도 스킨십은 서로 이해하고 한 것이다”, “그쪽도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넘겼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면, “동의한 적 없다”, “술에 취해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추행 여부를 그 자리에서 명시적으로 거부했는지가 아니라, 만남의 경위와 구체적 상황을 종합해 실제 동의가 있었는지로 판단하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킹이라는 만남의 형태였다는 사정만으로 스킨십에 대한 포괄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지 않으며,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도 취기의 정도에 따라 준강제추행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부킹으로 만난 상대와의 스킨십이 어떤 경우에 강제추행·준강제추행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의심되는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부킹으로 만난 사이라도 스킨십에 동의가 없었다면 추행이 성립합니다
만난 경위가 부킹이든 소개팅이든, 추행 여부는 오직 실제 동의가 있었는지로 판단됩니다.
부킹은 클럭이나 나이트클럭에서 서로 호감을 느낀 상대와 그 자리에서 짧게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옮기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만남의 한 형태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는 만남 방식이다 보니, 스킨십의 범위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만남의 특성 자체를 스킨십에 대한 사전 동의로 오인하는 경우입니다. 부킹이라는 만남의 성격, 술자리라는 분위기, 상대가 먼저 다가왔다는 사정 등은 스킨십이 있게 된 맥락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지는 결국 그 스킨십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는지로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킹으로 처음 만났다는 사정은 이 중 하나의 요소일 뿐, 그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상대가 스킨십 도중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 분위기를 깨기 어려워 소극적으로 응하거나 가만히 있는 경우도 많고, 이런 반응까지 동의로 해석하면 실제 벌어진 사실관계와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위험이 큽니다.
만난 경위가 부킹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스킨십에 대한 포괄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2.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기습추행을 성립시킵니다
순간적인 스킨십이라도 상대 의사에 반했다면, 힘의 세기와 무관하게 강제추행이 됩니다.
부킹 자리에서 벌어지는 스킨십 관련 신고 중 상당수는 이른바 “기습추행” 형태입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어깨나 허리에 손을 올리거나, 함께 춤을 추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신체 일부를 만지는 식으로 아주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접촉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 신고를 당한 쪽에서는 흔히 “순간적으로 스친 것뿐이다”, “강하게 붙잡거나 힘을 쓴 것도 아니다”라며 방어하려 합니다. 그러나 강제추행죄에서 문제 되는 폭행의 정도는 힘의 세기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즉 부킹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신체를 만진 행위라도, 그것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였다면 힘을 세게 썼는지와 무관하게 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 판결에서도 함께 춤을 추던 중 순간적으로 상대의 신체를 만진 행위가 강제추행으로 인정됐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순간적인 스킨십도, 상대 의사에 반했다면 강제추행이 됩니다.
3.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뤄진 스킨십은 준강제추행까지 문제됩니다
의식이 남아 있었어도 판단력과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으로 인정됩니다.
부킹은 대부분 술자리를 동반합니다. 그리고 신고로 이어지는 사건 중 적지 않은 경우, 스킨십 당시 상대방이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는 사정이 나중에 문제 됩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을 한 경우 준강제추행으로 처벌합니다.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가 아니어도, 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이 판결은 이른바 ‘알코올 블랙아웃’, 즉 사건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와 술에 취해 의식 자체를 잃은 ‘패싱아웃’ 상태를 구분해야 한다고도 지적합니다. 단순히 상대가 그 자리에서 걷거나 말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음주량과 속도, 경과 시간, 평소 주량,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뤄진 장소와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의식이 남아 있었더라도 판단력과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면, 그 상태를 이용한 스킨십은 준강제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4. 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되고, 형량도 무겁습니다
2013년 이후 강제추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해도 공소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준강제추행죄(형법 제299조)도 같은 형으로 처벌되며, 두 죄 모두 미수범 역시 처벌 대상입니다(형법 제300조).
특히 2013년 6월 형법 개정으로 강제추행죄를 친고죄로 규정했던 구 형법 제306조가 삭제되면서,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고소를 취소해도 검찰이 공소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합의만 하면 끝난다”는 생각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까지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초범인지, 반성의 정도, 피해 회복·합의 여부 등은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폭넓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부킹 상대와의 스킨십이 강제추행으로 문제되는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신고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상대와 만나게 된 경위, 대화 내용, 스킨십 전후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당시 술을 마신 정도와 장소의 CCTV, 함께 있던 목격자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스킨십 이후 서로 나눈 연락 내용, 즉 연락을 계속했는지, 사과나 항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제추행·준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실제 있었던 사실관계에 맞는 대응 방향을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부킹으로 만난 사이에서 벌어진 스킨십 문제는 “서로 즐긴 자리였는데 왜 이제 와서”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그 자리에서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못했더라도, 스킨십이 자신의 의사에 반했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 즉 당시 대화, 이후 연락 내용, 동행했던 사람의 진술 등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스킨십을 주고받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쪽에서도 “부킹으로 만났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동의가 어떤 방식으로 확인됐는지, 상대의 취기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부킹·소개팅 등 짧은 만남에서 벌어진 스킨십이 강제추행·준강제추행으로 문제된 사건에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쪽과 그 반대편에서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킹으로 만난 사이인데, 스킨십에 동의했다고 착각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만남의 경위나 분위기가 아니라 실제 동의가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착각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 성립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Q. 상대가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됩니다.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순간적인 스킨십이라도 상대 의사에 반했다면 기습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서로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2013년 형법 개정으로 강제추행죄의 반의사불벌 규정이 폐지되어, 합의하거나 고소를 취소해도 공소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여부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술에 취해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단순한 기억상실인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을 잃은 상태인 패싱아웃은 다르게 판단됩니다. 당시 음주량·행동·경과 시간 등을 종합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가려야 합니다.
Q. 억울하게 신고당했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실제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하는 대화 기록,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합니다.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되더라도 섣부른 맞고소보다는 자료 정리와 법리적 대응이 우선입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강제추행·준강제추행은 벌금형이 확정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 취업제한까지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과 자료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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