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사람은 공소시효가 아예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오래전에 찍힌 영상이라도, 심지어 피해자가 이미 성년이 되어 십수 년이 지났더라도 여전히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공소시효 폐지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과 관련된 처벌 조항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 행위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실제로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행위가 공소시효 폐지 대상인 제작죄에 해당하는지, 배포·소지와는 시효 취급이 어떻게 다른지, 오래된 촬영물이 뒤늦게 문제 되는 실제 상황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란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의 처벌 구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2조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19세 미만이거나 명백히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 또는 표현물이 등장해 성교·유사성교 행위나 신체 노출 등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를 제작·수입·수출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 전반을 처벌하는 조항이 제11조인데, 행위 태양에 따라 형량이 크게 갈립니다.
제11조가 정한 형량 구조를 항별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항(제작·수입·수출)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오늘 다룰 공소시효 완전 폐지 대상.
제2항(영리 목적 판매·대여·배포·제공 또는 그 목적의 소지·운반·광고·소개·전시·상영) —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3항(배포·제공 또는 그 목적의 광고·소개·전시·상영)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4항(제작자에게 아동·청소년을 알선)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5항(구입·소지·시청)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6항(제1항 미수범 처벌), 제7항(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보시다시피 형량이 가장 무거운 것은 '제작' 행위이고, 이 조항만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룰 공소시효 완전 폐지 역시 제11조 전체가 아니라 제1항, 즉 제작·수입·수출 행위에만 적용됩니다. 배포·알선·소지·시청까지 전부 시효가 없어졌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중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되는 것은 제1항의 '제작·수입·수출' 행위뿐이고, 배포·알선·소지·시청 등 나머지 행위는 폐지 대상이 아니다.
원래 공소시효는 어떻게 적용됐나 — 형사소송법 원칙과 청소년성보호법의 특례
형사소송법 제249조제1항은 법정형에 따라 공소시효 기간을 정합니다.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25년,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 장기 10년 이상 징역은 10년 하는 식입니다. 제11조제1항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이 원칙만 적용됐다면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는 15년이었을 것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0조제4항은 바로 이 15년이라는 제한을 아예 없애버리는 특례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0조는 사실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1항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전반에 대해 공소시효가 피해아동·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고 정해, 시효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작 시점만 늦춥니다. 제2항은 강간 등(제7조) 범죄에 DNA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시효를 10년 연장합니다. 제3항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간·강제추행·준강간·상해치상·살인치사 등 특정 범죄에 한해 시효 자체를 배제합니다. 그리고 제4항이 오늘의 주제인, 피해자 나이와 무관하게 시효 자체를 배제하는 가장 강한 단계입니다.
왜 '제작'만 나이 제한 없이 공소시효가 없어지나
청소년성보호법 제20조제4항이 나이 제한 없이 공소시효를 완전히 배제하는 범죄는 네 갈래뿐입니다. 형법 제301조의2 중 강간등살인(고의로 살해한 경우에 한정), 청소년성보호법 제10조제1항(강간등살인)과 제11조제1항(성착취물 제작·수입·수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처벌법 제5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친족관계에 의한 강간등), 그리고 같은 법 제9조제1항(특수강도강간등)입니다. 살인, 친족 성폭력, 특수강도와 결합한 성폭력이라는 극단적으로 중한 범죄군 사이에 유독 성착취물 '제작'행위가 함께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이런 입법 태도의 배경에는 디지털 성범죄 특유의 지속성이 있습니다. 촬영물은 한 번 만들어지고 나면 유출·재유포 위험이 삭제 이후에도 반영구적으로 남고,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지한 시점 이후로도 언제 어디서 다시 유통될지 알 수 없는 형태의 피해가 이어집니다. 촬영 시점의 피해로 끝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누적되거나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살인이나 극도로 중한 성폭력과 나란히 취급할 만한 사안으로 본 것입니다. 반면 배포·소지·알선·시청은 제20조제4항 목록에서 빠져 있어, 제1항의 일반원칙 즉 피해아동·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시효가 진행되는 규정만 적용됩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되는 범죄는 살인·친족 성폭력·특수강도강간 등과 함께 성착취물 '제작' 행위뿐이며, 촬영물이 삭제되지 않는 한 피해가 계속된다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제작' 개념은 어디까지인가 — 법원이 보는 판단 기준
공소시효 폐지가 제작 행위에만 적용되는 만큼, 어디까지를 '제작'으로 볼 것인지가 실무에서 매우 중요해집니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에 촬영 대상의 동의가 있었는지, 개인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했는지는 제작죄 성립을 막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교제 중 상대방이 스스로 응해 촬영에 협조했더라도, 촬영 당시 상대가 19세 미만이었다면 제작죄가 성립하고 앞서 본 공소시효 폐지 대상이 됩니다.
제작의 범위는 직접 촬영기기를 조작한 경우로 한정되지도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에게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게 하는 방식이라도, 피고인이 그 촬영을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간접정범 형태의 제작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도18285 판결은 법률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는 용어를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바꾼 취지에 대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 자체가 그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성학대를 의미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실무적으로 핵심은 촬영 당시 상대방의 나이이지, 현재 나이나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났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구체적 상황에 적용해보면 — 오래전 촬영물이 뒤늦게 문제되는 경우
가정해 보겠습니다. A씨가 10년 전 사귀던 상대(당시 17세)와의 성관계 장면을 상대의 동의를 얻어 촬영해 자신의 휴대전화에만 보관해 왔습니다. 상대는 이제 20대 후반의 성인이 되었고, 두 사람은 오래전에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문제로 다투다가 그 영상의 존재가 드러나 고소로 이어졌다면, A씨는 촬영 당시 상대가 19세 미만이었다는 이유로 성착취물 제작죄에 해당하고, 촬영으로부터 10년이 지났고 상대가 이미 성년이 되었더라도 제20조제4항에 따라 공소시효 자체가 없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A씨가 직접 촬영하지 않고, 상대로부터 영상을 전달받아 보관만 해왔다면 이는 제11조 제5항의 '소지'에 해당해 공소시효 폐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경우에는 제20조제1항의 일반원칙에 따라 상대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시효 계산이 시작될 뿐, 시효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영상이라도 자신이 직접 찍었는지, 남이 찍은 것을 건네받아 갖고만 있었는지에 따라 시효 취급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쟁점 — 여죄 수사 확대와 방어의 초점
제작죄 하나로 수사가 시작되면 휴대전화·클라우드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배포·소지 정황까지 함께 드러나 여러 죄가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기소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상습적으로 제작한 정황이 인정되면 제11조제7항에 따라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어, 단순히 오래된 영상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어의 초점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촬영 당시 상대방의 나이를 인식했는지입니다.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곧바로 부정되지는 않고, 외모·언행·교제 경위 등에 비추어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둘째, 촬영물이 실제로 법이 말하는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지, 단순한 신체 노출을 넘어서는지입니다. 셋째, 오래된 사건일수록 당시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대화 기록, 교제 기간, 촬영 경위)가 흩어져 있기 쉬워,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 두는 쪽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함께 따라오는 부수처분
제11조제1항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형과 별개로 부수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성범죄 등록대상자가 되어 신상정보를 일정 기간 등록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까지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부수처분은 형기를 마친 뒤에도 상당 기간 사회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형량 자체 못지않게 재판 단계에서부터 함께 다퉈야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부수처분은 법원이 재범 위험성, 범행의 경위와 동기,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므로, 촬영 경위나 이후 삭제·유출 방지를 위해 취한 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래전에 찍은 영상도 지금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촬영 당시 상대방이 19세 미만이었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에 해당하고, 청소년성보호법 제20조제4항에 따라 이 제작 행위에는 공소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제작' 행위에 한정되므로, 이후 그 영상을 배포하거나 소지만 한 경우와는 시효 적용이 다릅니다.
Q. 배포나 소지도 공소시효가 없어졌나요?
A. 아닙니다.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되는 것은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제1항의 제작·수입·수출 행위뿐이고, 같은 조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판매·배포·알선·소지·시청 행위는 제20조제1항에 따라 피해아동·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시효가 진행됩니다.
Q. 촬영 당시 상대방이 동의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촬영에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거나 개인적인 소지·보관만을 목적으로 촬영했더라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어, 동의 여부는 제작죄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Q. 촬영 당시 상대방 나이를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당연히 부정되지는 않으며, 외모·언행·교제 경위 등에 비추어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초기에 정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13세 미만이 아니어도 제작죄의 공소시효가 없어지나요?
A. 그렇습니다. 강간·강제추행 등 다른 성범죄는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에만 공소시효가 완전히 배제되지만, 성착취물 제작죄는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기만 하면 나이와 관계없이 공소시효 폐지 대상입니다.
Q. 미수에 그친 경우도 공소시효가 폐지되나요?
A.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제6항은 제1항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0조제4항은 제11조제1항의 죄 자체를 공소시효 배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미수범도 같은 조항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구체적 사안에서는 실행의 착수 여부 등 별도 쟁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맺음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는 청소년성보호법이 정한 여러 성범죄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피해자 나이와 관계없이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된 유일한 성착취물 관련 조항입니다. 촬영물이 삭제되지 않는 한 피해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이고, 그만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수사와 기소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면 같은 영상이라도 배포·알선·소지·시청은 시효 취급이 다르고, 촬영 당시 상대방의 나이를 인식했는지, 촬영물이 실제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원지검이나 경기남부 지역 경찰서에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출석 요구나 고소장을 받는 사례가 꾸준히 있는 만큼, 오래된 사안이라 해도 자신에게 적용되는 조항과 시효부터 정확히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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