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임대차 사해행위취소, 채무초과 집주인의 유일한 주택이면 최우선변제금도 뒤집힌다
소액임대차 사해행위취소, 채무초과 집주인의 유일한 주택이면 최우선변제금도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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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대여금/채권추심소송/집행절차

소액임대차 사해행위취소, 채무초과 집주인의 유일한 주택이면 최우선변제금도 뒤집힌다 

강대현 변호사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집을 지키려고 배우자나 지인 명의로 소액임대차계약서를 새로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류상 보증금을 시세보다 낮게 적고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까지 갖추면, 그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권을 얻어 근저당권자보다도 먼저 경매대금 일부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임대차는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채무자의 재산을 빼돌리는 통로가 되고, 실제로 대법원은 이런 구조를 사해행위로 보아 취소한 사례를 남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채무초과 상태의 집주인이 유일한 주택에 소액임대차를 설정하는 행위가 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는지, 언제는 예외로 인정되는지, 취소되면 무엇이 어떻게 되돌아오는지를 판례를 근거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왜 하필 소액임대차인가 — 채무초과 집주인이 노리는 지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가 정한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사회적 약자인 소액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근저당권 등 담보물권보다도 먼저 일정액을 배당받게 해줍니다. 이 권리는 확정일자 없이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만 갖추고,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그 요건을 마쳐두면 인정되는 구조여서 요건 자체는 까다롭지 않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낮은 문턱이 악용될 여지를 남긴다는 데 있습니다.

채무초과 상태에 놓인 집주인 입장에서는, 강제집행이 임박한 유일한 부동산에 배우자나 형제자매, 지인 명의로 소액임대차계약을 만들어두면 그 사람 몫으로 최우선변제금이 먼저 빠져나가고, 나머지 배당금만 다른 채권자들이 나눠 갖게 됩니다. 실제 이사나 보증금 지급 없이 서류만 갖추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가족이 그 집에 살면서 형식적으로 낮은 보증금을 써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 중 상당액이 최우선변제라는 이름으로 채권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넘어간다는 점은 같습니다. 채권자로서는 경매 배당표에 낯선 소액임차인이 등장했을 때, 그 임대차가 진짜인지부터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해행위취소의 기본 틀 — 민법 제406조가 요구하는 것

이런 상황에서 채권자가 쓸 수 있는 무기가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 흔히 말하는 사해행위취소입니다. 조문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도,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둡니다. 요건을 나누면 ①채무자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임대차계약 체결도 포함됩니다)를 했을 것 ②그 행위로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거나 이미 그런 상태가 더 심해질 것(무자력) ③채무자가 이를 알고 있었을 것(사해의사) ④그 행위로 이익을 받은 수익자, 여기서는 임차인도 그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악의)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소송의 상대방입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고는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아니라 그 행위로 이익을 얻은 수익자, 즉 임차인입니다. 집주인을 상대로 소를 걸어봐야 임대차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고, 임차권이라는 이익을 실제로 가져간 임차인을 상대로 그 임대차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구해야 합니다. 이 소는 아무 때나 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고 제척기간을 명시하고 있어, 임대차계약 체결 사실이나 그것이 사해행위라는 사정을 안 시점을 기준으로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액임차권 설정이 왜 사해행위가 되나 — 대법원 2003다50771의 법리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다50771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임차목적 주택에 대하여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등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법정담보물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서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임차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논리를 구체적인 숫자로 풀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시세 3억원 상당의 아파트에 근저당 2억원이 설정되어 있어 채권자가 회수할 수 있는 몫이 1억원 남짓이던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에 집주인이 서울 기준 5,500만원의 최우선변제금을 받아가는 소액임차인을 새로 만들어 넣으면, 채권자가 실제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은 그만큼 통째로 줄어듭니다. 등기부에 새 담보권을 설정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임대차계약서 한 장을 쓴 것뿐인데도, 경매 배당 순서에서는 저당권보다도 앞서는 자리를 만들어낸 셈이니 실질은 담보제공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판례의 시각입니다.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법정담보물권과 같은 효과를 갖기 때문에,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주택에 소액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그 자체로 채무자의 총재산을 감소시키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임차인의 악의는 추정된다 — 그런데 무엇으로 뒤집히나

사해행위취소가 인정되려면 수익자인 임차인도 그 사정을 알고 있었어야 하는데, 대법원 2003다50771 판결은 여기서도 실무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채무자의 악의는 추정되는 것이고, 수익자인 임차인의 악의 또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판례는 소액임차인 보호 제도의 취지를 감안해, 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자신의 보증금 회수에 상당한 신뢰를 갖게 되어 통상적인 거래보다 주의를 덜 기울이게 마련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합니다. 그래서 임차인이 스스로 선의를 입증해 이 추정을 뒤집으려면, 법원이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몇 가지 사정을 실제로 갖췄어야 합니다.

  • 보증금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 — 계좌이체 등 객관적 증빙 없이 서류상 금액만 있다면 불리합니다.

  • 그 보증금 액수가 해당 주택의 적정 시세에 비추어 합당한지 — 지나치게 낮으면 정상 거래로 보기 어렵습니다.

  • 등기부에 다수의 근저당·가압류 등 권리제한관계가 있어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굳이 계약을 맺었는지.

  • 임대인과 친인척관계 등 특별한 관계는 없는지 — 가족·지인이라는 사정은 악의 추정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이 네 가지는 개별적으로 하나씩 따지는 게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종합 판단하는 대상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임차인이 계약 전에는 채무자 부부를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채무자의 배우자와 친척관계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나 선의 추정이 깨진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시세에 맞는 보증금을 은행 계좌로 주고받고, 등기부에도 별다른 권리제한이 없던 상태에서 우연히 임대차를 맺었다면 선의가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모든 소액임대차가 취소되는 건 아니다 — 담보가치가 충분하면 예외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소액임차인을 넣었다고 무조건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48825 판결은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려면 그 행위로 채무자의 총재산이 감소되어 채권의 공동담보가 부족한 상태를 유발 또는 심화시켜야 하고,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는 사해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 "부동산의 가액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과 최우선 변제되는 소액보증금의 합계액을 초과하여 근저당권자가 소액보증금 우선변제권을 감안하더라도 근저당권으로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 있었다면" 그 임대차계약 체결은 근저당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해 부동산 가치가 충분히 커서,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을 먼저 떼어주더라도 근저당권자가 자기 채권 전액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그 근저당권자와의 관계에서는 사해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시세 5억원 아파트에 근저당 채권최고액 2억원,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이 4,800만원이라면 둘을 더해도 2억 4,800만원으로 시세에 크게 못 미쳐 근저당권자는 손해를 볼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판단은 사해행위 당시의 부동산 시가를 기준으로 하므로, 채권자가 사해행위를 주장하려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시점의 부동산 가액과 선순위 채권액부터 먼저 확인해야 실익 있는 소송이 됩니다.

진짜 임대차냐 가장 임대차냐 — 통정허위표시와의 갈림길

여기까지는 실제로 임대차관계가 존재하되 그 조건(보증금 액수·시점)이 문제 되는 경우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아예 실체가 없는, 즉 실제로는 거주도 하지 않고 보증금도 오가지 않은 서류상 계약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민법 제108조의 통정허위표시로서 애초부터 무효라는 주장도 가능해 보이지만, 실무는 이를 반드시 무효로만 다루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의 한 사해행위취소 사건(2014가단54678)에서는, 조세채권자가 압류한 아파트에 채무자가 지인 명의로 소액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전입까지 마친 사안에서, 법원은 그 임대차계약을 사해행위로 보아 취소하고 임차인이 아직 받지 않은 배분금지급청구권을 채무자에게 양도하도록 명했습니다.

이런 처리 방식이 실무에 던지는 함의는, 채권자 입장에서 반드시 "이 계약은 애초에 무효"라는 어려운 입증까지 갈 필요 없이, 사해행위취소라는 비교적 정형화된 요건(채무초과·사해의사·수익자 악의)만 증명하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임대차 자체는 진짜로 이루어졌고 다만 그 시점이나 조건이 유별났던 경우라면, 계약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사해행위취소 쪽이 더 적합한 다툼의 틀이 됩니다. 결국 계약서가 실제로 존재하는 이상 처음부터 무효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사해행위취소 요건을 갖췄는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실무에서 더 흔히 택하는 접근입니다.

취소되면 무엇이 되돌아오나 — 원상회복의 방법과 채권자의 실제 절차

사해행위취소가 받아들여지면 그 임대차(정확히는 최우선변제권을 발생시킨 임차권 설정 부분)는 취소되고 원상회복이 이루어집니다.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원물반환, 즉 임차인이 배당절차에서 아직 돈을 받지 않았다면 그 배당금(배분금)을 받을 권리 자체를 채무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앞서 본 목포지원 판결에서도 임차인이 배당금을 수령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임차인이 가진 배분금지급청구권을 채무자에게 양도하고 그 사실을 배당기관에 통지하도록 명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반면 임차인이 이미 배당금을 받아 써버린 뒤라면 원물반환이 불가능하므로, 그 금액 상당을 돈으로 돌려받는 가액배상으로 청구 형태가 바뀌게 됩니다.

채권자가 실제로 이 문제를 다투는 경로는 두 갈래입니다. 경매절차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 배당기일에 출석해 소액임차인의 배당액에 이의를 제기하고 배당이의의 소로 다투는 방법이 있고, 이와 별개로 임차인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채권자 입장에서는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일과 소액임대차 체결일의 선후관계, 임차인의 전입세대열람 내역, 계좌이체 등 보증금 지급 증빙의 존재 여부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특히 채무자가 강제집행이나 경매개시 직전에야 서둘러 전입신고를 마친 정황이 보이면, 그 시점 자체가 사해의사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초과 상태의 집주인이 실제로 함께 사는 자녀에게 임대차를 준 경우도 사해행위인가요?

A. 친인척관계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판례는 임차인의 선의를 판단할 때 임대인과의 친인척관계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보증금이 실제로 지급되고 시세에 맞는 금액이었는지 등을 함께 따져야 결론이 달라집니다.

Q. 사해행위로 취소되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되나요?

A. 취소되는 것은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최우선변제권의 효력이지, 임차인과 집주인 사이의 계약관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우선순위를 주장할 수 없게 되므로, 실질적으로는 그 배당금을 채권자에게 내주는 결과가 됩니다.

Q. 채권자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언제까지 제기해야 하나요?

A. 민법 제406조 제2항에 따라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날로부터 5년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소액임대차가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더는 취소를 구할 수 없습니다.

Q. 근저당이 이미 충분히 설정된 집이라면 소액임대차를 줘도 안전한가요?

A. 부동산 가액이 근저당 피담보채권액과 최우선변제금 합계를 넘어 근저당권자가 채권 전액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그 근저당권자에 대해서는 사해행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일반채권자와의 관계에서는 별도로 무자력 여부가 판단되므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은 집주인인가요, 임차인인가요?

A. 원칙적으로 그 행위로 이익을 얻은 수익자인 임차인이 피고가 됩니다. 집주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서는 임차권 설정행위 자체를 취소할 수 없습니다.

Q. 임차인이 이미 배당금을 받아 써버렸다면 채권자는 어떻게 하나요?

A. 원물반환이 불가능해졌으므로 그 금액 상당을 금전으로 반환하라는 가액배상 청구로 형태를 바꿔 다투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사해행위의 요건 자체는 동일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맺음말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 제도는 본래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를 보호하려고 만든 장치이지만, 채무초과 상태의 집주인이 유일한 주택에 이를 끼워 넣으면 채권자의 정당한 회수 기회를 빼앗는 통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임차권 설정행위를 채무초과 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 보아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으로 인정하면서도, 부동산 가치가 충분해 선순위 채권자를 실제로 해하지 않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취소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관건은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와 임차인의 선의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 그리고 제척기간 안에 절차를 밟았는지입니다.

광교를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경매·채권추심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낯선 소액임차인이 등장해 배당액이 갑자기 줄어드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등기부와 전입세대열람 내역만으로는 그 임대차가 정상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배당표를 받아본 직후 사해행위 해당 여부부터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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