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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에 민형사상 이의 포기 문구를 넣으면 추가 고소를 막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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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에 민형사상 이의 포기 문구를 넣으면 추가 고소를 막나요 

김강희 변호사


합의서에 민형사상 이의 포기 문구를 넣으면 추가 고소를 막나요


사건 개요


다툼이나 사고로 상대방과 형사 절차에 얽혔다가 합의에 이르는 경우, 합의서 말미에는 거의 예외 없이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거나 "본 건과 관련하여 향후 어떠한 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합의금을 지급하는 쪽에서는 이 한 줄을 넣는 순간 사건이 완전히 끝난다고 믿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사연은 비슷합니다. 합의서를 쓰고 합의금까지 지급했는데, 시간이 지나 상대방이 마음을 바꿔 다시 고소장을 접수하거나, 처음 합의 때는 언급되지 않았던 다른 사실관계를 들어 별도로 진정을 넣는 것입니다. 이때 가해자 측은 "분명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문구까지 넣었는데 어떻게 또 고소가 되느냐"며 당혹스러워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문구 하나로 모든 추가 고소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효과는 문제 된 범죄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구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문구를 넣고도 어떤 사건은 실제로 공소기각까지 이끌어 내는 반면, 어떤 사건은 합의서가 무색하게 재차 수사가 개시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된 범죄가 친고죄·반의사불벌죄·그 밖의 일반 범죄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입니다. 형사소송을 좌우하는 국가의 소추권은 원칙적으로 사인이 계약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 구분에 따라 합의서 문구가 형사 절차에 미치는 힘의 크기 자체가 다릅니다.

둘째, 합의서의 "이의 포기" 문구가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명확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로 인정될 만큼 구체적으로 작성되었는지입니다.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추상적 표현과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셋째, 합의의 효력이 어느 범위의 사실관계까지 미치는지입니다. 합의 당시 다루어지지 않았던 별개의 피해사실이나, 합의 시점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손해에 대해서도 그 문구가 방패가 되는지가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집니다. 이 세 지점을 구분하지 못한 채 문구만 베껴 넣으면, 합의서를 써 놓고도 아무 효력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죄명의 성격부터 구분해 문구의 실제 힘을 가늠하기


합의서를 쓰기 전, 김강희 변호사는 가장 먼저 상대 죄명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유형에 따라 같은 문구도 전혀 다른 무게를 갖기 때문입니다.

1) 반의사불벌죄라면 '처벌불원 의사표시'로 정확히 만듭니다.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3항), 협박죄(제283조 제3항), 과실치상죄(제266조 제2항), 명예훼손죄(제312조 제2항) 등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그 자체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거나, 이미 기소된 사건이라도 공소기각 판결로 종결됩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이때 핵심은 문구가 애매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표현만으로는 처벌불원의 의사인지 단순한 민사상 권리포기인지 다투어질 여지가 있으므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장을 별도로 명시해 수사기관과 법원이 해석의 여지 없이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다만 이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고, 일단 표시하면 이후 철회하고 다시 처벌을 희망해도 효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도2953 판결,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3항). 그래서 이 유형에서는 문구를 강하게 넣을수록 의뢰인에게 유리하지만, 피해자 측에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라는 점까지 함께 설명하고 진행합니다.

2) 친고죄라면 고소기간과 재고소 금지 조항을 활용합니다.

사자명예훼손죄나 비밀침해죄처럼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는, 이미 고소가 이루어진 뒤 합의로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 반면 아직 고소가 없는 단계에서 합의서만 작성한 경우라면 이 조항이 직접 적용되지 않으므로, 상대방이 마음을 바꿔 새로 고소할 여지가 이론상 남습니다. 다만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합의 시점과 고소기간의 잔여 기간을 계산해 이후 절차를 설계합니다.

3) 사기·상해·절도 등 일반 범죄라면 '이의 포기' 문구의 한계를 분명히 짚습니다.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닌 대부분의 범죄에서는 고소 자체가 소추의 조건이 아니어서, 피해자가 아무리 "추가로 문제 삼지 않겠다"고 서명해도 검사와 수사기관의 소추권을 구속하지 못합니다. 이 경우 합의서의 진짜 기능은 형사처벌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유예·선고유예·집행유예나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참작 자료로 쓰이는 데 있다는 점을 의뢰인에게 정확히 안내하고, 그에 맞추어 합의서에 반성·재발방지 약속 등 양형에 실제로 반영될 내용을 함께 담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문구를 실제로 방어벽이 되게 설계하고 시점을 관리하기


죄명 구분만큼 중요한 것이 문구 자체의 설계와 제출 시점입니다.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도 이 부분에서 결과가 갈립니다.

1) 사실관계를 특정해 범위를 명확히 합니다.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포괄적 문구만으로는, 나중에 상대방이 "그건 이 합의와 무관한 별개의 사실"이라고 주장할 여지를 남깁니다. 그래서 합의서에 사건의 일시·장소·행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본 건과 관련하여 발생한 모든 청구권"이라는 식으로 범위를 명시해, 이후 같은 사안을 다른 이름으로 다시 문제 삼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2) 예상하지 못한 후발손해까지는 포기 범위에 넣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응합니다.

판례는 합의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중대한 후발손해에 대해서는 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3176 판결). 즉 상해 사건에서 합의 후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 나타나면, 문구가 아무리 포괄적이어도 그 부분에 대한 추가 청구까지 막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합의금 액수를 정할 때부터 고려해, 진단서와 향후 치료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고 합의서에 이를 반영해 두어야 나중에 다투는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3)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제출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정식으로 접수되어야 효력이 있습니다. 합의서를 써 두고도 제출을 미루다가 선고 시점을 넘기면 문구 자체가 무의미해지므로, 합의가 성립하는 즉시 담당 수사관이나 재판부에 합의서와 처벌불원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절차까지 함께 챙깁니다.

4) 위약 조항으로 민사적 억지력을 더합니다.

형사 소추권을 구속할 수 없는 사건이라도, 합의서에 부제소특약과 위약금 조항을 함께 넣어 두면 상대방이 약속을 어기고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소각하를 구하는 본안 전 항변과 위약금 청구라는 실질적 제재 수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민사적으로는 문구가 실제 방어벽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결론


"민형사상 이의를 포기한다"는 문구는 만능 방패가 아닙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는 정확히 쓰면 절차를 확정적으로 종결시키는 강력한 힘을 갖지만, 일반 범죄에서는 국가의 소추권 앞에서 양형자료 이상의 효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같은 한 줄이라도 어떤 사건에 쓰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지금 합의를 앞두고 있다면, 상대 죄명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문구가 그 유형에 맞게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제출 시점을 놓치지는 않았는지를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문구를 베껴 넣는 것과 그 문구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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