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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삭제 요청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하면 수사에 방해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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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삭제 요청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하면 수사에 방해가 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방심위 삭제 요청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하면 수사에 방해가 되나요


본인의 사진이나 영상이 동의 없이 온라인에 올라온 것을 발견한 순간, 피해자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당장 저것부터 지워야 한다"는 생각과 "이 사람을 반드시 처벌받게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삭제·차단을 신청하는 동시에 가해자를 형사고소하려 하는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멈칫합니다. "삭제부터 해버리면 증거가 없어져서 수사가 안 되는 것 아닌가", "고소부터 하면 심의가 늦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심위 삭제 절차와 형사고소는 서로 막는 관계가 아니라 법이 애초에 연동시켜 둔 두 절차입니다. 다만 어떤 경로로 삭제를 요청하느냐, 어떤 순서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실제로 수사에 도움이 될 수도, 반대로 결정적인 단서를 스스로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사건 개요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피해자들의 사정은 비슷합니다. 헤어진 상대방이 사적인 사진·영상을 SNS나 커뮤니티, 성인사이트에 올렸거나, 몰래 촬영한 영상이 어딘가에서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게시물을 발견하면 본능적으로 캡처를 하고, 그 길로 방심위 홈페이지에 접속해 삭제 민원을 넣거나, 게시된 플랫폼에 직접 신고 버튼을 누릅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을 접수하려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내가 지금 뭘 지우고 있는 것인지", "이 신고가 가해자에게 알려지는 것은 아닌지"를 정리하지 않은 채 손이 가는 대로 여러 채널에 동시다발적으로 요청을 넣는 경우입니다. 어떤 사업자는 삭제 요청을 받으면 게시자에게 즉시 통지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고, 어떤 경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움직이면, 가해자가 계정을 탈퇴하거나 다른 경로로 재유포하며 정작 수사기관이 확보해야 할 접속기록과 계정정보가 먼저 사라지는 일이 생깁니다.



핵심 쟁점


이 사안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삭제를 요청하는 '경로'가 두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플랫폼(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직접 삭제·임시조치를 요청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시정요구를 이끌어내는 방식입니다. 둘은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둘째, 게시자(가해자)에게 통지가 가는지 여부가 두 경로에서 다르게 취급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는 사업자가 삭제·임시조치를 하면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해, 원 게시자에게도 예외 없이 통지가 갑니다. 반면 방심위 심의를 거친 시정요구는 명령 대상자에게 원칙적으로 의견제출 기회를 주되, 같은 법 제44조의7 제5항 단서에 따라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는 그 기회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불법촬영물·성적 촬영물처럼 신속한 차단이 필요한 정보는 이 예외가 적용될 여지가 큽니다.

셋째, 두 절차는 법이 아예 연결고리를 만들어 둔 관계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4항 제1호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와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에 따른 촬영물·편집물에 대해서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뿐 아니라 수사기관의 장의 요청이 있으면 방심위 심의를 거쳐 시정요구를 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즉 형사 사건을 수사하는 기관이 직접 방심위에 삭제·차단을 요청하는 길이 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형사고소로 수사가 열리면, 오히려 삭제 절차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삭제 요청보다 증거 확보와 고소를 먼저 세운다


삭제와 고소를 "동시에" 한다는 말의 실제 의미는 같은 날, 같은 순간에 접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이 생기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구성합니다.

1) 지우기 전에 '고정'부터 합니다.

어떤 삭제 요청을 넣기 전에도 게시물의 URL, 게시 플랫폼·계정명, 게시 및 확인 일시, 화면 전체 캡처(주소창과 시간이 보이도록)를 먼저 남깁니다. 가능하면 페이지 전체를 저장하거나 공증을 받아 두어, 나중에 게시물이 사라진 뒤에도 '무엇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법정에서 다툴 필요가 없도록 만듭니다. 이 기록이 없으면 삭제에 성공한 순간 형사 사건의 핵심 증거도 함께 사라집니다.

2) 고소장 접수를 삭제 요청보다 먼저, 또는 최소한 같은 날 끝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4조의2 위반은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인지해 수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소를 미룰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고소장을 먼저 접수해 사건번호를 확보해 두면, 그 사건번호를 근거로 담당 수사관에게 가해자의 계정 가입정보·접속기록(로그)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통신자료 확보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통신사·플랫폼의 보관기간 경과로 사라질 수 있는 자료라, 확보 속도가 사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3) 삭제 요청의 '경로'를 가려서 씁니다.

플랫폼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경로는 게시자에게도 즉시 통지가 가도록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계정정보나 접속기록을 확보하지 못한 단계에서 이 경로부터 밟으면, 가해자가 통지를 받고 다른 계정이나 매체에 있는 자료를 지우거나 잠적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정정보 확보 전에는 방심위 심의 신청처럼 게시자 통지가 필수가 아닌 경로를 우선 활용하고, 계정정보를 확보한 뒤에 플랫폼 직접 요청을 병행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방심위 절차와 형사 절차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삭제와 처벌을 각각 다른 창구에 따로 맡겨 두면, 어느 한쪽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쪽이 멈춰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두 절차를 서로 참조하도록 설계합니다.

1) 수사기관 명의의 시정요구 요청을 활용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4항 제1호에 따라, 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장이 직접 방심위에 심의·시정요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고소장 접수 후 담당 수사관에게 이 조항을 근거로 방심위에 시정요구를 요청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면, 피해자 개인 명의의 민원보다 처리 속도와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수사와 삭제가 서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예정한 협업 경로를 실제로 쓰는 것입니다.

2) 긴급성을 소명해 의견제출 절차를 단축시킵니다.

방심위 심의 신청서에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유포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확산을 막을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5항 단서의 '긴급 처분 필요' 사유가 인정되면, 게시자에 대한 사전 의견제출 절차 없이도 신속하게 시정요구가 이루어질 수 있어, 통지로 인한 증거인멸 우려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두 절차의 진행 상황을 한 서류철로 관리합니다.

방심위 접수번호와 처리 경과, 고소 사건번호와 수사 진행 상황을 함께 정리해 두면, 어느 한쪽에서 지연이 생겼을 때 다른 절차의 자료를 근거로 재촉하거나 추가 자료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방심위에서 삭제가 확정된 시점과 방식을 정리해 두면, 이후 형사 절차에서 유포 범위와 지속 기간을 입증하는 자료로도 쓸 수 있습니다.


결론


방심위 삭제 요청과 형사고소는 애초에 서로를 막도록 설계된 절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법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촬영물에 대해 수사기관이 직접 방심위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 두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시에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어떤 경로로 무엇을 먼저 지우느냐, 그로 인해 가해자에게 통지가 가는 시점이 언제냐 하는 순서의 문제입니다.

지금 게시물을 발견한 상태라면, 무작정 삭제 버튼부터 누르기 전에 증거를 먼저 고정하고, 어떤 경로로 삭제를 요청할지, 고소와의 순서를 어떻게 잡을지부터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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