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인데 만취 승객 부축한 게 추행 신고됐어요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택시기사인데 만취 승객 부축한 게 추행 신고됐어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수사/체포/구속

택시기사인데 만취 승객 부축한 게 추행 신고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만취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가 하차를 돕기 위해 팔을 잡거나 부축하는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신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택시기사분들 중에는 “취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승객을 부축해서 내려준 것뿐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냐”, “그 정도 접촉은 다들 이해해줄 거다”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넘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승객이 “기사가 몸을 만졌다”며 경찰에 신고하면, 정작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은 기사 본인뿐이고 블랙박스 영상이나 목격자 확보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준강제추행 사건에서 단순히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추행의 고의를 추단하지 않고, 접촉의 목적과 방식까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취지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부축이라는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무조건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손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만취 승객을 부축하다 추행으로 신고된 경우 어떤 기준으로 혐의 성립 여부가 갈리는지, 그리고 신고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택시 안에서 승객을 부축하다 생긴 접촉도 추행 신고로 번질 수 있습니다

밀폐된 차량과 야간 단독 상황이라는 조건이 부축 행위를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택시는 좁고 밀폐된 공간이고, 만취한 승객을 하차시키려면 팔이나 어깨, 때로는 허리 부근까지 손이 닿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승객이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해 좌석에서 미끄러지거나 문 쪽으로 쓰러지려 하면, 기사가 붙잡아 세우는 과정에서 신체 여러 부위에 접촉이 생기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접촉이 승객의 기억 속에서 왜곡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만취 상태에서는 시간·공간 감각이 흐트러지고, 잠에서 깬 직후에는 누군가 몸을 만졌다는 감각만 남아 있고 그 경위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내 몸을 만졌다”는 인상이 곧바로 “기사가 성추행했다”는 진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야간·심야 시간대, 목격자 없는 단독 승차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일수록 진술 외에 다른 증거가 부족해 초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합니다. 기사 입장에서는 그 접촉이 승객의 안전을 위한 행위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합니다.

부축 과정의 신체접촉 자체는 불가피할 수 있지만, 그 경위를 증명할 자료가 없으면 진술만으로 추행 혐의가 성립될 위험이 있습니다.


2. 준강제추행은 폭행·협박 없이도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는지로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만취 정도, 즉 판단능력과 대응능력이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강제추행으로 처벌하고,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경우를 준강제추행으로 같은 형, 즉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부축 상황에서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승객이 만취로 정상적인 판단·대응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인정되면 준강제추행이 문제 됩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취해야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로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 부분을 엄격하게 심리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전원합의체 판결).

위 판결은 이어서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는지, 술이나 약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는지,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대응·조절 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는지를 음주량·음주 속도·경과 시간·평소 주량·기억장애 경험 여부·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취해 보였다”거나 “걸음이 불안했다”는 인상만으로 곧바로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취 상태였다는 주장만으로 준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대응 능력이 실제로 얼마나 상실됐는지가 구체적으로 증명돼야 합니다.


3. 부축을 위한 접촉이었는지는 닿은 부위와 방식, 그리고 추행의 고의로 판가름납니다

폭행의 고의와 추행의 고의는 구별되고, 후자가 곧바로 추단되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준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신체접촉이라는 결과 외에 추행의 고의가 인정돼야 합니다. 대법원은 운전연수 중 강사가 수강생의 허벅지를 밀친 사건에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적 의도, 즉 추행의 고의를 추단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양태, 주변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위 판단 기준을 부축 사안에 대입하면, 손이 닿은 부위가 팔·어깨·등처럼 하차를 돕는 데 필요한 부위였는지, 아니면 가슴·엉덩이·다리 사이처럼 통상적인 부축 동작에서 벗어난 부위였는지가 우선 갈림점이 됩니다. 또한 접촉이 순간적이었는지 반복적이었는지, 승객을 일으켜 세우거나 문 밖으로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동작이었는지도 함께 봅니다.

여기에 더해 승객을 부축하게 된 경위, 즉 승객이 스스로 요청했는지, 쓰러지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지, 동승자나 CCTV로 확인되는 전후 상황도 함께 고려됩니다. 손이 닿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그 접촉이 부축이라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위와 방식이 부축이라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였는지가 추행의 고의 인정 여부를 가릅니다.


4. 혐의가 인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집행유예 이상이면 운전자격까지 잃습니다

형사처벌의 무게는 액수가 아니라 유무죄와 형종에서 갈립니다.

준강제추행이 인정되면 형법 제299조,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넓은 형량 구간 안에서 처벌이 정해집니다. 초범이고 접촉 정도가 경미하며 합의에 이르렀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승객의 피해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별다른 반박 자료가 없다면 실형까지 가능한 사건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에 따라, 강제추행·준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등록 기간은 10년입니다. “벌금형이니 가볍게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상정보 등록·제출 의무는 형종과 무관하게 따라붙습니다.

다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택시운전자격은 벌금형만으로는 취소되지 않고, 강제추행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나 그 집행유예가 확정된 경우에 한해 필수적으로 취소됩니다. 즉 어떤 형이 선고되느냐에 따라 생계와 직결된 자격 유지 여부까지 갈릴 수 있어, 벌금형 선에서 방어하는 것과 무죄를 다투는 것은 전략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같은 혐의라도 벌금형인지 금고 이상인지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은 물론 운전자격 유지 여부까지 달라집니다.


5. 신고 이후 고소부터 재판까지, 초기 자료 확보가 결과를 가릅니다

블랙박스와 목격자 진술을 먼저 확보하는 순서가 사건 전체를 좌우합니다.

준강제추행 신고가 들어오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승차·하차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입건 → ②피의자·피해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혐의가 무겁게 다뤄질 경우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그날 승차·하차 구간의 블랙박스 영상(차량 내부·외부)을 백업해 접촉 부위와 방식, 승객의 상태가 확인되도록 확보합니다.

  2. 승객을 태우고 내리게 된 경위, 즉 콜 접수 내역·요청 문자·동승자나 목격자가 있었는지를 정리합니다.

  3. 신고 시점과 경위, 즉 승객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표현으로 최초 진술했는지를 확인해 진술의 일관성을 살펴봅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응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초기 조사 단계에서부터 추행의 고의 부존재와 부축 행위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만취 승객을 부축하다 추행으로 신고당한 기사님들은 대부분 “도와주려다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다”며 막막해하시는데, 신고를 받은 그 순간에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행을 당했다고 느낀 승객 입장에서는 만취해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누군가 내 몸을 만졌다”는 감각만은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실제 피해일 수도 있어 함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반대로 부축한 기사 입장에서도 “도와주려던 것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접촉 부위와 방식이 부축이라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였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소명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신고를 당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진술을 마쳤다면, 그 진술이 그대로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승객을 부축하다 손이 닿았다고 해서 무조건 추행이 되나요?

A. 아닙니다.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고, 손이 닿은 부위와 방식이 부축이라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였는지를 종합적으로 봅니다.

Q. 승객이 만취해서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준강제추행은 승객의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는지가 쟁점이라, 오히려 승객이 판단·대응 능력을 잃은 상태였다는 사정 자체가 혐의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블랙박스 영상을 이미 지워버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차량 내장 저장장치나 클라우드 백업, 법인택시라면 회사 서버에 영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어 최대한 빨리 확인해야 합니다. 영상이 없다면 동승자·목격자 진술, 콜 접수 내역 등 다른 자료로 경위를 소명해야 합니다.

Q.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면 택시운전자격은 그대로 유지되나요?

A. 유죄가 확정돼도 벌금형이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격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자격은 유지됩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이나 그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자격이 필수적으로 취소됩니다.

Q. 무죄를 다투다 벌금형을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없나요?

A. 유죄가 확정되면 형종과 무관하게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벌금형이라도 등록 기간은 10년입니다. 이 부분까지 고려해 벌금형으로 마무리할지, 무죄를 다툴지를 전략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접촉의 경위와 목적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이후 수사와 재판 방향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