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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신체 접촉이 추행으로 신고됐는데 의료 행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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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신체 접촉이 추행으로 신고됐는데 의료 행위였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을 두고, 환자가 추행으로 고소하거나 신고하면서 형사 조사를 받는 의료인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료인분들 중에는 “진료 목적으로 만진 것이니 문제될 게 없다”, “설명 없이도 다들 이렇게 진료한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환자가 나중에 불편함을 느끼고 고소장을 접수하면, 그 순간부터 “치료 목적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수사기관과 법원을 설득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최근 대법원은 의료인의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치료 목적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접촉의 필요성·방법·설명과 동의 절차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기준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진료 중 신체 접촉이 어떤 경우에 추행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억울하게 신고당했을 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진료 중 신체 접촉만으로 곧바로 추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 접촉이 진료 목적과 필요성을 벗어났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의료행위는 그 본질상 환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고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촉진·시진·처치 과정에서 옷을 걷어 올리거나 특정 부위를 만지는 행위는 진료의 통상적인 범위에 속하고, 이 자체가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가 정한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정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은 환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므로, 원칙적으로 이 요건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접촉이 진료의 목적과 필요성을 벗어나 이루어졌다고 볼 사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증상과 무관한 부위를 만지거나, 진단·치료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접촉이 이루어졌다면, 법원은 그 행위를 더 이상 의료행위가 아니라 추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료 중 신체 접촉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되지 않지만, 진료 목적과 필요성을 벗어나는 순간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법원은 접촉의 필요성뿐 아니라 설명과 동의 절차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치료 목적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무죄가 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접촉이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추행 혐의를 벗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사정을 함께 고려합니다.

환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의료인의 신체접촉 행위 등이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환자의 성별·연령·의사, 해당 행위에 이른 경위와 과정, 접촉한 신체 부위의 위치와 특성, 진단·치료의 필요성 및 위급성, 해당 의학 분야에서 객관적·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진료 방법으로서 시술 수단·방법이 상당하였는지, 사전에 환자 등에게 진료의 내용과 신체 접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즉 접촉 부위가 증상과 관련이 있는지,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진료 절차·방법을 지켰는지, 그리고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는지가 함께 심사 대상이 됩니다. 같은 접촉이라도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 없이 이루어졌다면 불리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을 재정의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판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판결 이후로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강력한 유형력까지 요구되지 않고,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 자체가 곧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설명·동의 없는 접촉일수록 형사 책임을 인정받기 쉬운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치료 목적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접촉의 필요성·방법·설명과 동의 절차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무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3. 설명과 동의 절차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진술 신빙성에서 불리해집니다

피해자 진술만 있는 사건일수록 진료 당시 남긴 기록의 가치가 커집니다.

진료 중 신체 접촉 사건은 대부분 목격자가 없는 진료실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 결국 환자의 진술과 의료인의 해명이 부딪히는 구조가 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직접증거인 성범죄 사건에서, 진술의 일관성·구체성뿐 아니라 진술이 이루어진 경위와 정황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신빙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의료인 쪽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어는 진료 당시 남긴 객관적 자료입니다. 진료기록부·차트에 접촉이 필요했던 증상과 소견을 구체적으로 기재했는지, 설명동의서나 문진표에 신체 접촉이 수반되는 검사·처치임을 안내한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실제 재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간호사나 보조인력이 동석했는지, 진료실 구조상 다른 사람의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였는지도 함께 고려됩니다. 같은 진료라도 보조인력 동석 없이 이루어졌다면 사후에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진료기록을 사후에 새로 써넣거나 고쳐 쓰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의료법 제66조는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수정한 경우를 자격정지 사유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사후에 손을 댄 기록은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진료 당시 남긴 기록과 설명·동의 절차가 구체적일수록, 진술만 부딪히는 사건에서 신빙성 판단이 유리하게 흐를 수 있습니다.


4. 혐의가 인정되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의료인 자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벌금형만 받아도 품위손상 행위로 자격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마취 등으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던 사정을 이용해 접촉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299조 준강제추행이 적용되어 같은 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의료법 제8조는 금고 이상의 실형·집행유예·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를 의료인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고, 이에 해당하면 같은 법 제65조에 따라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설령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의료법 제66조는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자격정지 사유로 정하고 있어,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에도 최대 1년의 자격정지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병원 내부 징계, 환자와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겹치면 실질적인 불이익은 형사처벌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5. 고소장 접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확보해두는 진료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진료 중 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의료기관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환자)·피고소인(의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혐의가 무겁게 판단되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압수수색이나 진료기록 확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진료의 진료기록부·차트, 검사결과지, 설명동의서·문진표 등 접촉 당시 남긴 기록을 모두 확보합니다.

  2. 진료 당시 간호사·보조인력이 동석했는지, 진료실 배치나 CCTV 등으로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3. 해당 접촉이 그 증상·진단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진료 절차인지, 관련 진료 가이드라인이나 동료 의견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료 중 추행 혐의를 다뤄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의료행위로서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진료 중 신체 접촉이 문제 되는 사건은 “정상적으로 진료했을 뿐인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는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부적절한 접촉을 당한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라는 명목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던 시간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진료했는데 억울하게 의심받는 의료인 입장에서는 “의사니까 이 정도는 이해해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저는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추행 사건에서 환자 측과 의료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진료기록과 설명·동의 절차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고소를 당했든 신고를 준비하고 있든, 초기에 남긴 자료가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진료 목적이었다고 설명하면 무조건 무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접촉의 필요성뿐 아니라 통상적 진료 방법으로서 상당했는지,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를 거쳤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목적만 주장해서는 부족합니다.

Q. 간호사 없이 진료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되나요?

A. 그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정과 결합하면 불리한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어 사후에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환자가 마취 상태였는데 접촉이 문제 되면 어떻게 되나요?

A.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접촉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299조 준강제추행이 적용되어, 강제추행과 같은 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아도 병원을 그만둬야 하나요?

A. 벌금형은 의료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 취소 대상은 아니지만, 품위손상 행위로 최대 1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무죄가 확정되면 상대방을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맞대응할 수 있나요?

A. 허위 사실로 고소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무고죄 검토가 가능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했다면 명예훼손도 검토할 수 있지만,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진료기록부를 사후에 수정하면 안 되나요?

A. 절대 안 됩니다.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의료법상 별도의 자격정지 사유이고, 재판에서도 불리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으면 바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예.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조사 전에 진료 자료를 정리하고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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