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헬스장·필라테스 등에서 1대1 개인레슨이 늘면서, 자세 교정 과정의 신체 접촉이 추행 시비로 번져 수사기관 출석 통보를 받는 트레이너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많은 트레이너분들이 “자세를 봐주려면 만질 수밖에 없지 않냐”, “다른 회원들도 다 이렇게 지도한다”는 생각으로 접촉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회원이 불쾌감을 느끼고 신고하면, “지도 목적이었다”, “관행적으로 해온 방식이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수사기관도 법원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폭행·협박의 정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까지는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여서, 지도 과정의 접촉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다면 추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예전보다 넓어졌습니다.
아래에서는 자세 교정 접촉이 어떤 경우에 강제추행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신고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지도 목적의 접촉이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면 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폭행과 추행이 동시에 일어나는 ‘기습추행’은 지도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벗어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을 제압할 정도의 힘일 필요가 없고, 대법원은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즉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접촉도 강제추행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기습추행’이라고 부릅니다.
PT 지도 중 자세 교정을 이유로 회원의 몸에 손을 대는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 동의나 설명 없이, 회원이 예상하지 못한 부위를 갑작스럽게 접촉했다면 그 접촉 자체가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운동을 가르치다 보니 만진 것”이라는 설명은 접촉의 계기를 밝히는 것일 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접촉이었는지를 뒤집는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기습추행의 법리를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즉 접촉이 아무리 짧고 가벼웠더라도, 회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였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도 목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상대방 의사에 반한 접촉이라는 평가가 뒤집히지 않습니다.
2.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항변은 정황에 따라 인정되기도, 부정되기도 합니다
피해자의 의사, 접촉 부위, 사전 설명 여부가 고의 판단을 가릅니다.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추행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어떤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이 기준선이 다시 정리됐습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이 기준에 따르면 실제 사건에서 결론은 정황에 따라 갈립니다. 실제로 한 사건에서는 트레이너가 회원의 엉덩이를 만진 것이 문제가 됐지만, 접촉 직후 “힘이 들어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즉시 설명했고, 헬스장이 개방된 구조였으며, 다른 회원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지도해온 정황이 확인되면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전 설명이나 동의 없이, 가슴·엉덩이·허벅지 안쪽처럼 지도상 접촉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위를 만졌다면 고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같은 ‘자세 교정 접촉’이라도, 사전 설명 유무와 접촉 부위에 따라 고의 인정 여부가 갈립니다.
3. ‘다들 이렇게 지도한다’는 관행이 정당화 근거가 되려면 요건이 필요합니다
사전 설명·접촉 부위 제한·일관된 지도방식, 세 가지가 실질적 방어선입니다.
PT나 필라테스 지도 중 신체 접촉 자체가 전부 문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 교정을 위한 접촉이 정당한 지도행위로 평가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먼저 접촉 전에 어느 부위를, 왜 만지는지 미리 설명하고 회원의 동의를 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골반 위치를 봐드리겠습니다”처럼 접촉 목적을 먼저 알리는 절차가 있었는지가, 사후에 “동의 없이 갑자기 만졌다”는 진술과 크게 대비됩니다. 다음으로 접촉 부위입니다. 가슴, 엉덩이, 허벅지 안쪽처럼 자세 교정과 직접 관련이 없거나 관련성이 낮은 부위는 지도 목적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회원에게만 특별히 다른 방식으로 접촉했는지, 아니면 모든 회원에게 동일한 지도 방식을 적용해왔는지도 살펴볼 지점입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은 수사기관이 고의 유무나 위법성을 판단할 때 실제로 참고하는 정황입니다. 신고를 받은 시점에는 이미 접촉이 끝난 뒤이므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CCTV, 다른 회원의 목격 진술, PT 계약서나 이용안내문에 적힌 지도 방식 설명 등―를 서둘러 확보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전 설명·접촉 부위·지도방식의 일관성, 이 세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관행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방어가 어렵습니다.
4. 유형에 따라 처벌 수위와 부수적인 불이익이 크게 달라집니다
강제추행 자체보다, 신상정보 등록과 체육시설 취업제한이 트레이너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트레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실제로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부수적인 불이익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만 선고받더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최대 10년까지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체육시설 취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헬스장·필라테스샵 등에서 계속 일하려는 트레이너에게는 벌금형이라도 직업 자체를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취업제한을 선고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강제추행죄는 과거와 달리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처벌 가능성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반성 등의 사정은 기소 여부와 양형 단계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PT 트레이너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헬스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장 접수 → ②피고소인·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에서 진술이 흔들리면, 이후 단계에서 이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촉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CCTV 영상이나 다른 회원의 목격 여부를 확인합니다.
접촉 전 어떤 설명을 했는지, 접촉 부위와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땠는지를 기억나는 대로 정리합니다.
같은 방식의 지도를 다른 회원들에게도 해왔는지, PT 계약서나 이용안내문에 지도 방식에 관한 안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PT 지도 중 접촉이라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고 있다가, 조사 통보를 받고 나서야 대응을 시작하는 트레이너분들을 자주 봅니다.
불쾌한 접촉을 겪은 회원 입장에서는 접촉 당시 상황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데 중요합니다. 반대로 지도 목적의 접촉이었을 뿐인데 신고를 당한 트레이너 입장에서도 “관행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사전 설명이 있었는지, 접촉 부위가 지도상 불가피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자세 교정 접촉을 둘러싼 강제추행 사건에서 접촉을 당한 쪽과 신고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확보 방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세 교정을 위해 잠깐 만진 것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접촉이 순간적이었더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였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접촉 시간이 짧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Q. 사전에 “만져서 봐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접촉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사전 설명과 동의는 고의를 부정하는 중요한 사정이지만 절대적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설명한 부위와 실제 접촉 부위가 다르거나 필요 이상으로 접촉이 길었다면 여전히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다른 회원들에게도 똑같이 지도했다는 사실이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됩니다. 특정 회원에게만 다른 방식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일관된 지도방식이었다는 점은 추행의 고의를 부정하는 정황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나와도 신상정보가 등록되나요?
A. 그렇습니다.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죄는 벌금형이 선고되어도 신상정보 등록대상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Q.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트레이너 일을 계속할 수 없나요?
A.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하면 최대 10년간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체육시설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제한이 선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가 취하되어도 수사와 처벌이 자동으로 중단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은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상대방이 허위로 신고한 것 같은데, 무고죄로 대응할 수 있나요?
A.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그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무고죄 고소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먼저 본 사건에서 혐의없음이나 무죄 판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며, 무고 여부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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