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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도피를 도와도 범인은닉죄로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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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도피를 도와도 범인은닉죄로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수사망을 피해 도망 다니는 가족을 부모나 형제가 차량으로 태워 옮겨주거나, 생활비와 도주자금을 계좌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돕다가 함께 수사선상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가족분들 중 상당수는 “가족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 “숨겨준 게 아니라 그냥 도망가는 걸 태워준 것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움직인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기관이 통화 내역과 계좌 거래내역을 확인하면, “가족이라 도와준 것뿐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넘어가지지 않고 별도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상황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범인은닉·도피죄에서 ‘도피하게 하는 행위’의 범위를 은닉에 못지않게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처벌을 면제해주는 친족 특례의 적용 범위는 법률상 친족으로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어, 가족처럼 지냈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가족이 범인의 도피를 도운 행위가 어떤 경우에 범인은닉·도피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친족 특례가 실제로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가족이 도피를 도와도 그 행위는 범인은닉·도피죄의 구성요건을 그대로 충족합니다

형법이 말하는 ‘도피’란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수사와 재판을 곤란하게 하는 모든 도움을 포함합니다.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을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은 ‘은닉’과 ‘도피하게 하는 행위’를 나란히 규정하고 있어, 집이나 창고에 숨겨주는 것만이 아니라 범인이 발각되지 않고 도망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행위도 처음부터 같은 죄의 대상입니다.

대법원은 범인도피죄에서 말하는 ‘도피하게 하는 행위’를 상당히 넓게 해석합니다. 방법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현실적으로 수사가 방해받는 결과까지 나오지 않아도 성립하는 위험범으로 봅니다.

형법 제151조에서 규정하는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방법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고, 또 위 죄는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으로 형사사법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

실제로 가족이 도피를 도운 행위로 문제 되는 유형은 다양합니다. 도주 차량을 운전해 이동시켜 주는 경우, 생활비나 도주자금을 계좌로 보내주는 경우, 경찰의 소재 확인 전화에 거짓으로 답하는 경우, 해외로 출국할 수 있도록 항공권을 구해주거나 연락처를 연결해주는 경우까지 모두 ‘도피하게 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도와줬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인은닉·도피죄의 성립 자체를 막을 수 없습니다.


2. 다만 법률상 친족이나 동거가족이 도운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특례가 있습니다

친족 특례는 죄가 안 된다는 뜻이 아니라, 죄는 성립하되 처벌만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형법 제151조 제2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범죄는 성립하되 행위자를 비난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형벌권 행사만 포기한다는 의미의 인적 처벌조각사유입니다.

이런 특례를 두는 이유는 가족 사이의 정 때문에 범인을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방치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다만 특례가 적용되려면 도피를 도운 사람이 오직 범인 본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어야 하고, 자신의 다른 목적이 섞여 있다면 특례 적용 범위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특례는 형을 감경해주는 것이 아니라 처벌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어서, 요건이 충족되면 불기소(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친족 특례는 범죄를 없애주는 게 아니라, 처벌만 면제해주는 제한적인 장치입니다.


3. 그러나 법률상 친족이 아니면 가족처럼 지냈어도 특례를 받지 못합니다

특례의 친족 범위는 민법이 정한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배우자로 한정됩니다.

형법이 말하는 친족의 범위는 민법 제777조를 따릅니다. 민법은 친족을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정하고 있고, 이 범위 밖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형법 제151조 제2항의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경우가 사실혼 배우자, 오래 사귄 연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동거인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관계에 있는 사람은 민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특례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151조 제2항 및 제155조 제4항은 친족, 호주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인도피죄, 증거인멸죄 등을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실혼관계에 있는 자는 민법 소정의 친족이라 할 수 없어 위 조항에서 말하는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

즉 함께 살고 있는 사이라거나 가족처럼 여겨온 관계라는 사정만으로는 특례를 받을 수 없고, 실제 신분관계가 민법상 친족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특례의 친족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민법이 정한 법률상 신분관계의 문제입니다.


4. 도운 정도가 단순 조력을 넘으면 최대 징역 3년까지 처벌될 수 있습니다

친족 특례를 받지 못하면 형법 제151조 제1항의 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친족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도피를 도운 사람은 형법 제151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한두 차례 도움을 준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도피 생활을 지원했거나 해외 도피까지 적극적으로 알선한 경우에는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특히 도피를 도운 사람이 자기 혼자 움직이지 않고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면 별도의 죄책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5도3707 판결은, 범인 본인이 처벌받지 않는 친족에게 부탁해 허위로 자백하고 대신 조사를 받게 한 행위를 방어권의 남용으로 보아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족이 선의로 시작한 도움이라도 제3자를 끌어들이는 순간 특례의 보호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도피를 도우면서 사고 차량을 손보거나 통화 기록·문자를 지우는 등 증거에까지 손을 댔다면 증거인멸죄가 함께 문제될 수 있어, 도운 행위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적용되는 죄목과 형량도 함께 늘어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도피를 도운 가족도 이런 절차로 조사받습니다

조사 전에 어떤 자료가 남아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족이 도피를 도운 정황이 확인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수사 단계에서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 → ②통화 내역·계좌 거래내역·차량 이동 기록 등 객관적 자료 확인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친족 특례가 인정되는지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쟁점이 됩니다.

가족의 도피를 도운 정황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도움을 준 사람과 범인 사이의 신분관계가 민법상 친족·동거가족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차량 이용, 송금, 통화·문자 내역 등 도움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점을 정리합니다.

  3. 그 도움이 오직 범인 본인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제3자를 끌어들이거나 증거에 손을 댄 정황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범인은닉·도피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친족 특례가 적용되는 범위와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의 도피를 도운 문제는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모른 척 하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피를 도운 가족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위가 은닉인지 단순한 호의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통화 내역, 송금 내역, 이동 경로가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친족 특례를 받을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반대로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한 범인 당사자 입장에서도, 가족이니까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대신 조사를 받게 하거나 허위 진술을 부탁하면 오히려 범인도피교사죄라는 별도의 책임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범인은닉·도피 사건에서 도움을 준 가족 쪽과 도움을 요청한 당사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분관계와 도움의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이 도피를 도와줬는데, 숨겨준 게 아니라 그냥 차로 데려다준 것뿐이어도 처벌되나요?

A. 그 행위도 범인은닉·도피죄의 ‘도피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도와준 사람이 범인의 법률상 친족이나 동거가족이고 오직 범인 본인을 위해 한 것이라면, 형법 제151조 제2항에 따라 처벌은 면제됩니다.

Q.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가 도피를 도와줘도 특례를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은 민법이 정한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배우자에게는 친족 특례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Q. 오래 사귄 연인이나 그냥 같이 사는 룸메이트가 도와준 경우는 어떤가요?

A. 연인이나 법률상 신분관계가 없는 동거인은 민법상 친족·동거가족에 해당하지 않아 특례를 받지 못하고, 원칙대로 범인은닉·도피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가족이 도와준 정도가 어느 선을 넘어야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단순히 밥을 사주거나 안부를 물은 정도는 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지만, 이동 수단이나 자금을 제공하거나 수사기관에 거짓으로 답하는 등 수사·재판을 실제로 곤란하게 하는 행위라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범인 본인이 가족에게 대신 조사를 받아달라고 부탁하면 누가 처벌받나요?

A. 부탁한 범인 본인이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친족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정이 있어도, 그 친족을 시켜 허위 자백을 하게 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별도의 교사범죄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Q.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도피를 도운 경우에도 친족 특례가 적용되나요?

A. 부모와 자녀는 민법상 친족이므로 특례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한다면 애초에 형사책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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