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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하려고 아이를 때린 것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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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하려고 아이를 때린 것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아이 몸에 든 멍이나 상처를 먼저 발견하고 교사가 신고하면서, 정작 부모는 “훈육 목적이었다”고 항변하다 아동학대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아이 잘되라고 한 대 때린 것뿐인데”, “우리 세대는 다 맞고 컸다”는 생각으로 손이나 회초리를 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고가 들어가고 조사가 시작되면, “훈육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체벌이 훈육 목적이었는지보다,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합리적 범위 안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방향으로 판단 기준을 정리해 왔습니다. 특히 2021년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된 이후로는, 체벌을 정당화할 법적 근거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도 함께 고려됩니다.

아래에서는 훈육 목적의 체벌이 어떤 경우에 아동학대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신고나 조사 상황에 놓였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훈육 목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징계권 조항이 사라지면서 “내 자식이니까”라는 항변의 법적 근거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과거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정해,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더라도 이 조항을 근거로 정당화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법원도 이 징계권이 인격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행사됐는지를 개별 사안마다 따져왔습니다.

그런데 2020년 입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동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징계를 빙자한 체벌이 아동학대를 정당화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26일 민법이 개정되면서 제915조 징계권 조항은 62년 만에 완전히 삭제됐습니다. 지금은 친권자라는 지위만으로 자녀에게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징계권이 삭제됐다고 해서 훈육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로 타이르거나 규칙과 제한을 두는 방식의 훈육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문제는 그 훈육을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 즉 체벌로 실행하는 순간입니다. 이 경우 형법 제20조가 정하는 정당행위, 즉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인지가 문제될 뿐이고 “부모니까 당연히 괜찮다”는 식의 일반적 면책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습니다.

징계권 조항이 삭제된 지금은, 훈육 목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체벌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2. 몸에 상처가 남지 않아도 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몸에 상처가 남지 않아도, 아이의 정신건강을 해칠 정도면 학대로 인정됩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누구든지 해서는 안 되는 금지행위를 정하고 있는데, 그중 제3호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이고, 제5호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71조제1항제2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정서적 학대입니다. 손바닥으로 한두 대 때리거나 체벌 도구로 위협하는 정도로는 몸에 뚜렷한 상처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적인 폭언·모욕·위협이 함께 이루어지면 신체적 손상이 없어도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행위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에서 말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의미하며,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피해아동의 연령과 성향, 행위의 정도와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즉 “손이 좀 올라갔을 뿐 상처는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위협적인 언사와 함께 반복적으로 체벌이 이루어졌다면, 신체적 손상 여부와 무관하게 정서적 학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몸에 흔적이 남지 않아도, 반복되고 위협적인 체벌은 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법원은 훈육의 목적보다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더 따집니다

의도가 좋았다는 것만으로는, 그 방법까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체벌이 문제 되면 실무에서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즉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인지가 다투어집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이 판단을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의 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이라는 다섯 가지 요건을 종합해 판단해 왔습니다. 훈육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은 이 중 목적의 정당성 하나에 불과하고, 나머지 요건까지 모두 충족돼야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판단 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훈육·지도 행위가 문제 된 사건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훈육을 이유로 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지를 판단할 때 악의적인 동기가 없었는지, 교육이나 훈육상 필요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동의 인권과 신체적·정신적 감수성을 존중하는 범위 안이었는지, 같은 행위가 반복되거나 지속된 정도, 아동의 연령과 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0도12920 판결). 보호자와 자녀 사이의 체벌에서도 법원은 이와 같은 틀로 수단과 정도가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살핍니다.

이 기준에 비추어 보면, 도구를 사용했는지, 머리나 얼굴 등 특정 부위를 노렸는지, 아이의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한 힘을 썼는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손이 올라간 것인지 아니면 반복적·계획적으로 이루어졌는지가 모두 판단 요소가 됩니다. “훈육이 목적이었다”는 말 한마디로는 이 요소들을 뒤집을 수 없습니다.

훈육 의도가 있었는지보다, 그 수단과 방법이 합리적 범위 안이었는지가 관건입니다.


4. 상해로 이어지거나 반복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몸에 흔적이 남거나 되풀이되면, 적용되는 죄명 자체가 바뀝니다.

체벌이 단순한 폭행 수준에 그쳤다면 형법 제260조의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나 아동복지법 제71조제1항제2호의 신체적·정서적 학대(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 됩니다. 하지만 회초리나 도구를 사용해 멍이나 상처가 남는 정도에 이르면, 형법 제257조제1항의 상해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고 그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폭행죄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보호자에 의한 체벌이 상해·폭행 등으로 이어지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범죄로 분류되어 임시조치·보호처분 같은 별도 절차가 함께 적용됩니다. 더 나아가 체벌로 아동의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난치의 질병에 이르면 아동학대중상해(같은 법 제5조)로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고, 그 결과 아동이 사망에 이르렀다면 아동학대치사(제4조제2항)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체벌이라도 결과가 무거우면 형이 크게 높아지지만, 반대로 각각은 가벼워 보이는 체벌이라도 오랜 기간 반복되면 포괄일죄로 묶여 그 정도와 횟수가 함께 평가됩니다. 초범인지, 반성하고 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상담·교육을 받았는지는 성립 자체보다는 이후 양형이나 보호처분 여부를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몸에 흔적이 남거나 체벌이 반복되면,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집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접수 전 상황을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통상 ①어린이집·학교 등의 신고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접수 → ②사법경찰관리·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현장 조사, 재학대 위험이 급박하면 아동을 분리하는 응급조치(원칙상 72시간, 공휴일이 끼면 최대 120시간)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필요 시 법원에 임시조치 청구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의 형사재판 또는 보호처분 절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조사에 착수해야 하고, 어린이집·학교 교사 등은 법이 정한 신고의무자이기 때문에 상처를 발견하면 곧바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자녀와의 분리(응급조치)가 이루어지면, 그 기간과 범위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이후 조사와 재판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1. 아동학대전담공무원·경찰의 응급조치(분리 등)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기간과 조건을 확인합니다.

  2. 문제가 된 체벌의 구체적 경위 — 도구 사용 여부, 신체 부위, 횟수, 상처 유무, 당시 상황 — 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어린이집·학교 등 신고자의 진술 내용과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를 대조해, 사실관계에서 다투어야 할 부분을 가려냅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학대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형사처벌 가능성뿐 아니라 보호처분·친권 관련 불이익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녀를 훈육하다 신고를 당한 부모님들은 “아이를 위해 그런 건데”라는 억울함, 또는 “이러다 아이를 빼앗기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벌 문제로 신고를 당한 보호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문제가 된 체벌이 어떤 경위와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침착하게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배우자나 조부모 등 자녀를 보호해야 하는 다른 가족 입장에서도, 반복되는 체벌을 목격했다면 막연히 “가정 일이니까”라고 넘기기보다 정황을 기록해두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길이 됩니다.

저는 체벌 문제로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는 보호자와, 반대로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신고나 고소를 고민하는 가족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안이라도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바닥으로 한 대 때린 것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A. 정도와 반복성, 아이의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한 번뿐이고 경미하다면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벗어났다면 신체적·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민법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됐다는데, 그럼 훈육 자체가 불법인가요?

A. 훈육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체벌이라는 물리력 행사를 정당화하던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말로 하는 훈육, 규칙 설정 등은 가능하지만 신체에 유형력을 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Q. 상처가 안 남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정서적 학대는 신체 손상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정신건강이나 발달에 해를 끼칠 정도의 폭언·위협·반복적 체벌은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아이를 데려가나요?

A. 재학대 위험이 급박하다고 판단되면 사법경찰관리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응급조치로 아동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 조치는 원칙적으로 72시간, 공휴일이 끼면 최대 120시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

Q. 초범이고 반성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초범 여부나 반성, 재발 방지 노력은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일 뿐,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다만 상담·교육 이수나 피해아동과의 관계 회복 노력은 보호처분이나 기소유예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배우자가 아이를 심하게 혼내는 걸 봤는데, 제가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신고는 익명으로도 가능하고 신고자는 법적으로 보호받습니다. 다만 이혼이나 양육권 분쟁 중이라면 신고 경위와 정황이 함께 다투어질 수 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형사처벌 외에 다른 불이익도 있나요?

A. 상담위탁, 아이와의 접근제한 등 보호처분이 형사처벌과 별도로 병과될 수 있고, 친권 제한이나 이혼·양육권 분쟁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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