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화재 현장이나 구조·구급 현장에서 소방대원의 조치에 항의하다가 몸싸움으로 번지는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그냥 화가 나서 몇 마디 한 것뿐이다”, “살짝 밀친 정도는 처벌까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현장을 넘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건 통보를 받고 나서 “일부러 방해하려던 게 아니다”, “욕만 했지 손은 안 댔다”는 식으로 해명해보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을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만으로도 인정하고, 상해나 실제 직무 방해 결과까지는 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협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소방기본법에 따라 일반 공무집행방해보다 무거운 벌금형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소방대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밀친 행위가 어떤 범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무겁게 처벌되는지 최근 판례와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소방대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하면 일반 공무집행방해보다 무겁게 처벌됩니다
소방기본법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협박을 형법상 공무집행방해보다 무거운 벌금형으로 별도 처벌합니다.
형법 제136조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방공무원도 당연히 이 조문의 보호 대상입니다.
그런데 소방기본법 제50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하여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별도로 정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징역형 상한은 형법과 같지만, 벌금형 상한이 5배 가까이 높습니다.
이는 소방대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사람의 생명·신체·재산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직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일반 공무집행방해보다 무겁게 다루겠다는 입법 취지입니다.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거나 인명을 구조·구급하는 도중이었다면, “그냥 흥분해서 그런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협박은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에 더해 소방기본법의 가중된 벌금형까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가볍게 밀친 것도 이미 ‘폭행’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폭행은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충분하고, 상해나 실제 방해 결과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듣는 항변이 “손으로 살짝 밀쳤을 뿐이지 때린 게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무집행방해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충분하고, 반드시 상해를 남기는 정도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의 가슴을 손으로 미는 행위만으로도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공무를 집행하고 있는 경찰관의 가슴을 손으로 밀치는 행위는 공무원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정한 폭행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도21537 판결).
이 판결은 경찰관 사례이지만, 같은 법리가 소방대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추상적 위험범이라 실제로 소방활동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가 없고, 소방대원을 밀치는 행위 자체로 범죄가 완성됩니다. “결국 불은 제때 꺼졌으니 문제없다”는 주장은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가슴을 미는 정도의 접촉이라도 출동한 소방대원을 향한 것이라면, 그 자체로 폭행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됩니다.
3. 욕설도 상황에 따라 협박죄나 모욕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욕설이라도 해악을 알리는 말이 섞이면 협박, 여러 사람 앞이라면 모욕으로 의율됩니다.
형법 제283조의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말을 했을 때 성립합니다. “가만 안 둔다”, “신상을 털어버리겠다”처럼 해악의 내용이 담긴 욕설이라면,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방기본법 제50조가 정한 폭행 또는 협박 요건도 함께 충족돼, 앞서 본 가중된 벌금형 규정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 없이 단순히 욕설만 한 경우라면 협박이나 소방기본법위반으로 보기는 어렵고, 여러 사람이 듣는 자리였다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로 별도 처벌될 가능성이 남습니다.
실제로는 욕설과 밀치는 행위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폭행 부분만으로도 공무집행방해·소방기본법위반이 성립하고 욕설 부분은 정황이나 별도 죄목으로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만 그랬지 손은 안 댔다”는 항변이 통하려면, 애초에 신체 접촉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해야 합니다.
해악을 고지하는 욕설은 협박으로, 손을 대는 행위는 그 자체로 폭행으로 각각 별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4. 폭행의 정도와 가담 형태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여러 사람이 가담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단순히 한 번 밀친 정도라면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형법과 소방기본법은 상황에 따라 형량을 크게 높이는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144조의 특수공무방해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경우, 본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로 소방대원을 다치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사정도 항상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구조·구급 현장을 방해한 경우라면,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29조의3은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폭행·협박을 행사해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한 때에는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항변이 형을 깎아주는 근거가 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처벌 수위는 단순히 밀친 횟수나 욕설의 강도보다, 가담 인원과 도구 사용 여부, 그리고 실제로 화재진압·구조·구급활동이 어느 정도 지연됐는지 같은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됩니다.
5. 신고·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현장에서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협박 사건은 통상 ①현장에 있던 경찰관 또는 동료 소방공무원의 신고로 시작돼(관할 경찰서 예시: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임의동행 형태의 조사가 이뤄지고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관할 예시: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관할 예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장에서 목격자와 CCTV·바디캠 영상이 곧바로 확보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관계를 부인하기 어려운 사건 유형입니다.
소방대원과의 다툼으로 입건됐거나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상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상황이 촬영된 소방차 블랙박스·현장 CCTV·주변인 스마트폰 영상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확보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시작된 시점, 즉 소방대원의 제지나 조치가 먼저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음주 여부와 정도, 당시 주고받은 말의 구체적인 내용(해악을 언급했는지)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무집행방해·소방기본법위반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을 피하고 실제 사실관계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소방대원과의 시비는 현장의 급박함과 감정 때문에 순식간에 벌어지고, 정작 당사자는 “그 정도로 처벌까지 될 줄 몰랐다”며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재나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을 상대해야 했던 쪽은, 현장이 급박했던 사정과 자신의 언행이 어느 시점부터 문제가 됐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폭행·협박을 당한 소방대원이나 그 가족 쪽에서도, 당시 영상과 진단서 등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해 두는 것이 이후 형사·민사 대응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공무집행방해·소방기본법위반 사건에서 신고를 당한 쪽과 피해를 입은 소방공무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느 시점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현장에서의 순간적인 다툼이 예상보다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방관을 밀치기만 했는데 다치게 한 것도 아닌데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공무집행방해죄와 소방기본법위반죄는 상대방이 다치지 않아도 유형력을 행사한 것만으로 성립하는 추상적 위험범이라, 밀치는 행위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욕만 하고 손은 대지 않았다면 괜찮은가요?
A. 욕설에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면 협박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이루어졌다면 모욕으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감정 표현에 그쳤는지는 당시 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술에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감경받을 수 있나요?
A.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한 경우라면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감경 규정이 배제될 수 있어, 음주 사실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소방기본법위반과 공무집행방해죄로 동시에 처벌받나요?
A. 두 죄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실무에서는 특별법인 소방기본법위반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와 처리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여러 명이 함께 소방대원을 막아섰다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그렇습니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 형법상 특수공무방해죄가 적용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상해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현장에서 바로 체포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목격자와 영상 증거가 명확한 사건 유형이라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경우일수록 초기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Q. 반성문이나 합의로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성립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소방대원 측과의 합의나 진지한 반성은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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