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했을 뿐인데 아동학대라고요?
훈육했을 뿐인데 아동학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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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했을 뿐인데 아동학대라고요? 

장선 변호사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가, 수업 전 휴대폰을 가방에 넣기로 한 학급 규칙을 어기고 책상을 치며 짜증을 내는 학생을 앞으로 불러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가 없네."라고 말했습니다. 이 한마디로 교사는 아동학대(정서적 학대)로 기소되어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대법원은 이를 곧바로 학대로 단정할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파기했고 사건은 무죄로 돌아갔습니다(대법원 2024도9609). 부적절한 말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형사처벌 대상인 학대인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본 것입니다. 훈육·지도와 아동학대의 경계는 이렇게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습니다.

'징계권'은 이제 없습니다

2021년 민법 개정으로 부모의 '징계권' 조항(민법 제915조)이 삭제되었습니다. 과거 체벌의 근거처럼 여겨지던 규정이 사라진 것입니다. '내 아이를 내가 훈육했다'는 사정만으로 신체적 체벌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소 서툰 훈육이 곧바로 학대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를 지도했을 뿐인데 어느 날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어 부모나 교사가 조사를 받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고 학대와 훈육을 가를까

법원은 하나의 사정이 아니라 전체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아이에게 가해진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아이의 나이와 건강·발달 상태, 행위 당시 어른의 태도와 아이의 반응, 그리고 그것이 한 번의 일이었는지 반복된 것인지를 함께 봅니다. 신체적 학대는 반드시 상처가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건강이나 발달을 해칠 위험을 일으킨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5도6781). 정서적 학대는 더 엄격하게 봅니다. 대법원은 이를 신체적 손상이나 유기·방임에 준하는 정도의 행위로 좁게 해석하여, 아이가 잠깐 불쾌하거나 서운함을 느낀 정도로는 부족하고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해칠 명백한 위험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7도5769).

'훈육'이라 불렀는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교육이나 훈육의 목적이 있었더라도 그 정도가 아이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해칠 수준에 이르면 학대가 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0도12920). 실제로 보육교사가 네 살 아이를 78㎝ 높이의 교구장 위에 40분가량 올려 앉혀 둔 사건에서는 공포심을 줄 수 있다며 정서적 학대를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17도5769). 반면 앞서 본 초등학교 교사 사건에서는, 그 발언이 부적절했더라도 일회적이고 반복적 폭언이나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학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기준은 '훈육이라고 불렀는지'가 아니라, 그 행위가 아이의 건강과 발달을 해치거나 그런 위험을 만들 정도였는지입니다.

신고되었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아동학대는 신고만으로 수사가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부모나 교사가 큰 부담을 지게 됩니다.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그 정도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단편적인 장면이나 한쪽의 진술만으로 학대로 몰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행동의 동기와 경위, 일회성 여부, 아이의 상태와 반응 같은 사정을 객관적 자료와 함께 정리해, 그 행위가 아동복지법이 말하는 학대에 이르지 않았음을 초기부터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교사라면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예외가 있으므로,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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