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SNS,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이 올라온 뒤, 캡처와 공유를 거치며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사이트 신고 버튼만 누르면 금방 지워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자체 신고 기능만 이용했다가, 아무런 조치 없이 몇 주가 그대로 흘러가는 경험을 하셨습니다. 반대로 글을 올린 쪽은 “그냥 인터넷에 쓴 글인데 이 정도로 문제가 되겠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뒤늦게 임시조치 통지서와 고소장을 함께 받고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인터넷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 분쟁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삭제·차단 의무가 언제 발생하는지를 구체적인 기준으로 정리하고 있고, 그 의무를 게을리한 사업자에게는 별도의 손해배상책임까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명예훼손 게시물을 가장 빠르게 내리게 하는 절차가 무엇인지, 그리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어떤 수단을 추가로 쓸 수 있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이트 자체 신고보다 정보통신망법상 삭제요청이 먼저입니다
법이 정한 정식 요청 절차를 거쳐야 사업자의 처리 의무가 발생합니다.
많은 분들이 게시물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사이트 자체의 “신고” 버튼부터 누릅니다. 하지만 단순 신고는 사업자 내부 정책에 따라 처리되는 임의의 절차일 뿐, 언제 처리될지, 처리가 되기는 할지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으로 권리를 침해받은 사람이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삭제 또는 반박내용 게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요청을 받은 사업자는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신청인과 게시자 양쪽에 알려야 할 의무를 집니다.
따라서 게시물 URL, 게시 일시, 침해되는 권리의 내용(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표현과 그로 인한 피해)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요청서를 갖춰 정식으로 접수하는 것이 사이트 신고 버튼보다 훨씬 빠르고 확실한 출발점입니다. 캡처 화면, 공유·조회 수, 댓글 반응 등 피해를 뒷받침할 자료도 함께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사이트 자체 신고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른 정식 삭제요청이 처리 의무를 발생시키는 출발점입니다.
2. 요청 이후에도 임시조치와 이의절차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정리됩니다
임시조치는 삭제가 아니라 최대 30일의 잠정적 차단일 뿐입니다.
삭제요청을 받은 사업자가 권리침해 여부를 바로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예상된다고 보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4항에 따라 해당 게시물에 대한 접근을 임시로 차단하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30일이 지나면 임시조치가 자동으로 풀리면서 게시물이 다시 노출될 수 있고, 게시자가 이의를 제기하며 재게시를 요구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사업자 스스로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3에 따라 권리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요청 없이도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업자의 재량이지 피해자가 강제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 사업자가 삭제를 미루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곧바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삭제의무 유무를 판단할 때 게시 목적·내용·기간, 피해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반론 또는 삭제 요구의 유무 등 쌍방의 대응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운영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전자게시판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게재된 것을 방치하였을 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서는 그 운영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여야 하고, 그 의무 유무는 게시의 목적·내용·기간과 방법, 피해 정도, 반론 또는 삭제 요구의 유무 등 쌍방의 대응태도, 삭제의 기술적·경제적 난이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2다72194 판결).
이 판례가 말하는 핵심은, 단지 “글이 올라와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자가 항상 즉시 삭제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명확한 소명자료와 함께 삭제를 요구했는지가 이후 책임 추궁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임시조치는 최종 해결이 아니라 30일짜리 잠정 조치이며, 구체적이고 명확한 요구가 있어야 사업자의 삭제의무도 뚜렷해집니다.
3. 사업자가 정식 요청을 거부하거나 방치하면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특정해 삭제를 요구했는데도 방치하면 사업자도 함께 책임집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삭제요청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는 이유는, 사업자가 이를 무시했을 때 스스로도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포털 등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삭제하지 않으면,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사업자가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유사한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그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처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례는 언론사 기사를 선별해 게시한 포털 사업자를 상대로 한 사건이지만, 게시물의 삭제·차단 의무가 언제 발생하는지에 관한 법리는 커뮤니티·SNS·블로그 플랫폼 운영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식 요청서와 소명자료를 갖춰 “구체적·개별적으로 특정”해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후 사업자 책임을 추궁할 때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삭제요청은 한 번 보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요청 일시·수단·소명자료를 남기고 처리 경과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자가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답이 없거나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별도의 손해배상청구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특정한 요구를 받고도 상당한 기간 방치한 사업자는, 게시자와 별개로 그 자체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4. 형사고소를 병행하면 삭제를 앞당기는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명예훼손은 형법보다 정보통신망법이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문·잡지 등 출판물에 의한 경우(형법 제309조)는 이보다 형이 더 무겁습니다.
그런데 SNS·커뮤니티·블로그처럼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하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해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처벌 수위가 훨씬 높습니다.
다만 이들 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 점이 오히려 지렛대가 됩니다. 고소장을 접수하면 게시자 입장에서는 처벌 전력이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합의 조건으로 게시물 삭제와 재게시 금지를 먼저 이행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5. 삭제요청이 거부되면 가처분과 수사기관 신고로 넘어가는 절차를 거칩니다
정식 요청이 막히는 순간부터는 법원과 수사기관을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삭제요청과 임시조치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보통 ①증거 확보(게시물 캡처·URL·게시일시·공유 및 댓글 현황 정리)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정식 삭제요청 병행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과 별도로 법원(수원지방법원)에 게시물 삭제 및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 → ④가처분 인용 시 사업자가 불이행할 경우를 대비한 간접강제 결정까지 받아두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처분은 본안소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의무 위반 시 1일 또는 1시간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를 함께 명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높습니다. 형사고소와 가처분을 동시에 진행하면, 게시자와 사업자 양쪽에 대한 압박 수단을 함께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이나 형사고소로 넘어가기 전,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게시물의 URL, 게시일시, 작성자 정보(닉네임·아이디)와 함께 화면 전체를 캡처해 원본 형태로 보관합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보낸 삭제요청의 접수일시, 접수 수단(고객센터·이메일 등), 처리 결과 통지 내용을 정리합니다.
게시물로 인한 실제 피해(조회수·공유수·댓글 반응, 지인들의 문의 등)를 시간 순으로 기록해 소명자료로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는 삭제요청 단계뿐 아니라, 이후 가처분 신청과 형사고소, 나아가 손해배상청구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명예훼손 게시물을 발견한 직후에는 “일단 지켜보자”, “곧 잠잠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게시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캡처되고 재게시되며 퍼져나가기 때문에, 초기 며칠의 대응이 이후 전체 결과를 좌우합니다.
글로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정보통신망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구체적이고 소명자료를 갖춘 정식 삭제요청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가처분과 형사고소까지 단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릅니다.
반대로 글을 올린 쪽에서도 “인터넷에 쓴 글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형법보다 형이 무겁고, 임시조치와 별개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저는 명예훼손 게시물의 삭제요청과 가처분, 형사고소를 모두 진행해 본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갖추고 어떤 절차를 먼저 밟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글이 계속 남아 있는 시간만큼 피해도 쌓입니다. 더 늦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이트에 신고했는데 “권리침해가 명백하지 않다”며 거부당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나요?
A. 신고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른 정식 삭제요청 형태로, 침해되는 권리와 피해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자료를 갖춰 다시 요청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도 거부되면 법원에 게시물 삭제 및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임시조치로 글이 내려갔는데, 30일 뒤에 다시 올라올 수도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임시조치는 최대 30일의 잠정 차단이라 기간이 지나면 다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려면 가처분이나 게시자와의 합의, 형사고소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합니다.
Q. 게시자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도 삭제요청이나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삭제요청은 게시자 특정 없이도 할 수 있고, 형사고소 후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제공 요청 등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Q. 삭제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사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구체적·개별적으로 삭제를 요구했는데도 사업자가 상당한 기간 방치했다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업자에게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Q.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게시물이 자동으로 삭제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고소는 처벌 절차이지 삭제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인 점을 이용해 합의 조건으로 삭제와 재게시 금지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고, 정보통신망법상 삭제요청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가처분은 신청하면 바로 게시물이 내려가나요?
A. 가처분은 본안소송보다 빠르지만 법원 심리를 거쳐야 하므로 즉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본안소송보다 훨씬 신속하게 진행되고, 인용 시 간접강제까지 함께 명해지면 실효성이 높습니다.
Q. 캡처만으로도 증거로 충분한가요?
A. 캡처는 기본 자료이지만, URL·게시일시·시각이 표시된 원본 화면, 처리 경과 통지 내역까지 함께 갖춰야 이후 가처분·고소·손해배상청구 단계에서 증거로서 힘을 가집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