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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전대한 전차인에게 직접 나가라고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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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소송/집행절차

무단 전대한 전차인에게 직접 나가라고 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나 원룸을 임차한 사람이 임대인 몰래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세를 놓고, 정작 임대차계약서에는 이름도 없는 낯선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례들이 상담으로 자주 들어옵니다.

제가 상담한 임대인분들 중에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도 “계약서에 도장 찍은 사람은 임차인이니, 그 사람부터 내보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작 건물을 실제로 쓰고 있는 전차인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전차인 쪽에서는 “나는 임차인이랑 계약한 거고 건물주랑은 상관없는 일 아니냐”며 버티다가, 임대인으로부터 소유권에 근거한 인도소송을 통보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최근 법원은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의 경우 전차인이 임대인에게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계약관계를 정리하는 절차와 별개로 소유자로서 전차인에게 직접 목적물 반환을 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단전대가 성립하는 경우 임대인이 전차인에게 직접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예외적으로 그 조치가 제한되는 경우까지 관련 법리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는 처음부터 임대인에게는 효력이 없습니다

무단전대는 임차인과 전차인 사이에서만 유효할 뿐, 소유자인 임대인에게는 ‘없는 계약’과 같습니다.

민법 제618조에 따르면 임대차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임차인이 차임을 지급하는 계약으로, 그 사용·수익권은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인 임차인 본인에게만 인정됩니다. 민법 제629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는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제630조 제1항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전대한 경우에만 전차인이 직접 임대인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를 뒤집어 보면, 동의 없는 무단전대의 경우 전차인은 임대인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의무도 주장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즉 임차인과 전차인 사이의 전대차계약 자체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유효하게 성립하지만, 그 효력은 어디까지나 임차인·전차인 관계에 그칠 뿐 임대인에게는 미치지 않습니다. 전차인이 실제로 목적물을 점유·사용하고 있더라도, 임대인과의 관계에서는 그 점유를 정당화할 아무런 권원이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무단전대는 임차인과 전차인 사이에서만 유효할 뿐, 그 효력은 임대인에게 미치지 않습니다.


2.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소유권에 근거해 전차인에게 직접 나가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전차인의 점유는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권원 없는 점유이므로, 곧바로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13조는 소유자가 그 소유물을 점유한 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되 점유자에게 점유할 권리가 있으면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14조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게 방해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무단전대의 전차인은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 점유할 권리가 없으므로, 임대인은 이 두 조문에 근거해 소유자로서 직접 전차인에게 목적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임대인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임차인과의 계약을 먼저 해지해야만 전차인을 내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차인에 대한 반환청구는 임차인에 대한 계약해지와는 별개의 청구원인입니다. 무단전대 자체가 애초에 임대인에게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임대인은 임차인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절차와 동시에 또는 그와 별도로, 실제로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는 전차인을 상대로 곧바로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9조가 임대인에게 해지권을 부여하는 취지 역시 이러한 임대인의 지위를 뒷받침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그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시키는 것은 임대인에게 임대차관계를 계속시키기 어려운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관계를 종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5308 판결).

다만 실무적으로는 임차인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차인과의 계약이 유효하게 남아 있는 동안에도 전차인에 대한 반환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임차인에 대한 차임 지급의무·원상회복의무 등을 함께 정리하려면 계약해지 절차도 병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단전대의 경우 전차인에 대한 반환청구는 임차인에 대한 계약해지와는 별개로, 소유권에 근거해 곧바로 할 수 있습니다.


3. 다만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퇴거 요구가 제한됩니다

가족 간 전대나 사업 동일성이 유지되는 경우처럼, 예외적으로 무단전대가 문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했더라도, 그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전차인은 전대차에 따른 사용·수익을 임대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게 되어 임대인의 직접 반환청구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워집니다.

대표적으로 임차인의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 함께 거주하며 같은 사업체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임차권의 양수인이 임차인과 부부로서 임차건물에 동거하면서 함께 가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등의 사정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5308 판결).

대법원은 이후 2010. 6. 10. 선고 2009다101275 판결에서도 같은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임대인은 동의 없이 전대차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밝혔습니다. 반대로 임차인과 아무런 인적·사업적 관련이 없는 제3자에게 임대료 수익을 목적으로 재임대한 전형적인 무단전대 사안에서는 이런 예외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차인이 임차인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실질적으로 같은 사업의 연장선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섣부른 대응으로 인한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4. 계약을 해지하면 그동안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과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인도청구와 별도로, 무단 사용 기간에 대한 금전적 정산도 이루어집니다.

임대인이 무단전대를 이유로 임차인과의 계약을 해지하면, 민법 제390조에 따라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계약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차임 상당액은 물론, 원상회복 비용, 새로운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의 공실 손해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물을 점유·사용해 온 기간에 대해서는,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 법리에 따라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차인이 실제로 임차인에게 전대차보증금·차임을 지급했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법률상 원인 없이 목적물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차인이 목적물을 점유·사용하며 통상적인 관리비용을 지출했거나 임차인에게 이미 상당한 전대차보증금을 지급한 사정 등은 부당이득액을 산정할 때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전차인에 대한 인도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내용증명 발송부터 강제집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순서를 지키지 않고 임의로 실력행사를 하면 오히려 임대인이 형사 문제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무단전대 사실을 확인했다면 ①임차인에게 계약해지 통보(내용증명)를 보내는 동시에 전차인에게도 점유 경위와 반환 요구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②이후에도 전차인이 임의로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으면 관할 법원(목적물이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건물명도·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③소송에서는 임대차계약서, 전대차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우편물 수취인, 사업자등록, 목격자 진술 등),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함께 소명해야 합니다. ④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실제 점유를 회수하게 됩니다.

임의로 문을 잠그거나 짐을 들어내는 등 자력구제는, 아무리 임대인의 권리가 명백해 보이더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실력행사는 오히려 임대인 스스로가 주거침입·재물손괴 등 형사 문제에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무단전대 정황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임대차계약서상 전대금지 조항, 그리고 실제 임대인의 동의 여부(구두 동의 포함)를 먼저 확인합니다.

  2. 전차인이 임차인과 어떤 관계인지(가족·동업자 여부, 사업 동일성 유지 여부 등 배신적 행위 예외에 해당할 사정이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3. 임차인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와 전차인에 대한 반환청구를 병행할지,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 정리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밟으면, 계약당사자가 아닌 전차인을 상대로도 신속하게 목적물을 회수하고 그간의 손해도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단전대 사실을 알게 되면 “계약서에 도장 찍은 사람은 임차인인데, 전차인까지 상대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의 없이 목적물을 빼앗긴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차인의 존재를 확인한 즉시 임차인에 대한 해지 통보와 전차인에 대한 반환 요구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시간과 손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반대로 사정을 모른 채 전대차계약을 맺고 목적물을 사용해 온 전차인 입장에서도, 임차인과의 관계나 계약 경위에 따라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임대인과 전차인, 그리고 임차인 양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전대차 분쟁이라도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구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아 왔습니다.

무단전대로 곤란을 겪고 계시다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하는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대차계약서에 “임대인 동의 얻었다”고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전대차계약서는 임차인과 전차인 사이의 문서일 뿐, 임대인의 실제 동의 여부와는 별개입니다. 임대인이 서면이나 구두로 명시적 동의를 한 사실이 없다면, 전대차계약서의 기재만으로는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Q. 전차인에게 바로 소송을 걸 수 있나요, 임차인과의 계약부터 해지해야 하나요?

A. 둘은 별개의 청구입니다. 전차인에 대한 반환청구는 소유권에 근거하므로 임차인과의 계약 해지 여부와 무관하게 가능하지만, 임차인에 대한 차임·손해배상 정산까지 마무리하려면 계약해지 절차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전차인이 “나는 몰랐다,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임대한다고 해서 계약했다”고 주장하면요?

A. 전차인의 선의·악의는 임대인에 대한 반환청구 성립 여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전차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이나 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사정이 될 뿐입니다.

Q. 가족에게 사실상 넘겨준 경우도 무단전대에 해당하나요?

A.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 함께 거주하며 실질적인 사용 주체에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정되어 임대인의 해지권과 반환청구권이 모두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전차인이 점유하던 기간의 관리비·공과금은 누가 부담하나요?

A. 원칙적으로 목적물을 실제 사용한 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는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정할 때도 함께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Q. 자력으로 문을 잠그거나 짐을 빼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임대인의 권리가 명백해 보이더라도 법적 절차 없이 실력행사를 하면 임대인 스스로 주거침입·재물손괴 등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소송과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소송 중에 전차인이 자진해서 나가면 소송은 어떻게 되나요?

A. 인도청구 부분은 소 취하나 소의 이익 소멸로 정리될 수 있지만, 그동안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나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별도로 계속 진행해 정산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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