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선후 대표변호사 주용조입니다.
상사의 폭언이나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블라인드 앱이나 사내 메신저에 털어놓았더니,
가해자로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렸을 뿐인데 한순간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뒤바뀌어 형사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법적 쟁점 3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사실을 말해도 처벌받나요?" 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인터넷이나 블라인드 등 온라인 공간에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제70조 제1항)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은 무조건 고소인의 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핵심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폭로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2. 경찰 조사 전 반드시 세워야 할 무혐의 방어 전략
1) '비방할 목적' 부인과 공익성 입증: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가해자를 해칠 목적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글을 올린 주된 동기가 추가 피해자 발생 방지, 사내의 불합리한 근로환경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비방 목적이 부정되어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2) 특정성 성립 여부 검토: 글에 가해자의 실명을 쓰지 않았더라도 부서, 직급, 정황 등으로 사내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작성된 글의 표현 수위를 법리적으로 엄밀하게 분석해 특정성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을 다투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3) 근로기준법상 불이익 처우 금지 위반 검토: 피해 사실을 사내에 공식 신고했다는 이유로 가해자나 사측이 맞고소나 징계로 압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불리한 처우 금지)에 위배되는 불법행위입니다.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오히려 역공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경찰 첫 조사 전 챙겨야 할 필수 자료
1) 괴롭힘의 실질적 입증 자료: 업무 배제 지시 메일, 폭언·모욕성 메신저 캡처, 통화 녹음 등 폭로 내용이 허위가 아닌 진실임을 증명할 객관적 증거
2) 공론화 경위 소명 자료: 사내 고충처리위원회 신고 내역, 인사팀 면담 일지 등 '정식 절차를 밟았음에도 조치가 없어 부득이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정황 증거
4. 변호사의 한마디
명예훼손 맞고소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입을 막고 형사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가장 흔하게 쓰는 압박 수단입니다. 당황해서 사과하거나 글을 지우는 등의 섣부른 행동은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 첫 조사에서의 진술 한마디가 기소 여부를 가르는 만큼, 출석 전 반드시 노동·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과 소명 논리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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