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선후 대표변호사 주용조입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표준계약서 양식 대충 고쳐서 썼습니다."
"상대방이 준 계약서인데, 업계 관행이라며 도장부터 찍자고 합니다."
기업 간 거래, 용역 계약, 전속·투자 계약 등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실수입니다. 계약서는 관계가 좋을 때가 아니라, 분쟁이 터져 법정에 섰을 때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입니다.
도장을 찍고 나면 법원은 당사자가 그 내용을 모두 알고 동의한 것으로 추정하므로, 사후에 "불공정한 줄 몰랐다"고 주장해도 결과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기업 분쟁과 계약 소송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날인 전 반드시 검토해야 할 3가지 핵심 쟁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 조항의 함정
상대방이 제시한 초안에는 대개 "계약 위반 시 총 계약금액의 2배를 배상한다"거나 "별도의 위약벌을 지급한다"는 독소조항이 숨어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 실제 발생한 손해의 크기와 상관없이 정해진 금액을 물어내야 합니다. 다만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
위약벌: 손해배상과 별개로 가해지는 일종의 '사적 제재'입니다. 법원이 원칙적으로 감액할 수 없어 막대한 금전적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단어 한 글자 차이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채무를 떠안을 수 있으므로, 배상 범위의 상한(Cap)을 설정하고 귀책사유의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합니다.
2. 해제·해지 조건과 '원상회복' 범위
사업 진행 중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나 예기치 못한 사유로 계약을 끝내야 할 때, 해지 조항이 불명확하면 오히려 내가 '부당 파기'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습니다.
최고(독촉) 절차 유무: 즉시 해지가 가능한 '중대한 위반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산 및 지식재산권 귀속: 계약 해지 시 이미 투입된 비용의 정산 기준, 개발된 결과물(저작권·특허권)의 귀속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리되어 있어야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분쟁 해결 조항: 관할 법원과 준거법
가장 간과하기 쉬우나 실무에서 큰 비용을 발생시키는 조항입니다.
상대방 본점 소재지 관할로 일방 지정되어 있다면, 소송이 발생했을 때 지방이나 원거리 법원까지 오가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됩니다. 특히 해외 기업과의 계약이라면 준거법(어느 나라 법을 따를 것인가)과 분쟁 해결 방식(국제중재 vs 법원 소송)을 면밀히 조율해야 불리한 판결을 피할 수 있습니다.
4. 변호사의 한마디
문제가 터진 뒤 수백, 수천만 원의 소송 비용을 쓰는 것보다, 계약 체결 전 단 몇 줄의 독소조항을 수정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한 선택입니다.
사업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계신다면, 도장을 찍기 전 법률 전문가의 면밀한 법리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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