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토지나 단독주택, 상가건물을 매매한 뒤 지적측량이나 현황측량을 해보니, 등기부(토지대장·건축물대장 등 공부)에 적힌 면적보다 실제 면적이 좁게 나와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 상당수는 “등기부에 적힌 면적대로 평당 가격을 계산해서 돈을 낸 거니까, 모자란 만큼은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매도인에게 대금 감액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막상 협의가 안 돼 소송까지 가면, “계약서에 등기부 면적을 적어 넣었을 뿐 그게 대금 산정의 핵심 기준은 아니었다”, “현장답사를 했으니 면적을 몰랐다고 볼 수 없다”는 매도인 측 반박에 막혀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등기부·공부상 면적을 기준으로 대금을 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감액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반면 요건이 갖춰진 사안에서는 실제로 감액이나 계약해제까지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등기부 면적과 실측 면적이 다를 때 어떤 경우에 대금감액청구가 가능한지, 그리고 실제로 감액을 받아내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등기부와 실측 면적이 다르다고 곧바로 대금이 깎이는 것은 아닙니다
감액청구가 인정되려면 그 매매가 민법상 ‘수량을 지정한 매매’에 해당해야 합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등기부나 토지·건축물대장 같은 공부에 기재된 면적과 실제 측량 면적이 다른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옛 지적측량의 오차, 경계 미확정, 도로·구거 편입, 항공사진을 이용한 재측량 등 원인은 다양합니다.
민법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매도인의 담보책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제572조는 매매목적물의 권리 일부가 타인에게 속해 매도인이 이를 이전할 수 없을 때 매수인이 그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574조는 이 규정을 “수량을 지정한 매매의 목적물이 부족되는 경우”에도 매수인이 그 부족을 알지 못한 때에 한해 준용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등기부 면적보다 실측 면적이 좁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매매가 민법이 말하는 ‘수량을 지정한 매매’에 해당하는지가 감액청구의 첫 관문입니다.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면적이 아무리 부족해도 제574조에 따른 감액청구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등기부와 실측 면적의 차이 자체가 아니라, 그 매매가 ‘수량지정매매’였는지가 감액청구의 첫 관문입니다.
2. 공부상 면적을 기준으로 대금을 계산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량지정매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적이 가격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지, 당사자의 의사가 어디에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수량을 지정한 매매’의 범위를 오래전부터 엄격하게 해석해 왔습니다. 매매계약서에 공부상 면적을 적고 그 면적에 평당 가격을 곱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사자가 특정 구획을 하나의 물건으로 전체 평가하면서, 평수 계산은 그 대상을 특정하고 대금을 정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수량지정매매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수량을 지정한 매매’라 함은 당사자가 매매의 목적인 특정물이 일정한 수량을 가지고 있다는 데 주안을 두고 대금도 그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매수인이 일정한 면적이 있는 것으로 믿고 매도인도 그 면적이 있는 것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며 당사자들이 면적을 가격 결정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그 객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였다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8다13914 판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토지가 인근 토지와 경계로 구분돼 있고 매수인이 계약 전 현장을 답사해 현황을 확인한 사안에서는, 공부상 면적에 평당 가격을 곱해 대금을 정했더라도 수량지정매매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면적을 적극적으로 보증하다시피 표시하고, 그 객관적 수치 자체가 대금을 결정한 핵심 근거였다면 수량지정매매로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계약서에 공부상 면적을 적었는지가 아니라, 면적이 대금을 정한 진짜 이유였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3. 실측면적이 부족한 사실을 이미 알고 계약했다면 감액청구가 어렵습니다
제574조는 매수인이 부족 사실을 몰랐던 경우에만 적용되고, 청구 기간도 1년으로 제한됩니다.
민법 제574조는 문언 자체에 “매수인이 그 부족 또는 멸실을 알지 못한 때에 준용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계약 당시 매수인이 이미 실측면적이 등기부보다 좁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애초에 이 조항이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실무에서 매도인 측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 사정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계약 전 매수인이 현장을 답사했다거나, 중개업자가 실측면적을 미리 고지했다거나, 측량성과도를 사전에 제시받았다는 사정이 있으면, 법원은 매수인이 부족 사실을 이미 알았거나 그 매매 자체가 공부상 면적이 아니라 현황 기준의 매매였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실제면적이 계약면적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매매가 수량지정매매에 해당할 때에 한하여 민법 제574조, 제572조에 의한 대금감액청구권을 행사함은 별론으로 하고, 그 매매계약이 그 미달 부분만큼 일부 무효임을 들어 이와 별도로 일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거나 그 부분의 원시적 불능을 이유로 민법 제535조가 규정하는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따른 책임의 이행을 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2. 4. 9. 선고 99다47396 판결).
즉 수량지정매매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나 계약체결상 과실책임 같은 우회로도 막혀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수량지정매매로 인정받더라도, 민법 제573조에 따라 감액청구권은 매수인이 선의라면 부족 사실을 안 날로부터, 악의라면 계약한 날로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실측을 미루다 뒤늦게 청구하면 기간 도과로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부족 사실을 몰랐어야 하고,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청구해야 감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감액청구가 인정되면 부족한 비율만큼 대금이 깎이고, 경우에 따라 계약해제도 가능합니다
감액 금액은 부족 면적의 비율로 계산되고, 부족이 크면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도 있습니다.
수량지정매매 요건이 인정되면, 감액 범위는 민법 제572조 제1항을 준용해 부족한 부분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예컨대 등기부상 100㎡로 표시돼 매매대금을 5억원으로 정했는데 실측 결과 90㎡로 확인됐다면, 부족 비율 10%에 해당하는 5천만원 상당의 감액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정도가 커서 남은 부분만으로는 애초에 그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민법 제572조 제2항에 따라 선의의 매수인은 대금감액을 넘어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선의의 매수인은 감액청구나 해제와 별도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구제수단은 모두 수량지정매매라는 전제가 충족돼야 열립니다. 앞서 본 것처럼 수량지정매매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감액청구는 물론 부당이득반환이나 계약체결상 과실책임 같은 대체 청구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계약 체결 경위와 대금 산정 방식을 처음부터 꼼꼼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등기부와 실측 면적 차이를 발견했다면 이런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측량감정으로 부족 사실을 객관화한 뒤, 협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진행합니다.
등기부보다 실측 면적이 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통상 ①한국국토정보공사 등 측량기관에 지적측량(경계복원측량·현황측량)을 의뢰해 부족 면적을 객관적 수치로 확인 → ②매도인에게 내용증명으로 계약 경위와 측량성과도를 근거로 감액을 요구 → ③협의가 안 되면 관할 법원(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매매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 ④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의 측량감정을 거쳐 부족 면적과 감액금액이 확정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제척기간이 1년으로 짧은 만큼, 감정을 미루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매계약서·등기부등본·토지(건축물)대장을 대조해 계약 당시 어떤 면적을 기준으로 대금을 정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계약 체결 전 현장답사·중개사 설명·문자 등 면적 관련 대화기록을 모아, 매수인이 부족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지적측량(경계복원측량) 성과도를 발급받아 등기부 면적과 실측 면적의 차이를 정확한 수치로 확정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갖추고 나면 감액청구가 인정될 가능성과 청구 가능한 금액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짧은 제척기간 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등기부 면적을 믿고 계약했다가 실측 결과를 받아 든 뒤에도, “설마 소송까지 가야 하나”라고 망설이다 1년의 제척기간을 넘겨버리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부족분을 떠안게 된 매수인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경위, 대금 산정 방식, 현장답사 여부를 보여줄 자료부터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약서 문구와 측량성과도가 갖춰질수록 감액청구든 계약해제든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등기부대로 팔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매도인 입장에서도 “공부상 면적대로 팔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매수인에게 면적을 어떻게 표시했는지, 현장 확인 기회를 주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실측 면적 부족을 이유로 감액을 청구하는 매수인 쪽과, 이를 방어하는 매도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 체결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제척기간이 짧아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사안입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등기부(대지권) 면적이 분양계약서보다 작습니다. 이것도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분양계약도 매매의 일종이므로 원칙적으로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분양계약서·안내문의 면적 표시가 단순 참고였는지 대금 산정의 기준이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하므로, 계약서 문구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Q. 등기부 면적이 잘못 등록된 것이지 매도인 잘못이 아닌데도 감액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책임이므로, 면적 오류의 원인을 매도인이 몰랐더라도 수량지정매매 요건만 충족하면 감액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실측면적이 부족한 걸 안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민법 제573조는 선의의 매수인이라도 부족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어, 이 기간이 지나면 감액청구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습니다.
Q. 중개업자가 실측 없이 등기부 면적만 믿고 중개했다면 중개업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면적 관련 설명·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공인중개사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별도로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매도인에 대한 담보책임 청구와는 별개의 청구원인이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감액청구 소송을 하면 측량감정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일반적으로 감정을 신청하는 쪽이 먼저 비용을 예납하고, 최종적으로는 패소한 당사자가 소송비용의 일부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건 진행 경과에 따라 분담 비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감액청구 대신 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도 있나요?
A. 부족한 부분이 커서 남은 부분만으로는 애초에 계약하지 않았을 정도라면, 선의의 매수인은 민법 제572조 제2항에 따라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수량지정매매 요건과 1년의 제척기간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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