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상대방이 등기 이전에 협조하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판결문을 손에 쥔 의뢰인들 중에는 “법원에서 이겼으니 이제 등기는 자동으로 넘어오는 것 아니냐”, “판결문만 들고 등기소에 가면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등기소를 찾아가면, 판결문에 적힌 상대방 주소가 등기부와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접수 자체가 반려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판결에 의한 등기라 하더라도 등기의무자의 동일성과 판결의 확정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고, 이 절차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승소 판결을 받고도 몇 달씩 등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래에서는 소송에서 이겼을 때 상대방 없이 혼자 등기를 넘길 수 있는 근거와 그 요건, 그리고 실제 접수 단계에서 자주 발목을 잡는 문제들을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소송에서 이기면 상대방 없이도 등기를 넘길 수 있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등기는 원래 상대방과 함께 신청해야 하지만, 확정판결을 받으면 혼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은 등기를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매매나 증여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경우든, 소송에서 다투던 부동산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매도인이나 상대방이 이런저런 이유로 등기소 동행을 미루거나, 아예 협조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은 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에 의한 등기는 승소한 등기권리자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소송에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받아 확정시키면, 그 판결문 자체가 상대방의 등기신청 의사표시를 대신하는 셈이 되어, 상대방을 등기소에 데려가지 않아도 혼자 신청서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소등기처럼 등기의무자가 승소한 경우에도 같은 조항에 따라 단독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민법 제186조는 부동산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처럼 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은 민법 제187조가 말하는 예외(등기 없이도 물권을 취득하는 판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소송에서 이겼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소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등기까지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이 넘어옵니다. 제23조 제4항은 그 마지막 관문을 상대방 협조 없이도 넘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일 뿐입니다.
확정판결을 받으면 상대방의 협조 없이도 등기권리자 혼자 등기를 신청할 수 있지만, 그 등기를 실제로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이 넘어옵니다.
2. 아무 판결이나 되는 것은 아니고, 확정된 이행판결이어야 합니다
가집행선고가 붙어 있어도 확정되지 않았다면 등기 신청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이 말하는 판결은 아무 판결이나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문이 “피고는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처럼 등기신청 의사표시 자체를 명하는 이행판결이어야 하고, 단순히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확인판결이나 법률관계를 새로 형성하는 형성판결만으로는 단독신청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 판결은 반드시 확정되어야 합니다. 1심에서 이겼더라도 가집행선고가 붙어 있을 뿐 항소기간이 남아 있거나 상대방이 항소한 상태라면, 등기소는 그 판결을 근거로 한 등기신청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상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상, 그 단계에서 등기부터 넘겨버리면 실체관계와 등기부가 어긋나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등기신청을 할 때는 판결정본과 함께, 법원에서 발급받은 확정증명원을 반드시 첨부해야 합니다.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조서로 사건이 끝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민법 제165조 제2항은 재판상 화해·조정 등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확정된 채권도 판결과 같이 취급한다고 정하고 있어, 그 내용에 등기의무자의 의사표시가 담겨 있다면 역시 단독신청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결정이나 조서가 확정되었다는 점을 별도로 증명해야 하는 것은 판결과 동일합니다.
가집행선고만 붙어 있는 판결, 등기신청 의사표시가 없는 확인·형성판결로는 단독으로 등기를 넘길 수 없습니다.
3. 판결문 속 상대방 정보와 등기부가 다르면 접수 단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이름·주소가 다르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별도로 증명해야 접수됩니다.
판결까지 확정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때는 등기의무자의 주소를 증명하는 정보를 첨부해야 하는데, 소송이 오래 걸리는 동안 상대방이 이사를 하거나 판결문에 적힌 주소가 등기부상 주소와 다른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등기권리자가 판결에 의하여 단독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는 때에 판결에 기재된 피고의 주소가 등기기록에 기록된 등기의무자의 주소와 다르고 주민등록등·초본에 의하여 피고와 등기의무자가 동일인임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등기신청인은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데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보증서면과 인감증명 등 그 동일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다73753 판결).
즉 판결문상 피고와 등기부상 등기의무자가 동일인이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되고, 그 방법으로는 주민등록초본 외에도 공무원재직증명서·변호사등록증서 사본 등을 가진 보증인의 확인서면과 인감증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 없이 신청하면 등기관이 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에 따라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하되더라도 그 결정 자체에는 기판력이 없어, 추가 자료를 보완해 다시 신청하면 됩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오히려 이미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이런 보완 절차를 거치는 대신 같은 상대방을 상대로 똑같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을 다시 제기하는 것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못박았습니다. 주소가 다르다고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걸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등기부와 판결문의 정보가 다르면 소송을 다시 할 게 아니라, 동일인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보완해 같은 판결로 다시 신청하면 됩니다.
4. 판결을 확정받고도 등기를 미루면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등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상대방이 부동산을 처분해버릴 위험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이행판결은 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이 넘어옵니다(민법 제186조). 바꿔 말하면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등기 접수 전까지는, 등기부상 소유자는 여전히 상대방입니다. 이 틈을 이용해 상대방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팔아버리거나 근저당을 설정해버리면, 이미 이긴 소송의 결과가 무색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을 제기하는 단계부터, 필요하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처분 등기가 되어 있으면 그 이후 이루어진 제3자 명의 등기는 나중에 본안 승소로 말소를 구할 수 있지만, 가처분 없이 방치했다가 선의의 제3자에게 넘어가면 되찾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판결이 확정된 후 상대방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상속인을 상대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그 상속인을 등기의무자로 표시해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은 포괄승계이므로 상속인을 상대로 새로 소송을 할 필요까지는 없는 경우가 많지만,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그만큼 확인할 서류도 늘어나 시간이 걸립니다.
5. 소송부터 등기 접수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확정증명원 한 장을 빠뜨리면 등기소에서 다시 걸음 해야 합니다.
부동산 소재지가 수원 지역이라면 통상 ①수원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 → ②변론과 판결 선고 → ③상대방이 항소하지 않거나 항소심까지 마쳐 판결이 확정 → ④관할 등기소(수원지방법원 등기국 등)에 확정판결정본·확정증명원을 첨부해 단독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등기소에 가기 전, 다음 순서로 서류를 미리 확인해 두면 접수 단계에서 반려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판결 주문에 적힌 부동산의 지번·구조·면적 표시가 등기부등본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법원에서 확정증명원을 발급받아, 판결정본과 함께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판결문에 적힌 상대방의 성명·주소가 등기부상 등기의무자 정보와 같은지 확인하고, 다르다면 동일인 증명자료부터 준비합니다.
부동산 표시가 등기부와 다르면 등기관이 신청을 받아주지 않을 수 있어, 필요하면 경정등기나 부동산표시변경등기를 먼저 밟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준비 과정을 미리 거치면, 확정판결을 받고도 등기소를 여러 번 오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판결까지 받아 놓고도 정작 등기를 넘겨받지 못해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법원에서 이겼는데 왜 아직도 내 이름으로 안 되어 있느냐”는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승소하고도 등기를 넘겨받지 못한 쪽 입장에서는, 확정증명원부터 동일인 증명자료까지 서류를 꼼꼼히 갖추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입니다. 반대로 판결은 났지만 등기 협조를 요구받는 쪽 입장에서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등기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소송비용이나 이후 절차에서 불리한 사정만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등기를 넘겨받으려는 쪽과, 반대로 등기 절차 이행을 요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판결문 한 줄, 등기부 표시 하나의 차이가 실제 등기 접수 여부를 가르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판결을 받아 놓고도 등기가 넘어오지 않아 답답하시다면, 그 지점에서부터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집행선고가 붙은 1심 판결로도 바로 등기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가집행선고는 확정 전에도 강제집행을 가능하게 할 뿐, 등기신청의 근거가 되는 확정판결과는 다릅니다. 상대방이 항소하지 않아 항소기간이 지나거나 상급심까지 끝나 판결이 확정된 뒤에야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판결이 확정된 후 상대방이 사망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상속인을 상대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그 상속인을 등기의무자로 표시해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확인할 서류가 늘어나는 만큼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Q. 판결문 주소와 등기부 주소가 다르면 등기 자체가 불가능한가요?
A.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주민등록초본이나 보증인의 확인서면·인감증명 등으로 판결문상 피고와 등기부상 등기의무자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접수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5다73753 판결).
Q.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조서로 사건이 끝났는데, 이걸로도 혼자 등기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그 결정이나 조서가 확정되고 내용에 등기의무자의 의사표시가 담겨 있다면 가능합니다. 다만 판결과 마찬가지로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Q. 판결이 확정된 지 꽤 지났는데 아직도 등기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민법 제165조에 따라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소멸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므로 당장 시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사이 상대방이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사망하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어, 확정 즉시 등기까지 마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등기를 넘겨받을 때 취득세 같은 세금은 누가 내나요?
A. 판결로 소송비용 부담자가 정해지는 것과 별개로, 취득세·등록면허세 등 등기에 필요한 세금은 원칙적으로 새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등기권리자가 부담합니다.
Q. 판결 주문의 부동산 표시가 등기부와 조금 다른데, 이런 경우도 접수가 안 되나요?
A. 동일한 부동산임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표시가 다르면 등기관이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경정등기나 부동산표시변경등기를 먼저 거치거나, 동일 부동산임을 소명하는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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