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권 지료연체 소멸청구, 저당권자 있으면 통지 후에야 효력 생긴다
지상권 지료연체 소멸청구, 저당권자 있으면 통지 후에야 효력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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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권 지료연체 소멸청구, 저당권자 있으면 통지 후에야 효력 생긴다 

강대현 변호사

토지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지상권을 가진 사람이 지료를 2년 넘게 밀리면, 토지 소유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상권이나 그 위에 있는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상권설정자가 소멸청구서를 지상권자에게 보냈다고 해서 그 즉시 지상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저당권자에게 따로 통지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절차를 모른 채 지상권자에게만 통지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소멸청구 자체가 효력이 없었던 것으로 다투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당권이 걸린 지상권의 소멸청구가 왜 이렇게 까다로운 구조로 설계돼 있는지, 실무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순서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지상권소멸청구권 — 2년 이상 지료 연체가 출발점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해 그 토지를 사용하는 물권으로, 민법 제279조가 정한 권리입니다. 지상권 설정 계약에서 지료를 정한 경우 지상권자는 이를 지급할 의무를 지는데, 이 의무를 계속 어기면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언제까지나 참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민법 제287조는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해, 이 경우 토지 소유자에게 일방적인 형성권인 소멸청구권을 부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년 이상'이 반드시 연속된 2년일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지료 지급이 몇 차례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더라도, 연체된 금액을 합산했을 때 지료 2년분에 이르면 요건이 충족됩니다. 또한 지료 액수가 처음부터 계약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나중에 소송이나 협의로 확정된 경우라도, 확정된 지료를 기준으로 연체 여부를 따집니다. 소멸청구는 형성권이라 지상권자에게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원칙적으로 그 순간 효력이 생기는 것이 보통인데, 저당권이 얽혀 있으면 이 원칙에 예외가 붙습니다. 그 예외가 바로 다음 항목에서 설명할 저당권자 통지 절차입니다.

저당권이 걸려 있으면 셈법이 달라진다 — 민법 제288조

민법 제288조는 "지상권이 저당권의 목적인 때 또는 그 토지에 있는 건물, 수목이 저당권의 목적이 된 때에는 전조의 청구는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전조의 청구'란 앞서 본 제287조의 지상권소멸청구를 말합니다. 즉 지상권 자체나 그 지상권에 기해 지어진 건물, 심어진 수목에 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지상권설정자가 지상권자에게 소멸청구 의사표시를 도달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저당권자에게 별도로 통지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소멸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조문이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이유는, 지상권자에게만 통지하고 저당권자에게는 통지하지 않은 채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지상권자와의 관계만 신경 쓰다 보니 등기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그 지상권이나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자체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288조는 강행적으로 적용되는 절차 요건이므로, 저당권자에 대한 통지를 빠뜨리면 지상권자에게 아무리 명확하게 소멸청구 의사를 전달했더라도 소멸의 효력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등기부등본으로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저당권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소멸청구 절차의 첫 단추인 이유입니다.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지상권자에게 소멸청구 의사표시가 도달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소멸의 효력이 생긴다.

왜 저당권자에게 따로 통지해야 하나 — 담보 목적물을 지키는 마지막 기회

제288조가 이런 절차를 두는 이유는 저당권자의 담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당권자는 지상권이나 그 위 건물의 교환가치를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상권자가 지료를 연체했다는 사정만으로 지상권이 갑자기 소멸해 버리면, 저당권자로서는 자신이 전혀 관여하지 않은 지상권자와 지상권설정자 사이의 사정 때문에 담보 가치 자체를 통째로 잃는 결과를 떠안게 됩니다.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라면 그 건물을 지탱하던 지상권이 소멸함으로써 건물이 철거 위기에 놓이고, 저당권의 목적물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법은 저당권자에게 사전 통지를 거치도록 하고, 통지가 도달한 뒤에도 곧바로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도록 유예기간을 둡니다. 이 유예기간 동안 저당권자는 사태를 파악하고 대응할 기회를 갖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대응이 지상권자를 대신해 연체된 지료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저당권자가 밀린 지료를 대신 갚아 연체액을 2년분 미만으로 되돌리면, 애초에 소멸청구의 요건 자체가 사라지므로 지상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통지 절차가 없다면 저당권자는 자신의 담보가 소멸하는 순간까지도 그 사실을 모른 채 지나칠 수 있는데, 제288조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저당권의 목적이 되는 두 가지 경우 — 지상권 자체와 그 지상 건물

제288조가 적용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상권 그 자체가 저당권의 목적물이 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지상권에 기해 존재하는 건물이나 수목이 저당권의 목적물이 된 경우입니다. 실무에서는 후자, 즉 지상권자가 자신이 지은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그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례가 훨씬 흔합니다. 예를 들어 지상권자가 토지주로부터 지상권을 설정받아 상가 건물을 짓고, 그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이후 지료를 2년 넘게 연체하더라도 은행에 통지하지 않은 채로는 지상권 소멸의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민법 제366조에 따라 저당물의 경매로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지면 토지 소유자는 건물 소유자를 위해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는데, 이렇게 성립한 법정지상권도 통상의 약정 지상권과 마찬가지로 제287조·제288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법정지상권자가 그 건물에 별도로 저당권을 설정해 두었다면, 토지 소유자가 지료 연체를 이유로 법정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하려 해도 그 저당권자에게 통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지상권 자체가 저당권의 목적인 경우 — 지상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경우.

  • 그 지상 건물이 저당권의 목적인 경우 — 지상권자가 지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장 흔한 유형).

  • 그 지상 수목이 저당권의 목적인 경우 — 입목 등에 별도로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 법정지상권도 동일 — 민법 제366조로 성립한 법정지상권에도 제287조·제288조가 그대로 적용됨.

'상당한 기간'이란 얼마나 — 저당권자의 대위변제 기회

제288조는 저당권자 통지 후 곧바로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소멸청구의 효력이 생긴다고만 정할 뿐, 구체적인 일수를 못 박아 두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사안마다 저당권자가 연체 사실을 확인하고 대위변제를 준비하는 데 걸리는 현실적인 시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당권자가 개인인지 금융기관인지, 연체된 지료 액수가 얼마인지, 저당권자가 이미 지상권자의 자금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따라 합리적으로 필요한 기간이 달라질 수 있어, 법원은 개별 사안의 사정을 종합해 상당성을 판단합니다.

다만 이 기간이 저당권자에게 실질적인 대응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인 만큼, 통지 직후 며칠 만에 소멸의 효력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저당권자로서는 통지를 받은 즉시 연체된 지료 액수를 확인하고, 지상권자를 대신해 이를 변제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지상권자에게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저당권자는 민법 제469조가 정한 제3자 변제의 법리에 따라 지상권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연체 지료를 대신 갚을 수 있고, 이렇게 대위변제로 연체액을 2년분 미만으로 되돌리면 소멸청구의 요건 자체가 사라져 지상권과 그 위에 설정된 저당권 모두를 지킬 수 있습니다.

지료 연체 2년, 계산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

연체 지료가 2년분에 이르렀는지 계산할 때 실무에서 흔히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2다102384 판결은, 지상권설정자가 소멸청구를 하지 않고 있는 동안 지상권자로부터 연체된 지료의 일부를 이의 없이 지급받아 연체액이 2년 미만으로 줄어든 경우에는, 종전에 2년분을 연체했던 사실을 근거로 다시 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법정지상권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같은 판결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일부 변제를 이의 없이 받아 연체액이 줄어드는 순간, 예전에 쌓였던 연체 기록은 소멸청구의 근거로 다시 쓸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다44749 판결은, 법정지상권이 성립하고 지료 액수가 판결로 확정된 사안에서 지상권자가 판결 확정 후 지료 청구를 받고도 상당한 기간 지급을 지체했다면, 그 연체 기간이 판결 확정 전후에 걸쳐 있더라도 합산해 2년분 이상이면 소멸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료 액수를 다투는 소송이 오래 걸렸다는 사정만으로 연체 기간의 합산이 끊기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연체 지료 2년의 계산은 시점을 딱 잘라 보는 것이 아니라 변제 수령 여부와 이의 유무를 기준으로 계속 갱신되는 흐름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연체 지료 일부를 이의 없이 받아 연체액이 2년 미만으로 줄면 종전 연체 사실로는 다시 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 — 지료 계산은 한 번 쌓였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제 수령 여부에 따라 계속 갱신된다.

저당권자 통지를 빠뜨리면 벌어지는 일

저당권자에 대한 통지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소멸청구 효력 발생의 요건입니다. 지상권설정자가 등기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저당권자의 존재를 놓친 채 지상권자에게만 소멸청구 의사표시를 보냈다면, 지상권자가 그 의사표시를 받고도 아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해도 지상권 소멸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저당권자가 이 사실을 알고 절차 하자를 주장하면, 지상권설정자가 그동안 지상권이 소멸했다고 믿고 진행한 이후 조치들이 모두 근거를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소멸청구에 앞서 대상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지상권 자체에 설정된 권리관계와, 그 지상 건물의 등기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입니다. 저당권자가 여럿이라면 그 전원에게 통지해야 하고, 통지 방법도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도달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내용증명우편 등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통지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났는지, 그사이 저당권자가 대위변제를 했는지까지 확인한 뒤에야 소멸청구의 효력이 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상권자에게 소멸청구 통지를 보냈는데 저당권자에게는 안 보냈습니다. 소멸청구는 유효한가요?

A.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민법 제288조에 따라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소멸청구의 효력이 생깁니다. 저당권자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면 지상권자에게 아무리 명확히 통지했어도 소멸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Q. 저당권자가 여러 명이면 전부에게 통지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등기부상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에 설정된 저당권자가 여러 명이라면 각각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전원에게 통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부에게만 통지하면 통지받지 못한 저당권자와의 관계에서 절차 하자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저당권자가 밀린 지료를 대신 갚으면 지상권 소멸을 막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저당권자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로서 지상권자를 대신해 연체 지료를 변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연체액이 2년분 미만으로 줄어들면 소멸청구의 요건 자체가 사라져 지상권과 저당권 모두 유지됩니다.

Q. 연체 지료 일부를 받았는데 나중에 다시 예전 연체를 근거로 소멸청구할 수 있나요?

A. 판례는 지상권설정자가 연체된 지료 일부를 이의 없이 받아 연체액이 2년 미만이 됐다면, 종전에 2년분을 연체했던 사실만으로는 다시 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새로 2년분 연체가 쌓여야 소멸청구가 가능합니다.

Q. 법정지상권에도 저당권자 통지 절차가 똑같이 적용되나요?

A. 그렇습니다. 민법 제366조로 성립한 법정지상권도 지료 연체를 이유로 한 소멸청구에는 제287조·제288조가 그대로 적용되고, 판례도 이 법리가 법정지상권자에게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Q. 지료 액수가 소송으로 늦게 확정됐다면 연체 기간 계산이 끊기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지료 액수가 판결로 확정된 후 지상권자가 상당한 기간 지급을 지체했다면, 그 연체가 판결 확정 전후에 걸쳐 있더라도 합산해 2년분 이상이면 소멸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 기간이 길었다는 사정만으로 연체 계산이 끊기지 않습니다.

맺음말

지료 연체를 이유로 한 지상권소멸청구는 지상권자에게만 통지하면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저당권자에게 통지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고, 그 기간 안에 저당권자가 대위변제를 하면 소멸청구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연체 지료 일부를 이의 없이 받으면 그동안 쌓인 연체 기록이 소멸청구의 근거를 잃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토지 소유자든 지상권자든, 소멸청구를 검토하기 전에 등기부로 저당권 설정 여부부터 확인하고 절차를 순서대로 밟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는 지상권이 설정된 토지나 그 지상 건물에 담보대출이 얽힌 사례가 꾸준히 있는 만큼, 소멸청구를 진행하기 전에 권리관계부터 꼼꼼히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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