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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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상환수수료,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 나왔다 

강대현 변호사

대출을 받았다가 예상보다 빨리 목돈이 생겨 만기 전에 갚으려 하면, 계약서 한구석에 적힌 중도상환수수료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지 않은 채무자들이 이 수수료가 사실상 이자와 다름없다고 보고, 이자제한법이 정한 최고이자율을 넘겼다면 초과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소송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제한법 제4조가 정한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판단이 나온 구체적인 이유와, 그렇다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아무런 제한 없이 물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이자제한법 최고이자율과 간주이자 — 중도상환수수료가 왜 문제되나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은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 최고이자율을 연 25퍼센트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현재 시행령상 최고이자율은 연 20퍼센트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제4항은 채무자가 초과 이자를 임의로 지급했다면 그 초과분은 원본에 충당되고 원본이 이미 소멸했다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대출과 관련해 채권자가 받아가는 돈이 처음부터 '이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 않을 때입니다. 명목이 수수료든 공제금이든, 실질이 돈을 빌려준 대가라면 최고이자율 규제를 피해가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합니다. "예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체당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금전의 대차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받은 것은 이를 이자로 본다"고 정해, 이름과 상관없이 실질이 대차의 대가라면 이자로 간주해 최고이자율 규제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대법원도 이 규정의 취지를 채권자가 다른 명목으로 채무자로부터 금전을 징수해 법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를 방지하는 데 있다고 오래전부터 설명해 왔습니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023 판결 등). 그래서 대출과 관련해 채권자가 받아가는 돈이라면 명목과 무관하게 일단 간주이자 해당 여부부터 따져보게 됩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오랫동안 이 다툼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대출 원금과 별도로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돈이니 실질은 이자와 다르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었고,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이를 간주이자로 인정해 최고이자율 초과분의 반환을 명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다툼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25년 9월 18일 정리된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간주이자는 이름과 무관하게 '금전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 — 대차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자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중도상환수수료의 법적 성격 —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

민법 제153조 제2항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되 상대방의 이익을 해치지 못한다고 정하고, 제468조는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변제기 전이라도 채무자가 변제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손해는 배상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출금을 만기 전에 갚는 것은 채무자가 스스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는 행위이지만, 그로 인해 채권자에게 손해가 생겼다면 그 손해는 물어줘야 한다는 것이 민법의 기본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손해액을 매번 개별적으로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 발생했다면 얼마인지는 대여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애초 약정이율과 변제기를 어떤 경위로 정했는지, 중도상환받은 돈을 다시 굴려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인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야 정해지고, 그 손해액이 항상 '중도상환 시점부터 남은 변제기까지의 약정이자'와 똑같은 것도 아닙니다. 중도상환수수료 약정은 이런 손해와 손해액 증명의 어려움을 피하려고 미리 배상액을 정해두는 것으로, 민법 제398조가 정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같은 구조를 갖습니다.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이 이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원고는 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68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최초 대출일로부터 12개월이 지나기 전에 조기상환하면 상환금액의 1퍼센트를 중도상환수수료로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대출금에서 선이자와 각종 수수료를 미리 공제해 약 55억 원만 실제로 지급받았는데도, 12개월이 되기 전 68억 원 전액을 상환하면서 중도상환수수료로 28,813,559원을 지급했습니다. 이 돈이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계산에 들어가야 하는지가 다음 쟁점입니다.

202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 소송의 경과

위 사안에서 원고는 두 갈래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출을 내준 특수목적법인을 상대로는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넘겨 받은 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고, 그 법인을 설립한 회사와 담당 임원을 상대로는 이자제한법 위반행위에 가담한 불법행위책임 및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같은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두 청구 모두 중도상환수수료가 간주이자에 해당해 최고이자율 계산에 포함돼야 한다는 전제 위에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에 해당해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고, 이를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한 금액'에 포함시켜 피고들의 부당이득반환의무 또는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분 판단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2025년 9월 18일 선고에서 중도상환수수료는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새로 제시하면서, 원심 중 중도상환수수료에 관한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다수의견에는 대법관 권영준의 보충의견이 붙었고, 대법관 이흥구·오경미·박영재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다수의견의 논거 — 간주이자로 보지 않은 이유

다수의견의 첫 번째 논거는 앞서 본 중도상환수수료의 법적 성격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 자체의 대가가 아니라 채무자의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지급되는 돈이고, 그 손해액 산정 방식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같은 구조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래적 의미의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두 번째 논거는 간주이자 해당 여부가 형사처벌로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은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갖는 중도상환수수료가 금전대차의 대가인 간주이자에 해당하는지는 형사처벌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그만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논거는 간주이자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채무자를 보호할 다른 수단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자제한법 제6조는 법원이 당사자가 예정한 배상액을 부당하다고 인정하면 상당한 액까지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중도상환수수료 약정이 약관 형태로 체결됐고 그 내용이 불공정하다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나 제8조에 따라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도 있고,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대출이라면 그 법률이 정하는 별도의 규제도 받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것이 다수의견의 핵심이다 —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갖는 돈을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간주이자로 넓게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업법 판례와의 결정적 차이 — 왜 같은 논리가 통하지 않나

이 판결이 나오기 전, 대법원은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대부업법 제8조 제2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0도11258 판결). 같은 이름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두고 적용 법률이 다르다는 이유로 결론이 갈리게 된 셈인데, 이번 전원합의체는 이를 모순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은 입법 목적과 적용 대상,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규정의 존재 여부, 중도상환수수료의 활용 양상과 빈도, 그 규제 필요성, 법령상 최고이자율의 범위, 위반행위에 대한 법정형의 범위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다른 법률이라는 것이 다수의견의 설명입니다. 2010도11258 판결은 이런 대부업법 특유의 사정을 반영한 판단이므로,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사건에 그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 — 중도상환수수료가 대부업법 제8조 제2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한다는 기존 판례(2010도11258)가 그대로 적용됨.

  • 대부업법 적용 없이 이자제한법만 문제되는 일반 금전대차 —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는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음.

  • 두 판례가 상반돼 보여도, 적용되는 법률 자체가 다르므로 대법원은 모순이 아니라고 봄.

반대의견이 짚은 위험 — 판결에도 남은 쟁점

대법관 이흥구·오경미·박영재의 반대의견은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를 전제로 발생하는 돈이니 '금전의 대차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받은 것'이라는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문언에 그대로 포섭되고, 그 돈으로 배상하려는 손해도 원래 금전대차의 대가로 예정됐던 '변제기까지의 약정이자'를 얻지 못한 손해에 기초하므로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반대의견은 중도상환수수료를 간주이자로 보지 않으면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를 막을 수 없어 간주이자 규정의 취지 자체에 반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대부업법 판례가 중도상환수수료의 이런 특성을 이미 고려하고도 간주이자로 인정한 점을 들어,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의 간주이자 규정을 통일적으로 해석하는 편이 법체계 전체의 조화에 맞는다는 의견도 함께 냈습니다.

다수의견으로 결론이 정리됐지만, 이런 반대의견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실무에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라는 이름만으로 이자제한법의 사정권 밖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 약정의 실질이 정말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지는 여전히 개별 사안마다 따져볼 문제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남는 채무자 보호 장치 — 직권감액과 약관 무효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가 아니라고 해서 채무자가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자제한법 제6조에 따른 법원의 직권감액이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로 정한 금액이 실제 손해에 비해 부당하게 과다하다면, 소송에서 법원이 상당한 액까지 이를 감액할 수 있습니다.

대출 계약이 약관 형태로 체결됐다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통제도 함께 받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성을 잃었다면 그 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라면 앞서 본 대로 대부업법상 간주이자 법리와 별도의 수수료 규제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결국 중도상환수수료를 다투는 실익은 '이자제한법 위반'이라는 형사처벌 프레임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한지'라는 민사상 감액 프레임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소송에서는 대여금의 조달비용, 약정이율과 변제기를 정한 경위, 중도상환금을 재운용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 등을 근거로 실제 손해가 약정된 수수료보다 훨씬 적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는 쪽이 감액을 끌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가 아니라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A. 중도상환수수료를 이자제한법 제2조가 정한 최고이자율(현재 연 20퍼센트)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출 이자율 자체가 최고이자율을 넘지 않았다면, 별도로 부담한 중도상환수수료 때문에 최고이자율 위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Q. 그럼 중도상환수수료는 얼마든지 물릴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자제한법 제6조에 따라 법원이 부당하게 과다한 배상액을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고, 약관 형태라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불공정한 조항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Q.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도 이 판례가 그대로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대부업법 제8조 제2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한다고 이미 판단했고(대법원 2010도11258 판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 판례를 변경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업체 대출이라면 여전히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Q. 이미 중도상환수수료를 낸 경우, 돌려받을 방법이 아예 없나요?

A. 이자제한법상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어려워졌지만, 수수료 금액이 실제 손해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들어 민법 제398조와 이자제한법 제6조에 따른 감액을 주장하는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약관의 불공정성을 다투는 방법도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도 이 판례의 적용을 받나요?

A. 은행 대출도 금전대차인 이상 이자제한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으로 별도 상한이 관리되고 있어, 이자제한법 위반 여부와는 별개로 감독규정 위반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중도상환수수료가 부당하게 높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대출 계약서상 수수료율과 산정 방식, 실제 지급한 금액, 대여금 조달비용이나 재운용 가능성 등 손해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이를 근거로 이자제한법 제6조에 따른 감액이나 약관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202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제한법 제4조의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대출 자체의 이자율이 최고이자율을 넘지 않는 이상, 중도상환수수료를 더했다고 해서 곧바로 이자제한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이는 이자제한법에 국한된 결론이고,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대출에는 여전히 다른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 그리고 부당하게 과다한 수수료는 직권감액이나 약관 무효 주장으로 다툴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판결로 소송의 무게중심은 '간주이자 해당 여부'에서 '수수료 액수가 실제 손해에 비해 적정한지'로 옮겨갔습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사채나 개인 간 대출, 비은행권 대출을 둘러싼 분쟁이 적지 않은 만큼, 대출 계약을 맺을 때 중도상환수수료율과 산정 방식을 미리 꼼꼼히 확인하고, 이미 지급한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되면 관련 자료를 갖춰 법률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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