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속이나 동업으로 부동산을 여러 명이 나눠 갖게 된 뒤, 등기부에 이름만 걸어두고 신경 쓰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공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등기부에 제 이름이 올라가 있으니 함부로 팔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다가, 뒤늦게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서야 다른 공유자가 부동산 전체를 제3자에게 팔아넘기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놓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확인해보면 매수인은 이미 잔금까지 치른 뒤라, “이제 제 지분은 그냥 없어진 게 아니냐”는 불안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유자 중 1인이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공유물 전부를 처분한 경우에도 처분권 없는 지분에 관한 부분은 원인무효라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수인이 사정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피해를 본 공유자가 등기를 되찾을지 대금을 돌려받을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아래에서는 다른 공유자가 제 지분까지 통째로 팔아버렸을 때 그 처분이 법적으로 어떤 효력을 가지는지, 지분을 되찾거나 대금을 받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서류 위조 등이 개입됐다면 어떤 형사책임까지 문제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다른 공유자가 통째로 팔았어도 제 지분에 관한 등기는 원인무효입니다
공유물 전체의 처분에는 다른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없는 처분은 그 지분 범위에서 무효입니다.
민법 제263조는 공유자가 각자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법 제264조는 공유물 자체, 즉 부동산 전체를 처분하거나 변경하는 행위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별도로 규정합니다. 지분 처분과 공유물 전체 처분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상속으로 형제자매가 공동 명의로 등기해 둔 부동산이나, 동업 중 함께 취득해 지분등기를 마친 부동산에서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등기부상 연락이 편한 한 사람이 관리를 도맡다가, 나머지 공유자와 상의 없이 계약서를 쓰고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버리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 처분한 공유자 자신의 지분에 관한 부분은 유효하게 넘어가지만, 나머지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부분은 처분권한이 없는 사람의 처분행위로서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공유자 중 1인이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그 공유 토지의 특정부분을 매도하여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면, 그 매도 부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처분공유자의 공유지분 범위 내에서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12. 2. 선고 93다1596 판결).
뒤집어 말하면 처분공유자의 지분 범위를 넘어선 부분, 즉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무효의 등기라는 뜻입니다. 등기부에 매수인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분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공유자 전체의 지분을 팔았다고 해서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등기까지 자동으로 유효하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2. 매수인이 사정을 몰랐더라도 제 지분까지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부동산은 등기에 공신력이 없어, 선의의 매수인이라도 무권리자가 처분한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합니다.
동산 거래에서는 점유를 믿고 거래한 사람을 보호하는 선의취득 제도가 있지만, 부동산 등기에는 이런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등기부를 믿고 거래했더라도 그 등기가 실체관계와 다르면, 매수인은 원칙적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면, 매수인이 “공유자 중 한 명이니 당연히 전체를 처분할 권한이 있는 줄 알았다”고 믿고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했더라도,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여전히 무효입니다. 매수인의 선의·과실 여부는 이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아무런 구제수단 없이 손해를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70조는 매도인이 타인에게 속한 권리를 팔았다가 이를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매수인은 처분한 공유자를 상대로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을 별도로 구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공유자의 지분 문제와 매수인의 구제 문제는 각각 별개의 소송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수인이 사정을 몰랐다는 사실만으로는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처분이 유효해지지 않습니다.
3. 등기를 되찾을지, 대금을 돌려받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등기말소·진정명의회복 청구로 지분을 되찾거나, 처분행위를 추인하고 매매대금 중 내 몫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받는 두 갈래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경로는 처분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등기를 되찾는 방법입니다. 매수인 명의로 넘어간 소유권이전등기 중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말소를 청구하거나, 말소등기에 갈음해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체를 되찾고 싶거나, 매수인이 아직 이를 되팔거나 담보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라면 이 방법이 유리합니다.
두 번째 경로는 등기 자체를 되찾기보다 돈으로 정산받는 방법입니다. 매수인이 이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되팔았거나 개발행위를 마쳐 원상회복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오히려 처분행위를 추인하고 처분한 공유자를 상대로 그가 받은 매매대금 중 자신의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하는 것이 실익이 클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무권리자의 처분행위를 권리자가 추인한 경우, 그 처분으로 무권리자가 얻은 이득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무권리자에 의한 처분행위를 권리자가 추인한 경우에 권리자는 무권리자에 대하여 무권리자가 처분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이때 반환할 이득은 처분행위로 받은 매매대금 중 권리자의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이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다210686 판결).
어느 경로를 택할지는 부동산의 현재 가치, 매수인의 처분 상태, 회수 가능성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초기에 자료를 확인해 전략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기를 되찾는 소송과 대금을 돌려받는 소송은 서로 다른 청구이고, 사안에 따라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4. 몰래 처분 과정에 서류 위조가 있었다면 형사책임까지 더해집니다
등기 이전에 위임장·인감증명서 위조가 있었다면 민사와 별도로 사문서위조·사기 등 형사책임이 문제됩니다.
등기소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받을 때 등기의무자의 인감증명서, 매도용 인감증명서,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위임장 등을 요구합니다. 공유자 중 한 명이 나머지 공유자 몰래 부동산 전체를 넘기려면, 통상 다른 공유자 명의의 서류를 위조하거나 예전에 다른 용도로 받아둔 인감·위임장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공유자 명의의 위임장이나 매도용 인감증명서 등을 위조했다면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성립하고, 이를 등기소에 제출해 사용했다면 제234조 위조사문서행사죄(같은 형)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그 결과 등기부, 즉 공정증서원본에 부실한 사실이 기재되게 했다면 형법 제228조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도 별도로 성립합니다.
나아가 처분한 공유자가 매수인에게 자신에게 전체 처분권한이 있는 것처럼 속여 매매대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애초에 다른 공유자들로부터 관리를 위임받아 등기서류를 보관하던 지위였다면,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처분 경위에 따라 업무상배임(형법 제356조)이 문제될 여지도 있는데, 이는 위임 당시 합의된 권한 범위와 실제 처분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서류 위조 여부는 등기소에 실제로 제출된 원본을 열람해봐야 확인되는 만큼, 민사소송과 별도로 형사고소를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등기부 확인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등기부등본과 등기소 제출서류 확인이 사건 전체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다른 공유자의 임의 처분을 의심하게 됐다면 통상 ①등기부등본(갑구·을구) 발급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접수일자·등기원인·매수인을 확인 → ②서류 위조 정황이 있다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부동산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형사고소,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민사상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진정명의회복 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수원지방법원) 제기 → ④필요하다면 매수인이 다시 되파는 것을 막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처분을 먼저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다른 공유자의 임의 처분이 의심된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 갑구를 발급받아 소유권이전등기의 접수일자·등기원인(매매)·현재 명의자를 확인합니다.
관할 등기소에 등기신청서류(위임장·인감증명서·매도용 인감증명서 등) 열람·복사를 신청해 자신 명의 서류의 진위를 확인합니다.
매매계약서와 계약금·중도금·잔금 영수증을 확보해 실제 지급된 매매대금 규모를 파악합니다.
이렇게 확인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 등기말소·진정명의회복 청구와 형사고소, 필요하다면 처분금지가처분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으로 지분을 되찾거나 대금을 회수할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다른 공유자의 임의 처분 문제는 “그래도 가족(또는 동업자)인데 설마”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기부등본을 자주 확인하지 않는 습관도 뒤늦은 대응의 한 원인이 됩니다.
지분을 빼앗긴 공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등기소 제출서류의 진위와 실제 지급된 대금 규모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급하게 부동산을 처분한 공유자 입장에서도 “언젠가 정산하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 동의를 받았는지, 처분 경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공유 부동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지분을 빼앗긴 쪽과 처분 경위를 해명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소 서류 한 장, 대금 지급 시점 하나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등기부등본에 낯선 이름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른 공유자가 제 지분까지 팔았는데, 등기는 이미 매수인 앞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제 되찾을 방법이 없나요?
A. 매수인 명의로 등기가 마쳐졌더라도 다른 공유자 지분에 관한 부분은 원인무효이므로, 그 범위 안에서 등기말소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등기가 이미 마쳐졌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습니다.
Q. 매수인이 다른 공유자 지분까지 있는 줄 몰랐다고 하는데, 그래도 제가 이길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부동산 등기에는 공신력이 없어 매수인이 선의였다는 사정만으로 무권리자가 처분한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합니다. 매수인의 구제는 처분한 공유자를 상대로 한 담보책임 문제로 별도로 다뤄집니다.
Q. 등기를 되찾는 대신 돈으로 받을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처분행위를 추인하고 처분한 공유자를 상대로 매매대금 중 자신의 지분에 상응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되찾을 실익이 낮은 경우 이 방법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Q. 다른 공유자가 제 도장을 몰래 썼다면 형사고소도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를 위조해 등기를 넘겼다면 사문서위조·행사,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등이 문제되고, 매수인을 속여 대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까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등기소 제출서류 원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고소로 확보되는 수사기록(진술조서, 서류 감정 결과 등)이 민사상 등기말소·부당이득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Q. 매수인이 이미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다시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등기를 되찾는 소송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처분을 서둘러 신청하거나, 등기 자체보다 매매대금 중 자신의 지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하는 방향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