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인도에서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합의금 3천만 원 요구받았지만 기소유예로 끝낸 사례
“변호사님, 자전거 타다가 사람과 부딪혔는데 합의금으로 3천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처음 상담할 때 의뢰인께서 상당히 당황한 상태였습니다.
자전거 사고라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합니다.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요.
이번에 소개할 사건도 그랬습니다.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실제 사건의 구체적인 장소, 연령 및 일부 사실관계는 재구성하였습니다.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보행자와 충돌했습니다
의뢰인은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승강기를 타고 올라온 50대 여성과 미처 서로를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게 됐습니다.
다행히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진단 내용도 주로 타박상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상대방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겁니다.
요구한 금액은 무려 3,000만 원.
의뢰인 입장에서는 덜컥 겁이 날 수밖에 없었지요.
“이 돈을 전부 줘야 하나요?”
“안 주면 감옥 가는 것 아닙니까?”
이런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형사사건에서 상대방이 요구한다고 해서 그 금액을 무조건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겁을 먹고 성급하게 대응하다가 상황이 더 꼬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전거 사고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을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자전거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상 차의 운전자입니다.
운전 중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보행자를 다치게 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및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형법 제268조가 정한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잠깐만요. 자전거 사고인데 그렇게까지 된다고요?”
네. 법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법정형이 그렇다는 것이지, 가벼운 타박상 사고에서 곧바로 징역형을 받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고 경위, 과실 정도, 피해 정도, 전과, 피해 회복 노력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사고가 난 장소가 정확히 어떤 성격의 통행로인지도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인도 사고에서는 ‘어디에서 부딪혔느냐’가 중요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른바 반의사불벌 문제입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항 단서에는 중대한 교통법규 위반에 해당하는 여러 경우가 규정되어 있고, 그중 하나가 보도를 침범하여 운전한 경우입니다.
따라서 사고 장소가 보행자 전용 보도인지,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인지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보행자 전용 보도를 침범한 사고라면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형사절차가 반드시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돈 주고 합의하면 무조건 끝나겠지”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면 곤란합니다.
피해자가 3천만 원을 요구한다고 전부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또 하나 고민했던 것이 바로 합의금이었습니다.
피해자는 3,000만 원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단 내용은 타박상 정도였습니다.
물론 피해자가 실제로 느낀 고통이나 불편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피해자가 부르는 금액이 곧 법적으로 적정한 합의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치료비가 얼마인지.
추가 치료가 필요한지.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가 있는지.
상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이런 사정을 차근차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의뢰인에게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
“그 돈은 절대 못 준다.”
이런 식으로 피해자에게 직접 따지고 들었다가는 오히려 감정의 골만 깊어질 수 있으니까요.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합의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급해졌다고 피해자에게 계속 전화하거나 찾아가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직접 연락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방법을 피했습니다.
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담당 수사관에게 제가 직접 연락하여 합의 의사를 전달하고, 가능하다면 피해자 측과 조율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피해자가 처음부터 합의에 적극적인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했습니다.
합의 결과만큼이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검찰에 송치된 뒤에도 계속 움직였습니다
사건이 검찰에 넘어갔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검사실에 사건의 경위와 피해 정도, 의뢰인의 반성,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사정 등을 정리하여 전달했습니다.
필요한 자료와 변호인의견서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와 원만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한 경우에는 형사조정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요청했습니다.
한 번 연락하고 끝낸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능하면 검찰 단계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마음이었지요.
의뢰인에게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돈이 많다고 화부터 내시면 안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피해 회복 노력은 끝까지 해야 합니다”라고 계속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기소유예.
검찰 단계에서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 정황, 피의자의 환경과 전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불기소처분입니다.
의뢰인에게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도 아니고 재판까지 가서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물론 자전거 사고라고 해서 항상 기소유예가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피해가 중하거나 과실이 크고 전력이 있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합의 여부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상해가 비교적 경미했다는 점과 사고 경위, 의뢰인의 반성 및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합의가 안 되더라도 포기하면 안 됩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인가요?
피해자가 수천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을 무조건 지급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닙니다.
반대로 “합의금이 너무 비싸니 그냥 벌금 내겠다”고 처음부터 피해 회복 노력을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고 장소부터 정확하게 확인하세요.
보행자 전용 보도인지,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는 곳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CCTV도 확보할 수 있다면 빠르게 확보하는 편이 좋습니다.
진단서와 실제 치료내역도 확인해야 하고요.
그리고 피해자와 직접 감정싸움을 벌이기보다는 수사기관이나 변호사를 통해 조심스럽게 합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검찰 단계에서는 형사조정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도 합의가 끝내 성립하지 않고 사건이 재판으로 넘어간다면 변호인의견서와 객관적인 양형자료를 충실히 제출하여 재판부를 설득해야 합니다.
필요한 사건이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형사공탁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3,000만 원을 달라고 한다고 겁부터 먹지 마세요. 그렇다고 자전거 사고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사고 장소와 경위, 피해 정도, 합의 가능성에 따라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면 감정적으로 움직이지 마시고 증거부터 보존한 다음 자신의 사건이 법적으로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정확하게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변의 교통 형사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상담해 보셔도 좋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구체적인 사고 경위와 진단 내용 등을 가지고 상담을 요청하셔도 좋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자전거 사고라도 작은 사실 하나 때문에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대한변호사협회정식등록 교통사고전문변호사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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