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탄식'이라는 항변 — 관리소장에 대한 동대표의 폭언과 해임결의
'업무상 탄식'이라는 항변 — 관리소장에 대한 동대표의 폭언과 해임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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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탄식'이라는 항변 — 관리소장에 대한 동대표의 폭언과 해임결의 

신지수 변호사

누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며 관리소장에게 언성을 높였고, 그 과정에서 욕설이 섞였습니다. 나중에는 관리업체 대표이사를 만나 소장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해임투표에 부쳐졌고, 87세대 중 56세대가 참여해 찬성 46표로 해임되었습니다. 동대표는 '감사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업무상 탄식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답은 무엇이었을까요.

1. 사안의 경과

원고는 김포시 소재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였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025년 2월 회의 개최를 통지하면서 안건에 '동대표 해임안'을 포함시켰고, 회의에서 구성원 6명 중 참석자 5명 전원의 찬성으로 해임안을 가결한 뒤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임 절차 진행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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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요청서에 기재된 사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폭언과 부당업무 지시. 개인 세대 간 에어컨 배관 누수 문제를 공용부 하자 처리로 요구하면서 폭언과 부당업무 지시를 하였다는 것으로, 관리규약 제14조와 제14조의2 위반이라는 취지였습니다. 둘째, 주택관리업자 대표이사에게 관리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행위로,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의3 위반이라는 취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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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는 소명자료 제출기간과 해임사유 게시기간을 거쳐 전자투표를 실시했고, 투표대상 87세대 중 56세대가 참여하여 찬성 46세대, 반대 10세대로 해임이 가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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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절차적 하자와 해임사유 부존재를 주장하며 해임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절차적 하자 주장이 배척된 근거

원고는 회의 안건으로 '동대표 해임안'이라는 문구만 기재되었을 뿐 구체적 해임사유와 증거를 교부받지 못하여 해명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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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관리규약을 문언대로 읽었습니다.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은 해임 시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5조 제1항은 회의 소집 시 5일 전까지 일시·장소, 안건, 방청 방법을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며, 입주자대표회의 개최 전부터 해임 대상자에게 모든 증거자료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해석할 만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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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사실은 원고가 회의 개최와 해임안 상정을 통지받고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게다가 회의에서는 관리소장의 피해사실 경위서와 통화 녹취록, 관리업체 대표이사의 사실확인서와 통화 녹취록이 제출·심의되었고,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임사유의 근거 법령과 규약, 원고의 구체적 발언 내용과 경위, 관련 증거자료를 상세히 기재한 게시물을 일주일간 공고했으며, 원고가 제출한 소명서 역시 같은 기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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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치기구 존중 법리와 실체 판단

재판부는 실체 판단에 앞서 중요한 법리를 선언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자등에 의하여 구성된 자치관리기구이므로 그 구성과 운영은 입주자등의 총의에 따라 자율적·민주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공동주택관리법령이 해임사유를 관리규약에서 정하도록 위임하면서 그 방법도 입주자의 투표 등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는 이상, 임원에 대한 해임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주자들의 자치적 판단의 대상이 되므로, 그 해임사유가 관리규약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입주자들의 의사가 반영된 해임결정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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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재판부는 녹취록에 나타난 원고의 발언들을 구체적으로 인용했습니다. 반복적인 욕설이 섞인 발언, 관리소장의 근무태도를 비난하는 표현, 1층부터 46층까지 전수조사를 하라거나 대자보를 붙이라는 등의 요구가 그것입니다. 재판부는 앞의 것들을 폭언으로, 뒤의 것들을 본래 업무범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부당한 업무지시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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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의 '업무상 탄식' 항변에 대한 판시가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하였고, 설령 내심의 의사가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한 욕설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관리소장은 이를 자신에게 욕설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그처럼 많이 섞어 말하는 것 자체가 폭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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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장 교체 요구에 관하여는, 원고가 면담을 요청하여 관리업체 대표이사를 만나 교체를 요구한 사실이 인정되고, 관리소장에게 업무 수행상 잘못이 있었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이상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할 목적으로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하였습니다.

4. 평석

이 판결은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와 제65조의3이 실제 해임사유로 작동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이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주택관리업자에게 소장의 해고·징계 등 불이익 조치를 요구하는 행위는 오랫동안 현장의 관행처럼 여겨졌습니다. 이제는 명문의 금지규정 위반이자 해임사유입니다. 소장 교체를 원한다면 입주자대표회의의 정식 의결과 계약상 절차를 밟아야 하고, 개인 자격으로 업체 대표를 만나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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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탄식'이라는 항변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직무 수행의 정당성이 표현 방식의 정당성까지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이 구조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법리와 동일합니다.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넘으면 위법 평가를 피할 수 없습니다. 관리규약에 공동주택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도입된 이후, 이 판단 구조는 아파트 현장에도 그대로 이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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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하자 주장이 실패한 과정도 교훈적입니다. 원고는 통지를 받고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절차의 위법을 다투려는 사람은 그 절차에 참여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스스로 소명 기회를 포기한 사정은 사후에 '해명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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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기구 존중 법리는 실질적으로 사법심사의 밀도를 낮춥니다. '규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경우'라는 기준은 상당히 높은 문턱입니다. 해임 무효 소송의 승소율이 낮은 구조적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투는 쪽은 사유의 부존재를 다투기보다, 규약이 정한 사유에 명백히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또는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 위반을 겨냥하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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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승패를 실질적으로 가른 것은 녹취록이었습니다. 관리소장이 통화를 녹음하고 피해사실 경위서를 작성해 둔 것이 모든 판단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관리사무소 근로자 보호 측면에서 이 판결은 하나의 실무 지침을 제공합니다. 폭언이나 부당지시를 받은 경우 즉시 경위서를 작성하고, 통화 녹음과 문자 기록을 보존하며, 관리업체 본사와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식적으로 보고하는 것. 그 축적이 결국 자신을 지킵니다.

5. 실무 체크포인트

동별 대표자: 민원과 업무 요구는 서면으로 하십시오. 감정적 표현은 그 자체로 위법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관리소장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개인적으로 업체에 요구하지 말고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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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무소장 및 근로자: 폭언·부당지시 발생 시 즉시 경위서를 작성하고 객관적 자료를 보존하십시오.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는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대한 부당 간섭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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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회의 및 선거관리위원회: 해임 절차에서는 통지, 증거자료 제출과 심의, 해임사유 게시, 소명서 접수와 게시, 투표라는 각 단계를 규약에 따라 이행하고 그 기록을 남기십시오. 이 사건에서 절차적 하자 주장이 배척된 것은 각 단계가 문서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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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대상자: 회의에 반드시 참석하고, 소명자료 제출기간을 놓치지 마십시오.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사정은 사후 소송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으로 돌아옵니다.

아파트·집합건물 분쟁,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공동주택 관리를 둘러싼 분쟁은 겉으로는 사소해 보여도 그 밑에 공동주택관리법, 집합건물법, 민법, 각 단지의 관리규약과 자치규정이 겹겹이 깔려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사건들이 보여주듯, 승패를 가르는 것은 대개 실체적 정당성이 아니라 계약서의 한 조항, 규약의 한 문장, 그리고 그때그때 남겨 둔 서면 한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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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법무법인 랜드로에서 부동산 분야를 전담하는 변호사로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단, 관리업체, 개별 입주자와 구분소유자 모두를 대리해 왔습니다. 그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분쟁은 소송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이미 결론이 정해집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해지를 통보하기 전, 회의에 불참하기 전에 한 번만 검토받으셨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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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랜드로 부동산 전문변호사 신지수

초기 상담 단계에서 계약서와 관리규약, 회의록만 검토해도 다툼의 방향과 승산은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미 분쟁이 시작되었더라도, 또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편하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공개된 판결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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