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인데도 배우자 외도 상대에게 위자료 청구가 되나요
사건 개요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상견례를 마치고 함께 살림을 차려 몇 년째 부부처럼 지내온 커플이 있습니다. 주민등록상 세대를 같이하고, 생활비도 공동으로 관리하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부로 소개돼 온 관계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배우자의 휴대전화에서 낯선 사람과 주고받은 다정한 대화를 발견하게 됩니다. 확인해 보니 오래전부터 만남을 이어 온 상간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말은 한결같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그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법률혼 부부의 외도라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혼인신고가 없는 관계에서도 같은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혼도 법이 보호하는 '준혼(準婚) 관계'이므로, 그 실체가 인정되고 상간자에게 고의·과실이 있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혼과 달리 혼인신고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관계의 실체를 얼마나 촘촘하게 증명해 두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동거를 넘어 법이 말하는 사실혼—당사자 사이의 혼인 의사와,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로 인정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사실혼 관계에도 민법 제826조 제1항이 정한 동거·부양·협조의무와 정조의무가 유추적용되어, 이를 침해한 제3자에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사실혼도 준혼관계로서 보호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의무를 저버린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므544, 551 판결). 셋째, 상간자와의 관계가 시작된 시점에 이미 사실혼 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나 있었던 것은 아닌지입니다. 대법원은 부부공동생활이 이미 파탄에 이른 뒤에 제3자가 그 일방과 성적 관계를 맺은 경우라면, 더 이상 침해할 부부공동생활 자체가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이 법리는 판결의 문언상 법률혼을 전제로 하지만, 사실혼 역시 준혼관계로 보호되는 이상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결국 상간자 측은 재판에서 십중팔구 "그때는 이미 관계가 끝난 사이였다"거나 "동거는 했지만 부부는 아니었다"는 두 가지 항변 중 하나를 꺼냅니다. 이 두 가지를 미리 막아 둘 자료가 있는지가 사건의 승패를 결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실혼의 실체와 파탄 시점을 먼저 확정 짓기
상간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은 정작 상간자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사실혼 관계였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는 단계입니다. 혼인신고라는 결정적 증거가 없는 만큼,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관계의 실체를 재구성합니다.
1) 혼인 의사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모읍니다.
상견례·결혼식(또는 약식 예식)을 치른 사진과 청첩장, 지인들에게 부부로 소개된 문자·SNS 게시물, 상대방의 가족 행사에 배우자로 참석한 기록 등을 확보합니다. 이런 자료들은 두 사람 사이에 단순한 동거가 아니라 혼인할 의사가 분명히 있었음을 보여 주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2) 공동생활의 실체를 객관적 기록으로 남깁니다.
주민등록등본상 동일 세대 등재 여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공동 명의 임대차계약서나 생활비 계좌이체 내역, 함께 낸 공과금 고지서 등을 정리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출생 및 양육 기록도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런 자료는 두 사람의 생활이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로 인정될 만한 실체를 갖추고 있었음을 뒷받침합니다.
3) 외도가 시작된 시점과 관계 파탄 시점의 선후관계를 정리합니다.
상간자 측이 가장 즐겨 쓰는 항변은 "그 만남이 시작될 때 이미 사실혼은 사실상 끝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차단하려면, 상간자와의 접촉이 시작된 시점 전후로 함께 생활한 정황—함께 찍은 사진, 동거 중 주고받은 대화, 공동 지출 내역—을 시계열로 정리해, 문제의 시점에 부부공동생활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상간자의 고의·과실을 입증하고 청구를 설계하기
사실혼의 실체가 인정되더라도, 상간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려면 그 상대방에게 배우자(사실혼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상간자의 인식 여부를 뒷받침하는 정황을 모읍니다.
상간자와 배우자가 주고받은 대화 중 사실혼 관계를 언급한 내용, 상간자가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 함께 살던 집이나 생활 반경에서 상간자와 마주친 정황 등을 확보합니다. 상간자가 "몰랐다"고 발뺌하지 못하도록 인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촘촘히 쌓아 두는 것이 관건입니다.
2) 부정행위의 정황을 적법한 방법으로 확보합니다.
문자·메신저 대화, 카드 사용 내역, 숙박업소 출입 정황, 함께 찍힌 사진 등이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다만 상대방 동의 없는 위치추적이나 주거 침입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자료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으므로, 적법하게 수집 가능한 범위를 사전에 구분해 증거 수집 계획을 세웁니다.
3) 소멸시효를 계산해 청구 시점을 관리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특히 외도 사실을 안 시점과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시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두 시점을 각각 확인해 소 제기 가능 기한을 미리 역산해 둡니다. 협상이나 사실혼 정리 절차에 시간을 쓰다가 시효를 넘겨 청구권 자체를 잃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론
사실혼은 혼인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보호 밖에 있는 관계가 아닙니다. 혼인 의사와 공동생활의 실체가 인정된다면,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그 실체를 증명할 서류상 출발점—혼인신고—이 없는 만큼, 관계의 실체와 파탄 시점, 상간자의 인식 여부를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갖추었는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떤 순서로 청구를 준비해야 할지 관계의 실체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