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패드립 통매음 고소, '성적 수치심' 요건부터 다퉈야 합니다
사건 개요
온라인 게임을 하다 보면 팀원의 실수나 상대의 시비로 순식간에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격한 감정을 채팅창에 쏟아내면서, 흔히 '패드립'이라 불리는 부모 관련 욕설을 던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상대방이 그 채팅을 캡처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단순 모욕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이른바 '통매음'(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입건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앞섭니다. "그냥 화가 나서 아무 말이나 던진 것뿐이지, 성적인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다"라는 항변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채팅 문구에 부모를 향한 성적 뉘앙스의 표현이 섞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단 통매음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홧김에 던진 패드립이 형사 입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 사건에서 정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요건 자체를 다툴 수 있는지가 실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요건은 다툴 수 있고, 실제로 다투어야 하는 지점입니다. 대법원은 2024년 11월 28일 같은 날, 게임 중 패드립으로 기소된 두 사건에서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나는 유죄가 뒤집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고, 다른 하나는 무죄가 뒤집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습니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고 보면, 어떤 표현이 통매음에 해당하고 어떤 표현은 해당하지 않는지 그 경계선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크게 두 요건으로 쪼개집니다.
첫째는 객관적 요건입니다. 문제된 메시지가 실제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대법원은 이를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도10688 판결). 여기서 관건은 표현의 노골성과 구체성의 정도입니다. 둘째는 주관적(초과주관적) 요건, 즉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실제로 있었는지입니다. 이 목적은 성행위 자체를 향한 욕망뿐 아니라 상대를 성적으로 비하·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까지 포함하지만, 판례는 이를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표현의 수단·방법·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도7199 판결).
즉 "부모를 언급하는 욕설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통매음이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의 구체적 수위와 격분에 이른 경위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이 두 요건, 특히 목적 요건에서 다툴 여지가 상당히 넓게 열려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대법원의 두 판결로 메시지의 '수위'를 대조하기
같은 날 선고된 두 판결을 나란히 놓고 보면, 어느 지점이 유·무죄를 가르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1) 표현의 노골성·구체성을 대법원 기준과 정면으로 대조합니다.
2022도10688 사건에서는 상대의 어머니를 지칭하며 성관계의 태양과 기교, 신체에 가해지는 자극, 성적 쾌감이나 흥분을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강간을 암시하는 가학적 표현까지 담은 메시지가 문제됐고, 대법원은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하며 유죄 취지로 돌려보냈습니다. 반면 2023도7199 사건에서는 "니 ㅇ미가 입으로 봉사하는거 보고" 등 성적 어휘가 섞인 메시지였음에도, 대법원은 그것이 다툼 과정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데 그친 발화였다고 보아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두 사건의 차이는 성적 어휘의 유무가 아니라, 그 표현이 얼마나 구체적·적나라하게 성적 상황을 묘사했는지, 그리고 전체 맥락에서 그것이 '성적 만족'을 향한 것이었는지 '순간적 분노'의 표출이었는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된 메시지 전문을 확보해 이 기준선 위에 정확히 어디쯤 위치하는지부터 짚습니다.
2) 목적 요건을 뒷받침할 정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대법원은 목적 유무를 판단할 때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을 종합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된 메시지 한 줄만이 아니라 그 앞뒤의 전체 채팅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게임 결과(패배·강제퇴장·트롤링 시비)로 인한 격분이 촉발 원인이었는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는지를 캡처·게임 전적 기록으로 뒷받침해, "성적 만족을 목적으로 한 행위가 아니라 격앙된 감정의 배출이었다"는 맥락을 객관적 자료로 세웁니다.
3) 미필적 인식 법리에 미리 대비합니다.
대법원은 목적에 대해 '미필적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분노와 성적 목적이 결합되어 있어도 목적 자체는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2022도10688). 따라서 "몰랐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항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표현 자체가 노골적 성적 묘사의 수위에 이르지 않았다는 객관적 요건 자체를 다투는 것이 실무상 더 견고한 방어선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술 전략을 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수사 초기 단계에서 결과를 좌우하는 대응
통매음 사건은 수사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떤 형태로 제출하느냐에 따라 불송치·불기소로 끝날 수도, 정식 기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채팅 전문(全文)을 발췌가 아닌 통째로 확보해 제출합니다.
고소인은 대개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은 일부 메시지만 캡처해 제출합니다. 문제된 한두 줄만 떼어 보면 격분의 맥락이 지워지고 성적 표현만 부각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게임사 고객센터나 리플레이 기능을 통해 전체 채팅 로그와 게임 진행 기록(전적, 강제퇴장 여부, 상대방의 선행 도발 메시지)을 확보해, 문제된 발언이 나오기까지의 경위를 빠짐없이 제출합니다.
2) 초기 진술을 표현의 수위 판단에 맞추어 준비합니다.
피의자 조사에서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만 반복하면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반성 없는 변명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대신 문제된 표현이 대법원이 유죄로 본 사건(2022도10688)의 표현 수위—성행위 태양·신체 자극·쾌감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표현 하나하나 짚어가며 진술서에 반영합니다.
3) 처분 단계별 대응을 함께 준비합니다.
통매음은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초범이고 우발적 상황이라면 불송치·불기소나 약식명령으로 종결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그 여지는 저절로 열리지 않고, 위 두 판례 기준에 맞춘 자료와 의견서가 수사 초기에 제출되어야 실질적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별로 불송치 의견서, 필요하다면 피해자와의 원만한 관계 정리까지 함께 준비합니다.
결론
게임 중 패드립으로 통매음 고소를 당했다고 해서 그대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같은 날 정반대로 판단한 두 사건이 보여주듯, 표현의 구체적 수위와 그 표현이 나온 경위가 결과를 가릅니다.
중요한 것은 "몰랐다"는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 문제된 메시지 전문과 그 앞뒤 맥락을 판례 기준에 맞추어 객관적으로 정리해 초기 수사 단계에서 제출하는 일입니다. 지금 통매음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고소장을 받은 상황이라면, 채팅 전문을 먼저 보전해 두고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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