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요즘은 낡은 집을 통째로 새로 짓기보다, 비용 부담이 적은 부분 리모델링·인테리어 공사로 해결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견적을 여러 곳에서 받아보면 정식 건설업 등록증을 갖춘 업체보다, 개인 사업자 형태로 소규모 팀을 꾸려 저렴하게 시공하는 곳이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가격이 이 정도로 싼 대신, 나중에 하자가 생겨도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해결하기로 한 거니까 어쩔 수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약을 진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사가 끝나고 몇 달 뒤 누수나 타일 들뜸, 문틀 뒤틀림 같은 하자가 나타나 업체에 연락하면, “저희는 정식 등록업체가 아니라서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없다”며 발뺌하거나 아예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반복됩니다.
최근 법원은 건설업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도급계약의 사법상 효력과 하자담보책임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등록 상태로 영업한 것은 그 업체가 별도로 형사책임을 지는 사유일 뿐, 도급인이 계약에 따라 가지는 권리를 없애는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면허·무등록 업체가 시공한 리모델링 공사도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 어떤 법적 근거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등록 없이 한 공사라도 도급계약 자체는 유효하게 성립합니다
건설업 미등록은 형사처벌 사유일 뿐, 계약을 당연무효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은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업종별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등록 없이 건설업을 한 자는 같은 법 제95조의2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2017년 3월 개정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강화됐습니다.
그런데 이 등록 의무 규정은 국가가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사업 주체의 자격을 관리·감독하려는 단속 목적의 규정이지, 당사자 사이의 계약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효력 규정은 아닙니다. 강행법규나 단속법규를 위반했다고 해서 그 법률행위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이 일관되게 취해온 해석 태도입니다.
따라서 무등록 업체와 리모델링 도급계약을 맺었더라도, 그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하게 성립·이행된 계약으로 취급됩니다. 도급인은 이 유효한 계약을 전제로, 뒤에서 살펴볼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등 계약상 권리를 그대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건설업 미등록은 업체를 형사처벌하는 사유가 될지언정,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계약을 당연히 무효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2. 애초에 등록이 필요 없는 소규모 공사였을 수도 있습니다
공사 금액에 따라 등록 없이도 적법하게 시공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무면허 업체”라는 말만 듣고 지레 겁을 먹거나, 반대로 아예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단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공사가 애초에 등록 대상이었는지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8조는 종합공사는 1건 공사예정금액이 5천만원 미만, 전문공사는 1천5백만원 미만(가스시설공사·철강구조물공사 등 일부 업종 제외)인 경우를 경미한 건설공사로 보아 등록 없이도 시공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도배·타일·마루·목공 등 실내 리모델링에 해당하는 공사는 통상 전문공사(실내건축공사업 등)로 분류되므로, 공사금액이 1천5백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인테리어라면 업체가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는 하나의 공사인데 등록 기준을 피하려고 도배·타일·전기 등으로 계약서를 여러 장으로 쪼개 각각 1천5백만원 미만으로 맞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2. 2. 24. 선고 2018도3821 판결은 이런 분할발주가 문제 된 사건에서, 공사의 위치·기간·형태와 내용, 계약당사자의 동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하나의 공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계약서만 쪼갰다고 등록 의무를 피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공사금액이 기준을 넘는데도 등록 없이 진행됐다면 그 자체가 위법성의 정황이 되고, 반대로 처음부터 기준 이하였다면 “무면허”라는 지적이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민법상 하자보수청구권은 별도로 발생합니다
도급계약이 유효한 이상 민법 제667조의 하자담보책임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민법 제667조 제1항은 완성된 목적물 또는 완성 전에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하자가 중요하지 않고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청구권은 업체의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발생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하자보수에 갈음하거나 이와 함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리모델링의 경우 하자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더라도, 민법 제668조 단서에 따라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건물을 대상으로 한 공사라는 리모델링의 특성상, 계약 해제보다는 하자보수 청구나 손해배상 청구가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민법 제671조에 따라 인도 후 5년간(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등으로 조성된 부분은 10년간) 하자담보책임을 지고, 이 권리는 민법 제670조에 따라 인도일로부터 1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는 구조내력에 해당하는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5년의 담보책임을 지도록 정해 민법보다 강한 특칙을 두고 있는데, 이 조항이 말하는 “수급인”은 같은 법 제2조에 따라 등록을 마친 건설사업자를 전제로 합니다. 즉 무등록 업체와 계약한 경우에는 이 특칙의 적용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고, 결국 민법의 일반 하자담보책임 규정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등록 여부는 하자보수청구권의 존부 자체를 좌우하지 않지만, 담보책임의 범위와 강도 면에서는 무등록 업체와 계약할 경우 도급인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4. 무면허 영업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고, 하자 정도에 따라 배상 범위도 달라집니다
업체는 최대 5년 이하 징역·5천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책임을, 도급인은 하자의 중대성에 따른 배상을 물을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로 등록 기준을 넘는 규모의 공사를 무등록 상태로 수행한 업체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도급인 입장에서는 이런 형사처벌 가능성을 관할 경찰서에 고소·진정하는 방식으로 실제 압박 수단으로 쓸 수 있고, 등록 여부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도 확인·제재가 가능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의 범위는 하자의 경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자가 중요하지 않고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들지 않는 경우라면 실제 보수에 필요한 비용 상당액이 배상 범위가 되지만, 방수 부실로 인한 구조체 누수나 내력벽 훼손처럼 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하자가 중대하다면 재시공비용 전액과 그로 인한 사용·수익 상실 손해까지 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등록업체는 시공 능력과 기술 인력, 자본금 등 국가가 정한 등록기준을 충족했음을 공적으로 검증받은 상태에서 영업하는 것과 달리, 무등록 업체는 이런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무등록 상태로 시공했다는 사정 자체가, 시공상 과실이 있었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함께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하자보수 청구든 고소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내용증명으로 하자보수를 최고하는 시점의 자료 정리가 이후 결과를 결정합니다.
리모델링 하자 분쟁은 보통 ①내용증명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최고 → ②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공사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는 동시에 민사조정이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필요한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업체와 연락이 끊기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일수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견적서, 문자·카카오톡 대화 내역, 계좌이체 내역을 모아 공사 범위·금액·업체 정보(상호, 대표자명, 연락처)를 특정합니다.
하자가 발견된 부위를 시점별로 사진·영상으로 기록하고, 필요하면 건축사나 감정평가사 등 제3자에게 하자감정을 의뢰해 보수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정합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 등에서 업체의 건설업 등록 여부와 업종을 확인해, 등록 대상 규모였는지·실제로 등록이 되어 있었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를 갖춘 상태에서 리모델링 하자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병행해 실질적인 보수비용을 회수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리모델링 하자는 공사가 끝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업체가 무등록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공사비를 지불한 도급인 입장에서는 업체가 등록 여부를 숨기거나 뒤늦게 책임을 회피하는 정황 자체가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반대로 성실하게 시공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등록 상태였던 시공업체 입장에서도, 하자의 원인이 도급인이 제공한 자재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면 민법 제667조 단서와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2항의 취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제한될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리모델링·인테리어 공사를 둘러싼 하자 분쟁에서 공사비를 지불하고 피해를 입은 도급인 측과, 반대로 과도한 책임을 추궁받는 시공업체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록 여부 하나만으로 결론이 쉽게 갈리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해 왔습니다.
등록 여부를 떠나 하자의 실체와 계약 관계를 정확히 짚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맡겼는데도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도급계약은 구두로도 성립하며, 문자메시지·계좌이체 내역·현장 사진 등으로 계약 사실과 공사 범위를 증명하면 됩니다. 다만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관련 대화와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업체가 “저희는 무등록이라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요?
A. 사실이 아닙니다. 무등록은 업체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유일 뿐이며, 도급인과 맺은 계약에 따른 하자보수·손해배상 책임은 이와 별개로 존속합니다.
Q. 공사금액이 1천5백만원도 안 되는 소규모 인테리어인데 무면허라고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그 정도 금액이라면 애초에 등록 없이도 적법하게 시공할 수 있는 경미한 공사에 해당해 “무면허”라는 지적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보수청구권은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인정되므로 하자 자체는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하자보수를 요구했는데 업체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내용증명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최고한 뒤에도 응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지난 후 다른 업체를 불러 직접 보수하고 그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거나, 지급명령·민사소송을 통해 회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언제까지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목적물 인도일로부터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는 1년 내에 해야 하고, 건물 등 공작물의 담보책임 자체는 인도 후 5년(구조내력에 해당하는 부분은 10년)까지 존속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을 함께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무등록 영업에 대한 형사 고소(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확보되는 수사자료가 민사 손해배상청구의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것이 회수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업체가 정식 등록된 곳인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 등에서 상호나 대표자명으로 건설업 등록 여부와 등록 업종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미리 확인해 두면 이후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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