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사전문 장예준 변호사입니다.
내일(9월 9일) 오후 2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창업주(피고)와 배우자 이 모 씨(원고)의 이혼 및 재산분할 사건 1심 선고가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2022드합42955). 2022년 11월에 소가 제기됐으니4년 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사건의 진짜 쟁점은 "8조"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그 숫자를 어떤 계산법으로 뽑을 것인가, 그리고'그 돈을 현금으로 줄 것인가 주식으로 줄 것인가'입니다.
1️⃣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혼소송이 특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가치와 개인의 재산이 완전히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권 창업주가 2002년 세운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의 성공으로 2024년 말 연결 기준 연간 매출 약1조4,000억 원, 영업이익6,000억 원대의 회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상장하지 않았고 외부 자본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100%를 권 창업주 개인이 갖고 있습니다.
상장회사라면 기업가치가 올라도 그 몫을 수많은 주주가 나눠 갖습니다.
그런데 이 구조에서는 회사가 성장한 만큼이 전부 창업자 한 사람의 재산 증가가 됩니다. 상장하지 않아 지켜온 지배력이, 이혼소송에서는 그대로 나눠야 할 재산의 크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툼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회사 가치를 얼마로 볼 것인가, 배우자의 기여를 얼마로 인정할 것인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씨 측은 2002년 창업 당시 자본금을 함께 댔고 초기에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지냈다며 50%를 주장합니다.
권 창업주 측은 출자금을 낸 적이 없고 등기이사 등재도 형식적이었다고 반박합니다.
2️⃣ 스마일게이트 기업 가치 감정가는 어떻게 계산될까?
감정 결과가 하나가 아니라 여섯 개가 나왔습니다.
보통은 감정인이 하나의 값을 계산해 제출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각자 돈을 내고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계산하게 한 뒤 그 결과를 전부 재판부에 올렸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6개월이 걸렸고, 재판부는 2026년 3월 18일 기일에서 감정 방법론을 놓고 양측의 구두 변론을 직접 들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상속세및증여세법에 따른 것 네 가지, 현금흐름할인법에 따른 것 두 가지입니다.
4조9,220억 원
5조9,000억 원
6조1,400억 원
7조3,700억 원
7조8,900억 원
8조160억 원
변론이 비공개로 진행된 사건이라 위 수치는 법원 발표가 아니라 언론 보도로 확인되는 내용입니다.
계산 방식에 따라 가액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상 방법은 과거 손익과 현재 자산을 섞어 계산해 객관적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벌지는 반영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현금흐름할인법은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라 성장성이 들어가지만, 성장률과 할인율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값이 크게 흔들립니다.
이 씨 측은 성장하는 게임회사라면 현금흐름할인법이 맞다는 입장이고, 권 창업주 측은 상속세및증여세법 방식이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스마일게이트의2025년12월 말 기준 연결 자본총계는3조6,806억 원입니다. 장부상 순자산이3조7천억 원 정도인데 최고 감정액은8조 원입니다. 그 사이의 4조 원이 "앞으로 얼마나 더 벌 것인가"에 대한 값이고, 이 사건은 그 4조 원을 두고 다투는 것입니다.
3️⃣ 라이노스자산운용 손해배상 판결은 왜 이혼소송에 등장했을까?
다른 사건 재판부에서 이 회사의 가치를 한 차례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2017년 12월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스마일게이트RPG의 전환사채 200억 원어치를 사면서 "2022년 당기순이익이 120억 원을 넘으면 상장을 추진한다"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2022년 장부에 1,426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찍힙니다.
회사 가치가 오르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권리의 값도 오르는데, 회사가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면서 이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해 그만큼이 손실로 기록된 것입니다. 회사는 "적자가 났으니 상장 의무가 없어졌다"고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는 2026년 4월 2일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2023가합98370).
'실적이 좋아질수록 평가손실이 커져 순이익이 줄고, 그걸 이유로 상장 의무가 사라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순환 논리이며, 상장을 추진하지 않은 것은 채무불이행이자 신의성실 조건 위반'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혼소송과 연결되는 지점은 손해액을 계산한 방식입니다.
재판부는 회계법인이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가치를 약8조800억 원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2026년 1월 합병되기 전까지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회사였습니다.
자회사 하나의 가치가 8조 원대로 인정됐다면 그 위에 있는 지주회사의 가치는 감정 결과의 위쪽에 놓여야 한다는 것이, 이 씨 측이5월27일 이 판결문을 증거로 낸 이유입니다.
4️⃣ 비상장주식 재산분할에서 액수보다'방식'이 더 중요한 이유는?
지급 방식이 회사의 지배구조를 직접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래 조문과 같이 이 방식을 정하는 권한은 법원에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재판상 이혼의 경우 제843조에 의해 준용)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이에 관한 최근 중요 판결인 대법원 2026. 5. 29. 선고2024므16033, 2024므16040 판결은 비상장주식에 대해 대상분할, 즉 돈으로 주는 방식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면서도 예외를 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으로 재산분할을 명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는 대상분할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물분할 등 여러 종류의 재산분할 방법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위 판례 속 사안은 전체 재산 약891억 원 중 비상장주식이753억 원이어서, 주식을 빼면 남는 돈으로는 분할금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럴 때는 실제로 금원으로 지급이 가능한지를 따져보라고 한 것입니다.
이번 이혼 사건이 정확히 그 구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나눠주는 순간 배우자가 지주회사의2대 주주가 됩니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게 되며, 창사 이래 유지된1인 지배 체제가 처음으로 깨집니다.
재판부는 현금 지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정과, 주식으로 주면 지배구조가 바뀐다는 사정을 동시에 저울질해야 합니다.
5️⃣ 창업자의 배우자, 기여는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나?
💡기록으로 남은 것만 인정됩니다.
배우자 이 씨는 등기이사와 대표이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던 사람인데도 상대방은 "형식적으로 올린 것뿐"이라고 다투고 있습니다. 등기부에 이름이 남아 있는 경우가 이런데, 아무 직함 없이 창업 초기를 함께 버틴 배우자는 어떻게 될까요.
그렇다고 비관할 일은 아닙니다.
최태원·노소영 사건에서 노 관장은 1심 40%, 항소심 35%, 파기환송심에서는 3분의 1의 기여도를 인정받았습니다. 회사 경영 일선에 관여한 적이 없는 배우자였는데도 30년 넘는 혼인 기간의 가사와 양육이 재산 형성의 기여로 평가된 것입니다.
다만 준비는 필요합니다.
창업기에 돈을 보탰다면 계좌이체 내역과 그 돈의 출처를, 회사 일을 도왔다면 급여 지급 내역과 4대보험 가입 이력, 업무 관련 문서를 챙겨 두셔야 합니다. 법인등기부등본과 정관, 주주명부도 미리 떼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상대방 회사에서 자료를 받아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기간 제한도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2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사안이 복잡할수록 이혼을 먼저 하고 재산 문제는 나중에 정리하겠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6️⃣ 권혁빈 이혼 소송 선고, 재산분할 액수는 얼마로 예상될까?
먼저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4년에 걸친 소송과 조정 결렬 자체가 이미 관계가 깨졌다는 증거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법원이 기업 가치 감정까지 진행한 것은 파탄을 전제로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액수와 방식입니다.
양쪽이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 낸 값이니 극단은 걸러지고, 5조 원대 후반에서 7조 원대 후반 사이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실무에서 법원은 최종 금액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두 숫자를 맞춘다는 점입니다. 분할 대상 재산을 크게 잡으면 기여도 비율을 낮추고, 작게 잡으면 비율을 높이는 식입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 사건이 그 예입니다. 1심은 나눌 재산을 작게 잡고 40%를 인정했는데, 항소심은 SK 주식을 넣어 파이를 키우면서 비율을 35%로 낮췄고, 파기환송심은 다시 3분의 1로 내렸습니다. 파이가 커질수록 비율이 내려간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배우자에게 약 1조 원에서 2조 원 사이의 재산분할금이 인정되지 않을까 봅니다. 다만 이는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명할 경우를 전제한 계산입니다. 재산 규모가 커질수록 비율을 낮게 잡는 실무 경향을 고려하면, 2조 원을 넘는 액수가 나올 경우 사업체에 대한 배우자의 기여를 높게 인정한 상당히 전향적인 판결로 평가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문의 형식을 보시면 분할 방식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① "금○○억 원을 지급하라"만 있으면 → 돈으로 주라는 대상분할입니다.
재판부가 지급 능력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뜻이고, 1인 지배 구조는 일단 유지됩니다.
② 주식을 넘기라는 명령이 함께 있으면 → 두 방식을 섞은 것입니다.
대법원2024므16033 판결의 예외 법리가 대규모 사안에 처음 적용된 것이 되고, 회사 지배구조에 실제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③ 이혼 청구가 기각되면 → 재산분할 판단은 나오지 않습니다.
☑️ 오늘의 체크포인트, 자주 받는 질문 3가지
Q1. 배우자 명의의 회사 주식도 이혼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나눌 재산을"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정할 뿐 재산의 종류나 명의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특히 결혼한 뒤에 세운 회사라면 물려받은 재산이라는 주장이 통하기 어렵습니다.
Q2. 비상장주식은 어떻게 값을 매기나요?
정해진 하나의 방법이 없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상 방법, 현금흐름할인법 등이 쓰이는데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사건에서도 같은 회사를 두고 4조9,220억 원부터8조160억 원까지 여섯 개의 값이 나왔습니다. 개별 항목을 다투는 것보다 평가 방법 자체를 다투는 편이 효과적인 이유입니다.
Q3. 재산분할 청구 금액은 소송 도중에 바꿀 수 있나요?
바꿀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2조는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는 한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청구의 취지나 원인을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규정은 가사소송에도 준용됩니다. 재산 조회와 감정 결과가 나온 뒤 금액을 확정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내일 오후2시, 어떤 숫자가 나오든 이 판결은 비상장기업 오너의 재산분할 실무에 오래 인용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판결 이유가 공개된다면, 다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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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유한) 성지 파트너스 장예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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