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에서 산 그림, 이혼하면 누구 것이 될까? 미술품 재산분할
프리즈에서 산 그림, 이혼하면 누구 것이 될까? 미술품 재산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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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에서 산 그림, 이혼하면 누구 것이 될까? 미술품 재산분할 

장예준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 장예준 변호사입니다.



요즘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열리면서 고가의 미술품 거래 소식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억,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이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 이제 미술품도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혼할 때 배우자가 보유한 그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요?

📢 혼인 전에 산 그림은 누구의 소유인지, 배우자가 구입한 미술품은 어떻게 찾아내고 얼마로 평가하는지, 이혼 소송 중 그림을 판매하면 어떻게 되는지 실제 판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프리즈에서 팔린 그림에는 등기부가 없습니다



이번 주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함께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스를 돌다 보면 작품 옆에 붙은 작은 빨간 스티커를 보게 됩니다. 올해도 스티커는 빠르게 붙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9. 3. 어제 유영국의 1971년작 '워크'가 22억에서 25억 원 사이에 거래되며 현재까지 공개된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스티커가 붙는 순간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그런데 그 이전을 기록하는 공적 장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부스 앞에서 구두로 합의하고 계좌이체나 카드로 결제하면 끝이고, 남는 것은 갤러리가 발행한 인보이스 한 장입니다. 사는 사람에게는 편리한 구조이고, 나중에 그 재산을 찾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곤란한 구조입니다.

미술품에 대한 관심은 이제 미술계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블랙핑크 지수가 집에서 찍어 올린 사진의 배경에 이우환과 박서보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걸려 있어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우환의 연작은 한 점에 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미술품 구입은 이미 재테크의 한 갈래이고, ‘아트테크’라는 말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혼 사건에서도 미술품은 재산분할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고, 높아진 관심사 만큼이나, 소송에서도 더욱 빈번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에서도 재산분할명세표에 미술품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대부분이 SK 주식이었던 탓에 미술품은 크게 조명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미술품만큼이나 흥미로운 그 재산분할 방식,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혼인 전에 산 그림은 누구 것일까?



미술품은 사실 이혼 재산분할에서 다른 재산과 똑같이 다루어지고, 특유재산으로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아래 판례와 같이 작품 자체를 인도하라고 명하기도 합니다(제주지방법원 2025. 9. 3.자 2024느단10111 심판).



민법 제830조(특유재산과 귀속불명재산)
① 부부의 일방이 혼인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
②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24. 선고 2019가단5265355 판결은 사건명이 ‘유체동산인도’로 말 그대로 문제된 미술품 하나만으로 소송이 진행된 경우입니다.

단색화를 그리는 화가인 원고가 1977년경 그린 80호 점화가 문제되었는데, 이혼한 피고가 이를 반환하지 않자 제기한 소로, 원고의 특유재산임을 인정하여, 해당 미술품 가치 상당액인 1억 3천만 원가량을 반환하라 판결한 것입니다.

반대로, 귀속이 분명하지 않은 재산은 민법 제830조 제2항에 따라 부부 공유로 추정되므로, 특유재산성이 약한 작품은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재산에 들어갑니다.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혼인 전 취득이나 상속·증여 사실, 또는 자기 자금으로 대가를 부담한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미술품이 결국 어느 한쪽의 소유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품은 쪼갤 수 없고, 누가 고르고 사서 관리해 왔는지가 비교적 뚜렷하게 남기 때문입니다.

3️⃣ 배우자의 미술품, 어떻게 찾고 얼마로 평가할까?

부동산은 등기부로, 자동차는 등록원부로 확인할 수 있으나,

미술품은 애초에 잘 알고 있던 것이 아니면 찾는 것부터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 갤러리와 경매사의 인보이스,

✔️ 미술품 종합보험 증권,

✔️ 운송 및 수장고 보관계약,

✔️ 아트페어 기간의 카드와 계좌 거래내역을 봅니다.



가액을 정하는 기준에 대해
대법원은 재산분할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의 가액을 반드시 시가감정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자료에 의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므175, 182 판결)."



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단5265355 판결에서도, 같은 작가의 80호 점화가 과거 어느 정도 시세에서 낙찰되었는지를 확보하여 1호당 평균 158만 원이라는 점을 계산하였고, 여기에 80호를 곱해 1억 2,640만 원을 산출했습니다. 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그림을 인도하지 못할 시 1억 2,600만 원의 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했습니다.

감정평가서 없이 경매 낙찰 기록과 호당 시세만으로 억대 가액이 인정된 것입니다.

❗다만 시세는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위 법원이 2017년 시세를 2020년 변론종결일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은 가격이 변동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세 변동을 증명할 경우에는 충분히 달리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이번 페어에도 나왔는데요. 작가의 사망만큼 가격을 확실히 움직이는 사유는 드뭅니다. 따라서 같은 작품이라도 소송이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책정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4️⃣ 이혼 소송 중 배우자가 그림을 팔았다면 어떻게 될까?



일방 배우자가 미술품을 임의로 처분하였다 하여 분할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매각대금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미술품은 옮기기 쉽고 처분 경로도 갤러리와 경매사로 정해져 있어 마음먹으면 실행이 어렵지 않아, 항상 문제가 되는 재산입니다. 적정한 시가에 팔아 그 돈으로 부부 공동채무를 변제했다면 재산목록에 포함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타인에게 증여하거나 헐값에 넘겼다면 사해행위취소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붙기 때문에 신속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므1166, 1173 판결
"부부가 혼인 중에 이룬 공동재산을 부부 중의 일방이 별거 중에 임의매각한 경우 그 매각대금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 (...) 그 매각이 적정한 시가에 따라 이루어졌고 그 대금으로 부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동액 상당의 채무를 변제하였다면 그 매각대금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가액에 산입할 수는 없다""



민법 제839조의3(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
①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제406조제1항을 준용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5️⃣ 미술품 재산분할은 결국 취득 경위 증명 싸움입니다



그림은 취미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아파트와 다르지 않은 자산입니다.

다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처분하거나 은닉하기에 매우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컬렉션을 지키고 싶다면 지분을 다투기보다 언제 누구 돈으로 구입했는지,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증명하여 특유재산임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부부 공유 자산으로 인정될 시 해당 미술품에 대해 어떤 가액이 인정될 지가 관건입니다.



☑️ 오늘의 체크포인트, 자주 받는 질문 3가지



Q1. 이혼할 때 미술품도 재산분할 대상인가요?

혼인 중에 부부 공동자금으로 산 그림은 분할대상이 됩니다. 귀속이 분명치 않은 경우 민법 제830조 제2항에 따라 부부 공유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혼인 전에 취득했거나 상속·증여로 받은 작품은 특유재산이어서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언제 누구 돈으로 취득했는지를 증명하는 문제입니다.

Q2. 배우자가 산 미술품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 갤러리와 경매사가 발행한 인보이스,

✔️ 미술품 종합보험 증권,

✔️ 운송 및 수장고 보관계약,

✔️ 아트페어 기간의 카드와 계좌 거래내역을 확보해야 합니다.

보험증권과 보관계약서에는 작품 목록과 평가액이 함께 적혀 있어 그 자체로 재산목록 역할을 합니다.

Q3. 소송 중에 배우자가 그림을 팔아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매각대금이 분할대상 재산으로 산입될 수 있으나, 적정한 시가에 팔아 그 돈으로 부부공동생활에 지출했다면 산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헐값에 넘긴 경우라면 민법 제839조의3에 따라 사해행위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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