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곳곳에서 속도를 내면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후에 “이 계획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고시는 났지만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으니 천천히 알아봐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뒤늦게 저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장을 준비하려고 하면, 이미 인가고시 효력발생일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지나 90일이라는 법정기간이 코앞이거나 이미 지나버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분쟁에서 인가·고시 전후로 다투는 방법과 제소기간의 기산점을 엄격하게 구분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총회결의에 아무리 뚜렷한 하자가 있어도, 인가·고시 이후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방식으로 다투지 않으면 더 이상 다툴 길이 막혀버릴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이 언제부터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이 되는지, 그리고 제소기간은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계산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관리처분계획도 인가·고시가 있어야 비로소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생깁니다
총회에서 의결된 관리처분계획(안)은, 인가·고시라는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이 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4조에 따라 조합은 분양신청기간이 종료되면 분양신청 현황을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시장·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인가를 받으면 같은 법 제78조 제4항에 따라 그 내용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공보에 고시됩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의결됐으니 그걸로 확정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총회 의결은 어디까지나 인가를 신청하기 위한 내부 절차에 불과합니다. 시장·군수등의 인가·고시가 있어야 비로소 불특정 다수의 조합원을 구속하는 행정처분으로서 대외적 효력이 생깁니다.
이 지점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인가·고시 전과 후로 다투는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가·고시 전에는 총회 의사정족수 미달이나 소집절차 위반 같은 결의 자체의 하자를 민사(당사자소송) 방식으로 다툴 수 있지만, 인가·고시가 있은 뒤에는 관리처분계획 자체가 행정처분이 되어 항고소송으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은 인가·고시가 있어야 비로소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생기고, 그 순간부터 다투는 방법과 기한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인가·고시 이후에는 총회결의만 따로 떼어 다툴 수 없고 항고소송으로만 다투어야 합니다
총회결의에 뚜렷한 하자가 있어도, 인가·고시 이후에는 관리처분계획 자체를 취소·무효확인소송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총회 의결정족수 미달이나 소집통지 누락처럼 절차적 하자가 뚜렷하면 “그 결의만 무효라고 확인받으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인가·고시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총회결의는 관리처분계획이라는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로 흡수됩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도시정비법 제48조(현행 제74조)에 따라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가 있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하여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여야 하고, 그와 별도로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총회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효력 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두7765 판결).
즉 인가·고시 이후에는 총회결의의 하자를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이나 무효확인소송 안에서 하나의 위법사유로 주장해야 하고, 이때부터는 뒤에서 살펴볼 행정소송법상 제소기간의 제한을 그대로 받게 됩니다.
인가·고시가 있은 뒤에는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도 관리처분계획 자체를 취소·무효확인소송으로 다투어야 하고, 이때부터 제소기간이라는 시계가 돌아갑니다.
3.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은 실제로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고시 효력발생일로 계산합니다
90일이라는 시계는 고시가 효력을 발생하는 날, 이미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행정소송법 제20조는 취소소송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90일은 법원이 직권으로 늘려줄 수 없는 불변기간입니다.
문제는 “안 날”을 언제로 볼 것인가입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처럼 불특정 다수의 조합원을 상대로 한 처분은, 개별적으로 통지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고시가 효력을 발생하는 날에 이미 알았다고 봅니다.
통상 고시 또는 공고에 의하여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의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인이고, 그 처분의 효력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그 행정처분에 이해관계를 갖는 자는 고시 또는 공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고시가 효력을 발생하는 날에 행정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에 대한 취소소송은 그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두3847 판결).
도시정비법 제78조 제4항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인가내용은 지방자치단체 공보에 고시되고, 그 공고문에는 통상 고시번호와 효력발생일이 함께 기재됩니다. 인가고시문을 받는 즉시 이 효력발생일부터 확인해 90일 기산일을 특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관리처분계획이 애초에 무효인 경우라면 제소기간의 제한 없이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무효로 인정되는 문턱은 매우 높아 대부분은 취소사유로 다루어진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어야 합니다.
인가고시문을 실제로 받아보지 못했더라도, 고시가 효력을 발생한 날부터 이미 90일이라는 시계는 흐르고 있다고 봅니다.
4. 이전고시가 먼저 이루어지면 90일이 남아 있어도 다툴 이익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공사가 진행돼 이전고시까지 끝나버리면, 제소기간이 남아 있어도 소송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공사가 완료되고 준공인가를 거쳐 도시정비법 제86조에 따른 이전고시까지 이루어지면,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은 고시가 있은 날의 다음 날 조합원들에게 확정적으로 이전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점에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다수의견은 이전고시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미 획일적·일률적으로 처리된 권리귀속 관계를 모두 무효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이전고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공익적·단체법적 성격에 배치된다는 이유입니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1두6400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에는 소송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이전고시가 이루어졌다면 여전히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별개의견도 있었지만, 실무를 지배하는 것은 다수의견입니다. 결국 법정 제소기간인 90일과는 별개로, 사업 진행 속도, 즉 착공·준공·이전고시 예정 시기까지 함께 살펴 실질적인 데드라인을 앞당겨 판단해야 합니다.
법정 제소기간이 남아 있어도, 이전고시가 먼저 효력을 발생하면 다툴 실익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5. 인가고시문 확인부터 소장 접수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장을 내기 전 인가고시문과 총회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시간 싸움에서 이깁니다.
관리처분계획 취소·무효확인소송은 통상 ①관할 지방자치단체 공보(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시 공보)에서 인가·고시문을 확인해 고시번호와 효력발생일을 특정 → ②총회 의사록·조합원 명부·소집통지 자료 등으로 절차적 하자와 분양대상자별 형평성 등 내용적 하자를 함께 정리 → ③관할 행정법원(수원 지역은 수원지방법원 행정부)에 취소소송 또는 무효확인소송 소장 접수, 필요하면 집행정지 신청 병행 → ④변론을 거쳐 판결, 불복 시 항소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관리처분계획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가·고시문(공고번호·고시일·효력발생일)을 발급받아 90일 기산일을 먼저 특정합니다.
총회 의사록·조합원 명부·소집통지 자료를 확보해 절차적 하자 여부를 확인합니다.
조합에 공사 진행 상황(착공·준공예정일)을 확인해 이전고시 임박 여부를 함께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리처분계획 관련 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제소기간 도과나 소의 이익 상실이라는 이중의 위험 없이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이후에도 “정비사업이 다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제소기간과 이전고시 시점이라는 이중의 데드라인이 동시에 흐르고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관리처분계획에 이의가 있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인가고시 효력발생일을 기준으로 90일이라는 시계와, 이전고시라는 실질적 마감 시점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반대로 정비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하는 조합 입장에서도 소송 리스크를 조기에 파악해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거나 대응 논리를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분쟁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조합원 측과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인가고시 시점과 사업 진행 속도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관리처분계획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시계가 멈추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가 났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조합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공지 외에 사업장 소재 지방자치단체 공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시문에는 고시번호와 효력발생일이 함께 기재되므로, 90일 기산일을 특정하려면 이 효력발생일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90일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A. 원칙적으로 취소소송은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관리처분계획이 애초에 무효인 경우라면 제소기간 제한 없이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무효로 인정되는 문턱은 매우 높습니다.
Q. 총회 의결정족수가 미달됐다는 것만으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인가·고시 전이라면 총회결의 자체의 하자를 다투는 소송이 가능하지만, 인가·고시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그 하자는 관리처분계획 취소·무효확인소송 안에서 하나의 위법사유로 주장해야 하고, 총회결의만 따로 떼어 다툴 수는 없습니다.
Q. 이전고시까지 끝났으면 정말 손 쓸 방법이 없나요?
A. 관리처분계획 자체를 취소·무효확인으로 다툴 법률상 이익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전고시 전에 소송을 제기해 계속 중이었던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 손해배상 등 별도의 구제수단을 검토할 여지가 남을 수 있습니다.
Q. 소송과 별개로 집행정지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후속 절차(이주·철거·착공)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해 절차 진행을 멈춰볼 수 있습니다.
Q. 관할 법원은 어디인가요?
A. 행정소송이므로 원칙적으로 행정법원, 행정법원이 없는 지역은 지방법원 본원의 행정부가 관할합니다. 수원 지역 정비사업장이라면 수원지방법원 행정부가 관할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Q. 조합원이 아니라 세입자나 상가 소유자도 소송할 수 있나요?
A.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권리·의무에 영향을 받는 토지등소유자나 세입자도 원고적격이 인정될 수 있으며, 본인의 권리에 관한 부분에 한해 취소·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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