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어요 | 건축/부동산 | 로톡
경매로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어요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

경매로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부동산 경매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어렵게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을 주장하는 점유자가 버티고 있어 잔금을 다 치르고도 정작 건물을 넘겨받지 못하는 낙찰자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낙찰자분들 중 상당수는 “법원 경매로 정식으로 산 물건이니 유치권이 있어도 큰 문제는 없겠지”, “점유자가 곧 정리하고 나가겠다고 하니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잔금부터 치르고 현장으로 갑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면 공사업자나 임차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 “권리금을 못 받았다”며 문을 걸어 잠그고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 시점부터 명도가 몇 달, 심하면 몇 년씩 지연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유치권의 성립요건과 매수인에 대한 대항력을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매수인의 신뢰 보호라는 관점에서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 유치권 주장처럼 보여도, 경매가 개시된 뒤에 비로소 점유를 넘겨받았거나 채무자와 짜고 만든 것이라면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확립된 흐름입니다.

아래에서는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을 때 그 유치권을 실제로 인수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는 유치권은 매수인이 그대로 인수합니다

유치권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지만, 매수인이 그 채권의 변제 책임까지 떠안는 특수한 권리입니다.

유치권은 민법 제320조에 따라,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저당권처럼 등기부에 기재되는 권리가 아니라 점유라는 사실 상태만으로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라, 등기부와 매각물건명세서만 봐서는 그 존재를 미리 알기 어렵습니다.

경매에서는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이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매각으로 소멸하는 것이 원칙(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입니다. 그런데 유치권은 이 원칙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해, 유치권이 성립요건을 온전히 갖췄다면 저당권 설정보다 나중에 성립했더라도, 그리고 매각대금을 다 냈더라도 매수인이 그 피담보채권까지 인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치권 신고가 있는 물건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할인폭이 실제 유치권자의 채권액과 맞아떨어지는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유치권 신고 금액을 그대로 다 인수해야 하는지, 아니면 애초에 유치권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전혀 인수 의무가 없는지는 아래에서 볼 성립요건을 갖췄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는 유치권은, 성립요건을 온전히 갖췄을 때만 매수인이 그 피담보채권까지 인수합니다.


2.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점유를 넘겨받은 유치권은 매수인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압류의 효력이 생긴 뒤에 점유를 옮기는 것은 목적물의 가치를 해치는 처분행위와 같아서,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①타인의 물건을 점유하고 있을 것, ②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일 것(견련성), ③그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했을 것, ④점유가 불법행위로 시작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민법 제320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지점은 바로 점유를 시작한 시점입니다.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되면 그 순간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고, 채무자는 그 부동산에 관한 처분권을 사실상 제한받습니다. 대법원은 압류 이후에 아무런 제한 없이 유치권 취득과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근거로, 이 시점 이후 새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다253710 판결).

같은 취지는 2005년 판례(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에서부터 이어져 온 확립된 법리입니다. 반대로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이미 점유를 시작하고 변제기가 도래한 채권이 있었다면, 저당권 설정보다 나중이라도 유치권은 유효하게 성립합니다. 그래서 낙찰자 입장에서는 점유가 시작된 시점을 경매개시결정등기일과 정확히 대조하는 것이 첫 번째 확인 작업이 됩니다.

경매개시결정등기 이후에 비로소 점유를 넘겨받아 취득한 유치권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3. 채무자와 짜고 만든 유치권은 신의칙상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점유 개시 시점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이라도, 유치권을 고의로 작출한 정황이 있으면 대항력이 부정됩니다.

점유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시작됐다고 해서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경매가 임박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채무자와 짜고 서둘러 공사계약을 맺거나 점유를 넘겨받아 유치권의 외형만 갖추는 경우가 있는데, 대법원은 이런 경우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으로 다룹니다.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따라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53462 판결).

이 법리는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상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거래를 일부러 일으킨 뒤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유치권을 주장한 사건(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에서 처음 제시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단순히 “경매가 곧 개시될 것을 알면서 점유를 넘겨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신의칙 위반을 단정하지 않고, 채권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점유 취득 경위가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부합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그래서 매수인 쪽에서 신의칙 위반을 주장하려면 점유 취득 경위와 채무자·유치권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최대한 모아야 합니다.

점유 시점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이라도, 채무자와 짜고 고의로 만든 유치권이라면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4. 허위 유치권으로 버티면 경매방해죄·강제집행면탈죄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신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유치권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을 알면서도, 경매 절차를 지연시키거나 매수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뜯어내려고 공사계약서·세금계산서 등을 허위로 만들어 유치권을 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위계나 위력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치면 형법 제315조의 경매·입찰방해죄에 해당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지인이나 관계인과 짜고 존재하지 않는 공사대금 채무를 만들어 그 사람에게 점유를 넘긴 정황이 있다면,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재산을 은닉·손괴하거나 허위양도·허위의 채무를 부담해 채권자를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유치권을 신고했다가 나중에 소송에서 성립요건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 여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허위로 꾸며냈는지, 경매 절차를 방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달려 있으므로, 계약서·거래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채권의 실재 여부를 먼저 가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5. 명도소송과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 확인 순서에 따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점유가 시작된 시점을 경매개시결정등기일과 대조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매수인에게는 인도명령이라는 간이한 절차가 있지만, 점유자가 유치권을 근거로 다투면 집행법원은 대개 인도명령을 기각하거나 심리를 미루고, 결국 정식 소송으로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응은 통상 ①현장 확인 및 점유자 특정 → ②내용증명으로 유치권 성립요건 부존재를 통지하고 인도를 요구 → ③관할 법원(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건물인도청구와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함께 제기 → ④허위 유치권 정황이 뚜렷하다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경매방해 또는 강제집행면탈 고소장을 접수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에서는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권을 주장하는 점유자가 채권의 존재와 견련성, 변제기 도래, 적법한 점유 개시 시점을 모두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매수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내세우는 자료의 허점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됩니다.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보고서에 유치권 신고 내용이 언제, 어떤 채권으로 기재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등기부의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일과 점유자가 주장하는 점유 개시 시점·채권 발생 시점을 대조합니다.

  3. 점유자가 내세우는 공사계약서·세금계산서·대금 지급 내역 등 채권의 실재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매·유치권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인도명령·명도소송과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인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낙찰받은 건물에 유치권자가 버티고 있으면, “법원 경매로 산 물건인데 설마 문제가 있겠나”라는 생각과 “괜히 소송까지 가면 시간과 비용만 더 든다”는 불안 사이에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치권 때문에 건물을 넘겨받지 못하는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점유자가 주장하는 채권과 점유 개시 시점이 실제로 성립요건을 갖췄는지를 자료로 따져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경매개시결정등기일과 점유·채권 발생 시점의 선후 관계만 명확히 정리해도 소송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정당한 공사대금·유익비를 받지 못해 점유하고 있는 유치권자 입장에서도 “버티면 결국 받아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점유를 계속하면 오히려 인도소송에서 패소하고 부당이득까지 물어줄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경매 매수인과 유치권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점유 개시 시점 하나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치권 신고가 되어 있는 물건을 낙찰받으면 무조건 그 채권을 인수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유치권이 성립요건(견련성 있는 채권, 변제기 도래, 적법한 점유)을 모두 갖췄을 때만 매수인이 인수 책임을 집니다. 신고만 되어 있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인수 의무가 없습니다.

Q. 경매가 시작된 뒤에 점유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는 유치권자에게도 대항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점유를 이전받거나 채권이 발생해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봅니다.

Q. 인도명령으로 바로 내보낼 수는 없나요?

A. 점유자가 유치권을 주장하며 다투면 집행법원이 인도명령을 기각하거나 심리를 보류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건물인도소송·유치권부존재확인소송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유치권자가 실제로는 채무자와 짜고 점유를 시작한 것 같은데 어떻게 다투나요?

A. 채무자와 통모해 유치권을 고의로 만들어냈다면 신의칙상 유치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점유 개시 경위, 채무자와의 관계, 경매 임박 인지 여부 등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Q. 허위 유치권으로 밝혀지면 점유자를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A. 위계·위력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쳤다면 경매방해죄,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허위 채무를 꾸몄다면 강제집행면탈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채권이 처음부터 허위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합니다.

Q. 유치권부존재확인 소송과 건물인도소송을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실무적으로 두 청구를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구하는 경우가 많고, 유치권 부존재가 인정되면 인도청구도 함께 받아들여지는 구조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