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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범죄를 국방부장관이 군사법원에 기소할 수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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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범죄를 국방부장관이 군사법원에 기소할 수도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군 내 성범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이 사건은 결국 어느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가”라는 질문이 반복해서 제기됩니다. 특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알려지거나 안보와 관련된 부대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피해자와 피의자 양쪽 모두에게서 “혹시 군이 이 사건을 자기 손으로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성범죄는 이미 다 민간 법원으로 넘어갔다고 하던데, 이제 군은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2022년 군사법원법 개정 이후 원칙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원칙만 믿고 있다가, 사건이 진행되는 중에 국방부나 군검찰단이 여전히 관여하는 모습을 보고 “민간 법원 사건이라며, 왜 아직도 군이 끼어드는 거냐”며 뒤늦게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군사법원의 재판권은 헌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할 때만 인정되고, 함부로 확장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방부장관에게 주어진 예외적인 기소 결정권 역시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재량이 아니라, 법이 정한 엄격한 요건과 절차 안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 사건에서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 중 어디가 재판권을 갖는 것이 원칙인지, 그리고 국방부장관이 예외적으로 사건을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성범죄 사건은 원칙적으로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이 재판을 담당합니다

2022년 개정 이후 군인의 성범죄는 애초에 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 법원의 사건입니다.

헌법 제27조 제2항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은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군사법원의 재판권은 이처럼 헌법이 정한 예외 영역이지, 원칙이 아닙니다.

2021년 9월 개정되어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군사법원법은 이 원칙을 성범죄 영역에서 한층 분명히 했습니다.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 즉 현역 군인 등이 저지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관련 제15조의2의 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죄는 군사법원의 재판권에서 제외되어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도록 정했습니다(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 제1호). 군인 등의 사망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군인 신분을 취득하기 전에 저지른 범죄도 같은 조항으로 함께 이관됐습니다.

이 개정으로 실무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이제 수사 단계부터 군사경찰이 아니라 민간 경찰과 검찰이 맡고, 재판도 지방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지휘관이 형을 감경할 수 있던 관할관 확인조치 제도와 심판관 제도는 성범죄를 포함한 사건 전반에서 폐지됐고, 군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부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제도도 없어졌습니다. 군사재판의 항소심 역시 고등군사법원이 아니라 서울고등법원이 맡도록 바뀌었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군인의 성범죄 사건은 처음부터 민간 경찰·검찰·법원이 담당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다만 법에는 국방부장관이 예외적으로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습니다

예외는 국가안전보장·군사기밀보호 등 엄격한 사유가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1번에서 살펴본 원칙에는 법률 스스로가 정한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질문하신 국방부장관의 결정권입니다. 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은 제2항에 해당하는 죄의 경우에도 국가안전보장, 군사기밀보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해당 사건을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사건이 법원에 기소된 이후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

즉 성범죄 사건이라도 “국가안전보장”, “군사기밀보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정이 있다면 국방부장관이 그 사건을 일반 법원이 아니라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질문하신 내용의 법적 근거입니다. 다만 이 조항은 성범죄를 일반 법원으로 이관한다는 원칙 조항 바로 다음에 예외로 규정된 것이므로, 요건을 넓게 읽어서는 안 됩니다. 사건 자체가 부대의 작전 기밀이나 안보상 민감한 정보와 실질적으로 얽혀 있어, 민간 수사·재판 과정에서 그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구체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해서 해석하는 것이 이 조항의 취지에 맞습니다.

단순히 사건의 파장이 크다거나, 부대 내 여론이 나쁘다거나, 지휘관이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조항이 예정한 “국가안전보장·군사기밀보호에 준하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방부장관의 예외적 기소 결정권은 국가안전보장·군사기밀보호와 실질적으로 관련된 사건에 한해 인정되는 좁은 예외입니다.


3. 예외 결정은 시점 제한과 대법원의 사후 통제를 동시에 받습니다

이미 법원에 기소된 사건은 국방부장관도 되돌릴 수 없고, 고소인도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인용한 조항의 단서를 다시 보면, “해당 사건이 법원에 기소된 이후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일반 법원에 이미 공소가 제기된 뒤에는 국방부장관이 뒤늦게 사건을 군사법원으로 가져올 수 없습니다. 이 결정권은 수사가 진행되는 초기 단계, 아직 어느 법원에도 기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만 행사할 수 있는 시한부 권한입니다.

여기에 더해 군사법원법 제2조 제5항은 검찰총장과 고소권자, 즉 성범죄 사건이라면 피해자 본인이 국방부장관의 이 결정에 대하여 7일 이내에 대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국방부장관의 결정이 나왔다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정이 법이 정한 요건을 갖췄는지를 대법원에서 다시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엄격한 시점 제한과 사법적 통제는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함부로 넓혀서는 안 된다는 헌법상 원칙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사한 취지의 재판권 쟁의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군사법원이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지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는 것이지 이전 또는 이후에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재판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6. 16.자 2016초기318 전원합의체 결정).

이 결정은 성범죄 사건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헌법 제27조 제2항이 정한 예외를 넘어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넓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기본 태도를 보여줍니다. 국방부장관의 제2조 제4항 결정도 이 태도의 연장선에서, 요건을 엄격하게 갖췄는지가 사후에 다시 심사될 수 있는 권한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방부장관의 결정은 기소 전이라는 시점 제한과, 대법원에 대한 7일 이내 취소신청이라는 통제를 함께 받습니다.


4. 국방부장관이라도 개별 사건의 수사·기소를 직접 지휘할 수는 없습니다

개별 사건 지휘는 각 군 참모총장과 국방부검찰단장만 할 수 있습니다.

제2조 제4항의 결정권과 별개로, 국방부장관이 개별 성범죄 사건의 수사나 처분 내용을 직접 지시할 수 있는지도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군사법원법 제38조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장관은 군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군검사를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는 각 군 참모총장과 국방부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습니다. 즉 국방부장관이 특정 사건을 두고 담당 군검사에게 “이 사건은 이렇게 처리하라”고 직접 지시하는 것은 법이 예정한 지휘 체계가 아닙니다. 이는 2022년 개정으로 각 군 본부 산하에 있던 검찰 기능을 국방부와 각 군 참모총장 소속 검찰단으로 재편하면서, 군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함께 도입된 장치입니다.

이 구분은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제2조 제4항의 결정은 “이 사건을 어느 법원에 기소할 것인가”라는 제도적 관할 문제를 정하는 권한이지, 그 사건의 수사 내용이나 처분 결과를 좌우하는 개별 지휘가 아닙니다. 사건이 국방부장관의 결정으로 군사법원에 기소되더라도, 실제 수사와 공소유지는 여전히 군검찰단이 절차에 따라 진행하며, 그 과정에 국방부장관이 구체적으로 개입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국방부장관의 권한은 “어느 법원에서 재판받는가”를 정하는 제도적 결정에 그치고, 개별 사건의 수사·처분 지휘와는 구분됩니다.


5. 실제 사건에서는 이런 순서로 관할과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사건 진행 단계별로 관할이 어디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군인 등에 의한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사건 발생지 관할 민간 경찰서(부대 소재지가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 접수 → ②민간 검찰(수원 관내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수사 → ③원칙대로라면 민간 법원(수원지방법원 등) 기소 및 재판 → ④다만 수사 초기 단계에서 국방부장관의 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 결정이 있었다면 국방부검찰단 등 군검찰이 수사를 이어받아 군사법원에 기소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건이 진행되는 중에 군 수사기관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해당하는 현역 군인 등 신분인지, 피해자와의 관계·사건 발생 장소가 어디인지부터 확인합니다.

  2. 사건이 현재 민간 경찰·검찰 단계인지, 아니면 국방부장관의 결정으로 군검찰단이 수사를 넘겨받았는지, 넘겨받았다면 그 결정 시점이 법원 기소 전이었는지를 확인합니다.

  3. 국방부장관의 결정이 있었다면 그 사유가 국가안전보장·군사기밀보호와 실질적으로 관련되는지를 따져보고, 고소권자로서 7일의 취소신청 기간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확인을 거친 뒤 군 사건 관할 문제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느 절차에서 대응해야 하는지에 따른 방어·대응 전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군 성범죄 사건은 “군대 안의 일이니 알아서 처리되겠지”라는 생각과 “혹시 군이 사건을 자기 손으로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동시에 작용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당한 쪽 입장에서는 성범죄 사건이 원칙적으로 민간 법원 사건이라는 점, 그리고 국방부장관의 예외적 결정이 있더라도 고소인 자격으로 대법원에 취소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놓치면 7일이라는 짧은 신청 기간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는 쪽 입장에서도 사건이 군사법원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지, 그 결정이 법이 정한 요건을 실제로 갖췄는지는 방어 전략 전체를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어차피 군 사건이니 절차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대응 시점을 늦추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군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관할과 절차를 정확히 짚는 것에서부터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사건이 어느 법원, 어느 절차로 가는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절차 초기의 판단이 결론을 좌우하는 만큼,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군인이 저지른 성범죄는 무조건 민간 법원에서 재판받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2022년 7월 개정 군사법원법 시행 이후 현역 군인 등이 저지른 성폭력범죄·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다만 국가안전보장·군사기밀보호 등 사유가 있으면 국방부장관이 예외적으로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할 수 있습니다.

Q. 국방부장관은 아무 사건이나 군사법원으로 가져올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은 국가안전보장, 군사기밀보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정이 있을 때만 이 결정을 허용하고 있어, 요건을 좁게 해석해야 합니다. 사건 파장이 크다는 사정만으로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Q. 이미 재판이 시작된 뒤에도 국방부장관이 사건을 가져올 수 있나요?

A. 불가능합니다. 조항 단서에 따라 해당 사건이 법원에 기소된 이후에는 국방부장관이 이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결정은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만 가능합니다.

Q. 피해자가 국방부장관의 결정에 반대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고소권자로서 결정일부터 7일 이내에 대법원에 그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기간이 짧으므로 결정 사실을 안 즉시 변호사와 함께 신청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국방부장관이 군검사에게 이 사건을 이렇게 처리하라고 직접 지시할 수 있나요?

A. 없습니다. 군사법원법 제38조에 따라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은 각 군 참모총장과 국방부검찰단장만 할 수 있고, 국방부장관은 군검찰사무 전반에 대한 일반적 감독자에 그칩니다.

Q. 사건이 군사법원으로 가면 항소심도 군에서 진행되나요?

A. 아닙니다. 2022년 개정으로 군사재판의 항소심은 고등군사법원이 아니라 서울고등법원이 맡도록 바뀌었습니다. 1심만 군사법원에서 진행되고, 항소심부터는 일반 법원 체계로 넘어갑니다.

Q. 지금 제 사건이 어느 절차로 가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신고·고소가 접수된 기관, 수사를 담당하는 주체가 민간 경찰·검찰인지 군검찰단인지, 국방부장관의 결정 여부와 그 시점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판단이 애매하다면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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