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빌라나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다 보면 천장이나 벽에서 물이 스며 나오는 누수를 마주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그 원인이 옥상 방수층이나 공용 배관 같은 공용부분에 있는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둘러싼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입주자분들 중 상당수는 “위층 문제니까 위층 세대가 알아서 해결하겠지”,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면 금방 고쳐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정작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단계에서 “그 부분은 전유부분이라 우리 책임이 아니다”, “보수 의무는 개별 세대에 있다”는 답변에 부딪혀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을 구분하는 기준을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 용도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고, 법률에는 누수의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이를 공용부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어, 피해를 입은 입주자가 무작정 책임 소재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빌라 누수가 공용부분에서 비롯된 경우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피해를 입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누수 원인이 공용부분인지 전유부분인지가 책임의 출발점입니다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의 구별은 소유자 간 합의가 없다면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 용도로 결정됩니다.
빌라, 즉 다세대주택은 대부분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 적용되는 구분소유 건물입니다. 이 법에 따르면 건물은 각 세대가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전유부분과, 계단·복도·옥상·외벽·공용 배관처럼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공용부분으로 나뉩니다.
누수 사고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물이 새어 나온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옥상 방수층의 균열, 외벽의 크랙, 여러 세대의 경계를 지나는 공용 배관에서 비롯된 누수라면 공용부분의 하자이고, 반대로 위층 세대 내부에서만 쓰는 전용 배관이나 그 세대 시설의 파손이라면 전유부분의 하자로 위층 구분소유자가 책임을 집니다.
집합건물에 있어서 수개의 전유부분으로 통하는 복도, 계단 기타 구조상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그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건물부분은 공용부분으로서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되지 않으며, 건물의 어느 부분이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지의 여부는 소유자들 간에 특단의 합의가 없는 한 그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인 용도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다90241 판결).
실무에서는 누수의 정확한 원인이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누수탐지업체의 진단서, 관리사무소의 확인서, 배관 도면 등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책임 소재를 가리는 첫걸음입니다.
누수의 책임을 묻기 전에, 그 원인이 공용부분에 있는지 전유부분에 있는지부터 구조와 용도를 기준으로 가려야 합니다.
2. 공용부분 하자로 인한 손해는 관리단이 우선 배상책임을 집니다
공용부분 하자로 인한 손해는 관리단이 1차적으로 배상책임을 지고, 원인이 불분명해도 공용부분으로 추정됩니다.
집합건물법 제23조에 따르면 구분소유자 전원은 건물과 대지, 부속시설의 관리를 위한 단체인 관리단을 당연히 구성하고, 관리인은 공용부분의 보존·관리 업무를 수행합니다. 옥상 방수나 공용 배관처럼 공용부분에 하자가 있어 세대에 누수 피해가 발생했다면, 그 하자를 관리·보수할 책임이 있는 관리단이 1차적인 배상책임을 집니다.
민법 제758조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손해가 발생하면 그 공작물을 점유하는 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소유자가 책임을 집니다. 공용부분의 사실상 점유자는 관리단(관리사무소)이므로, 방수 불량이나 배관 노후화를 알고도 방치했다면 배상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누수의 정확한 원인 부위가 다투어지는 경우 집합건물법 제6조는 전유부분이 속한 1동 건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흠으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 흠은 공용부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원인이 명확히 전유부분에 있다는 사정이 밝혀지지 않는 한, 피해자는 일단 공용부분의 하자를 전제로 관리단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공용부분의 관리비용은 집합건물법 제17조에 따라 구분소유자들이 지분 비율로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관리단이 배상한 손해액은 결국 장기수선충당금이나 특별부과금 등을 통해 구분소유자 전원이 나눠 부담하게 됩니다.
공용부분 하자로 인한 손해는 관리단이 1차적으로 배상책임을 지고, 원인이 불분명해도 법률상 공용부분으로 추정됩니다.
3. 세입자라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과 수선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계약 존속 중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어, 누수가 그 정도에 이르면 수선의무를 집니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가 누수 피해를 입었다면, 관리단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수선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하자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89876, 89883 판결).
옥상 방수나 공용 배관에서 비롯된 누수로 벽지·바닥재가 손상되거나 곰팡이가 발생해 정상적인 거주가 어려워졌다면 이는 사소한 하자가 아니므로, 임대인은 수선의무는 물론 세입자가 입은 가재도구·인테리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임대인이 배상한 손해는, 실제 원인이 공용부분에 있었다면 관리단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다시 회수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계약 존속 중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므로, 누수로 정상 거주가 어려워졌다면 세입자는 임대인에게도 수선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신축 빌라라면 시공사·분양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공용부분의 방수 하자는 사용검사일로부터 5년 이내라면 시공사·분양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빌라라면 관리단뿐 아니라 시공사나 분양자를 상대로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건물의 주요구조부 및 지반공사의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하자의 중대성·내구연한 등을 고려해 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이 가운데 방수공사에 대한 담보책임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어, 옥상 방수 불량으로 인한 누수라면 대개 이 기간이 기준이 됩니다.
기산점도 구분해야 합니다. 전유부분의 하자는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공용부분의 하자는 주택법상 사용검사일(또는 건축법상 사용승인일)부터 기간이 진행됩니다. 즉 옥상 방수처럼 공용부분에 속하는 하자라면 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5년이 지났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별도의 관리사무소 없이 구분소유자들이 직접 관리단집회를 열어 하자보수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보책임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이를 방치한 채 관리단이 자체 비용(장기수선충당금)으로만 보수를 진행하면, 시공사에 물을 수 있었던 비용까지 구분소유자들이 떠안게 되는 결과가 됩니다.
5. 원인 조사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거 확보와 서면 통지 없이 소송부터 준비하면 책임 소재 다툼에서 불리해집니다.
빌라 누수 분쟁은 통상 ①전문 누수탐지업체를 통한 원인 조사 및 관리사무소·관리인에 대한 현황 통보 → ②책임 주체로 추정되는 관리단, 위층 세대, 임대인, 또는 시공사에 보수·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 ③당사자 간 협의가 안 되면 관할 법원(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가 3천만원 이하인 경우 소액사건심판을 이용 → ④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누수 피해를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위층이나 관리사무소와 다투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리규약이나 관리단집회 회의록이 있는지, 있다면 공용부분 유지·보수 절차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누수 발생 부위와 원인을 전문 누수탐지업체를 통해 진단받고, 사진·영상·진단서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합니다.
도배·마루·가구 등 실제 손해 항목을 사진과 견적서로 정리하고, 수리 영수증을 보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용부분·전유부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책임 주체를 정확히 특정해 손해배상과 원인 제거를 함께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누수 피해는 “그래도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인데”, “관리사무소에서 곧 처리해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곰팡이와 습기가 번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다툼도 함께 커집니다.
피해를 입은 입주자나 세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누수 원인이 공용부분인지 전유부분인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관리단이나 위층 세대로서 책임을 다투는 입장이라면, 원인 조사 결과와 관리규약, 하자담보책임기간을 근거로 실제 부담해야 할 범위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이 뒤섞인 누수 분쟁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책임을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원인 규명과 법리 구성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누수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층 세대 내부 배관이 원인인데 위층에서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A. 누수 원인이 위층의 전유부분 배관이나 시설에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위층 구분소유자(또는 점유자)가 배상책임을 집니다. 전문업체의 진단서로 원인이 전유부분에 있음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누수 원인을 정확히 모르겠는데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집합건물법 제6조는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그 흠을 공용부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므로, 원인 부위를 완벽히 특정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관리단을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관리규약이 없는 소규모 빌라도 관리단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있습니다. 관리단은 구분소유자로 구성되는 순간 규약이나 관리사무소 유무와 관계없이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는 단체이므로, 규약이 없어도 공용부분 관리 책임과 비용 분담 의무는 그대로 인정됩니다.
Q. 전세로 살고 있는데 누수 피해를 봤습니다.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임대인은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어, 누수로 정상적인 거주가 어려운 정도라면 수선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이후 실제 원인 제공자인 관리단이나 시공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Q. 준공한 지 3년 된 빌라 옥상 방수 하자로 누수가 났습니다. 시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방수공사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상 담보책임기간이 5년이므로, 사용검사일로부터 5년 이내라면 시공사나 분양자를 상대로 하자보수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손해액이 크지 않은데 소송까지 가야 하나요?
A. 소가 3천만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통해 비교적 간이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 전 내용증명 발송과 조정 절차를 먼저 시도해 협의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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