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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대장이 시킨 얼차려는 직권남용이라 형이 더 무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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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대장이 시킨 얼차려는 직권남용이라 형이 더 무겁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군 내 선임병·분대장이 후임에게 개인적으로 얼차려를 준 사건들이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런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특히 정식 지휘관이 아닌 분대장이 시킨 얼차려도 ‘직권남용’으로 가중처벌되는지를 묻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나도 분대장이니까 이 정도 군기는 잡을 수 있다”, “군기훈련 규정에 있는 방법이니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후임에게 얼차려를 준 뒤, 막상 문제가 커지면 “나는 지휘관도 아니고 정식으로 명령받아 시킨 것도 아니다”라며 뒤늦게 책임을 축소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인식은 서로 모순되고, 실제 처벌 여부는 바로 이 모순 지점에서 갈립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군형법 제62조가 정한 ‘직권남용’은 실제로 행사할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되고, 아무 권한 없는 사람의 사적인 얼차려는 직권남용이 아니라 별도의 죄책으로 다뤄야 한다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분대장이 시켰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형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반대의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얼차려가 언제 군형법상 가혹행위가 되는지, 분대장이 시킨 얼차려가 왜 오히려 직권남용이 아닌 다른 죄로 다뤄질 수 있는지, 그리고 형량이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정도를 넘은 얼차려는 군형법상 가혹행위가 됩니다

군형법 제62조는 가혹행위를 직권남용형과 위력행사형, 두 유형으로 나눠 형을 달리 정합니다.

얼차려는 2020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개정으로 ‘군기훈련’이라는 이름의 정식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법 제38조의2는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군기훈련을 명할 수 있고, 그 집행은 지휘관의 명령을 받은 장교·준사관·부사관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24조의2는 여기에 더해 인권침해 소지가 없어야 하고, 1일 훈련 시간은 2시간을 넘을 수 없으며 1시간을 초과하면 중간 휴식을 줘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못박고 있습니다.

이 요건을 벗어난 얼차려, 즉 지휘관의 명령 없이 개인적으로 시키거나 인권침해 소지가 있거나 시간·방법이 도를 넘은 얼차려는 더 이상 정식 군기훈련이 아니라 군형법 제62조가 정한 ‘가혹행위’ 문제로 넘어갑니다.

군형법 제62조에서 말하는 가혹행위라 함은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바, 이 경우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그 피해자의 지위, 처한 상황, 그 행위의 목적,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결과 등 구체적 사정을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이 조항은 가혹행위를 두 가지로 나눠 형을 달리 정합니다. 직권을 남용해 가혹행위를 한 경우(제1항)는 5년 이하의 징역, 직권까지는 없더라도 위력을 행사해 가혹행위를 한 경우(제2항)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칩니다. 같은 얼차려라도 행위자가 실제로 어떤 지위에서, 어떤 권한을 근거로 시켰는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얼차려가 규정을 벗어나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준 정도라면, 군형법 제62조의 가혹행위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2. 분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직권남용이 되려면, 애초에 남용할 ‘직권’이 있어야 합니다.

직권남용의 형이 더 무거운 이유는 단순합니다. 조직이 부여한 권한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위계 관계를 악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직권’을 아무렇게나 인정하지 않습니다.

군형법 제62조 소정의 직권남용이란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정당한 한도를 넘어 그 권한을 위법하게 행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아무런 직권을 가지지 않는 자의 행위 또는 자기의 직권과 관계 없는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5. 14. 선고 84도1045 판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당직대 조장이 당직 근무를 마친 뒤 내무반에 들어와 개인적인 이유로 하급자에게 기합을 준 사안을 두고, 이는 당직조장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사적 제재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분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상 군기훈련을 집행할 수 있는 사람은 지휘관의 명령을 받은 장교·준사관·부사관이고, 병 계급의 분대장은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가 개인적으로 시킨 얼차려는 애초에 남용할 직권 자체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물론 분대장이 하사 이상 부사관으로서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실제로 군기훈련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때는 실제로 직권을 가진 상태에서 그 한도를 넘겼는지가 쟁점이 되고, 시간·방법이 규정을 크게 벗어났다면 직권남용가혹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분대장이 시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고, 그 분대장이 실제로 어떤 근거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가 먼저 확인돼야 합니다.

직권남용이 되려면 남용할 직권이 실제로 있어야 하고, 정식 지휘 라인 밖에 있는 분대장의 사적 얼차려는 오히려 직권남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3. 직권이 없어도 위력행사가혹행위나 강요로 처벌됩니다

직권남용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적용 조항이 바뀔 뿐입니다.

직권남용가혹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군형법 제62조 제2항은 직권이 없더라도 선임·고참이라는 사실상의 위력을 이용해 가혹행위를 한 경우를 별도로 처벌합니다. 병 계급 분대장이 시킨 얼차려도 상당수는 이 조항, 즉 위력행사가혹행위로 의율됩니다.

실제로 2026년 2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분대장이 후임에게 얼차려성 기합을 주고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한 사건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근무 시간이 아닌 자유시간에 벌어졌고,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사적 제재에 가깝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행위를 위력행사가혹행위와 모욕죄로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직권남용은 빠져나갔지만, 다른 죄명으로는 처벌을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군형법이 아니라 형법이 함께 적용되기도 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하기 싫은 얼차려·기합을 강제로 시켰다면 형법 제324조 강요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손이나 발이 오간 정도라면 형법 제260조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가 함께 검토됩니다. 결국 ‘직권남용이냐 아니냐’는 형이 무거워지는 유일한 갈림길이 아니라, 여러 갈림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직권남용이 아니라고 해서 처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력행사가혹행위·강요·폭행 등 다른 조항으로 옮겨갈 뿐입니다.


4. 형량은 직권의 유무와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얼차려도 적용 조항에 따라 벌금 상한이 최소 700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까지 벌어집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형량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실제로 군기훈련을 집행할 직권이 있는 사람이 그 한도를 넘겨 가혹행위를 했다면 군형법 제62조 제1항 직권남용가혹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직권 없이 선임의 지위나 사실상의 영향력만으로 가혹행위를 했다면 같은 조 제2항 위력행사가혹행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칩니다.

반면 얼차려를 거부하는 후임을 폭행·협박으로 강제로 시켰다면 형법상 강요죄가 적용될 수 있고, 이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 상한만 보면 오히려 위력행사가혹행위보다 무겁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강요했다면 형법 제324조 제2항이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즉 ‘직권남용이라 형이 무겁다’는 도식은 절반만 맞습니다. 직권을 가진 사람이 그 한도를 넘긴 경우에는 맞는 말이지만, 직권 없는 병 분대장이 위력이나 폭행·협박으로 얼차려를 강제한 경우에는 오히려 강요죄가 위력행사가혹행위보다 무겁게 적용될 수 있어, 결국 어떤 죄명으로 의율되는지가 형량을 좌우합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확보해 둔 증거가 직권남용인지 위력행사인지를 가르는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군 내 가혹행위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소속 부대의 군사경찰(헌병) 신고 또는 관할 경찰서(전역 후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 ②가해자·피해자·목격자 조사 → ③군검찰 또는 관할 검찰청(수원지방검찰청 등)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군사법원 또는 관할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재판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역 신분인 동안 벌어진 사건은 군사법원이, 전역 후 문제가 불거진 사건은 일반 법원이 관할하는 경우가 많아 신고 시점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얼차려·가혹행위를 당했거나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얼차려를 시킨 사람이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정식으로 집행하는 위치에 있었는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시킨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2. 얼차려의 시간·방법·장소가 군기훈련 시행령이 정한 한도(1일 2시간 이내, 인권침해 소지 없는 방법)를 벗어났는지 기록·진술로 정리합니다.

  3. 당시 상황을 목격한 동료의 진술, 문자·카카오톡 대화,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군형법·형법 양쪽에 밝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어떤 조항으로 다퉈야 유리한지, 형사 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징계·인사 조치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군대 내 얼차려·가혹행위 문제는 ‘어차피 같은 부대에서 계속 봐야 하는 사이’라는 부담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차려를 당한 병사 입장에서는 신고 이후 부대 생활이 더 힘들어질까 걱정하느라 신고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방법을 특정할 증거는 흐려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얼차려를 시킨 분대장·선임 입장에서도 “군기 잡으려고 규정대로 한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휘관의 명령이 있었는지, 시간·방법이 규정 안에 있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저는 군형법·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 얽힌 사건에서 얼차려를 당한 병사 쪽과, 반대로 지휘 책임을 추궁받는 간부·선임병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조항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같은 얼차려라도 직권의 유무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대장이 병 계급인데도 얼차려를 시키면 무조건 위법인가요?

A.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상 군기훈련을 집행할 수 있는 사람은 지휘관의 명령을 받은 장교·준사관·부사관이므로, 병 계급 분대장이 지휘관 명령 없이 개인적으로 시킨 얼차려는 정식 군기훈련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내용에 따라 위력행사가혹행위 등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얼차려 시간이 규정보다 길었던 것만으로도 처벌되나요?

A. 시간 초과 하나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행령이 정한 1일 2시간 한도를 크게 넘기고 인권침해 소지가 있었다면 가혹행위 판단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지위·목적·경위·결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Q. 저는 부사관인 분대장인데, 이 경우는 병 분대장과 다른가요?

A. 다릅니다. 부사관 분대장이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정식으로 군기훈련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실제 직권을 가진 상태이므로, 그 한도를 넘긴 경우 직권남용가혹행위(5년 이하 징역)가 문제될 수 있어 오히려 병 분대장보다 불리할 수 있습니다.

Q. 얼차려를 준 사람이 처벌받으면 저(피해자)도 따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고, 형사 절차에서 확보된 조사 기록이 민사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가해자로 지목됐는데 부대에서 먼저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징계 절차와 형사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사실관계 판단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징계위원회 진술 전에 직권 유무, 시간·방법의 정도 같은 형사 쟁점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얼차려 도중 다쳤다면 어떤 죄가 추가되나요?

A. 상해 결과가 발생하면 군형법 또는 형법상 가혹행위·폭행 관련 조항과 함께 상해죄가 함께 검토되고, 상해 정도가 중할수록 형량과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Q. 전역한 뒤에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현역 중 발생한 사건이라도 신고·고소 시점, 사건의 성격에 따라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 중 어느 쪽이 관할하는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점별로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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