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휴가나 외출 후 복귀가 며칠 늦어졌다는 이유로 헌병대(군사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그것이 ‘무단이탈’인지 ‘군무이탈’인지를 두고 당사자와 가족분들이 혼란스러워하시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장병과 가족분들 중에는 “며칠 안에 알아서 돌아갈 생각이었으니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가 시작되면 “원래 돌아올 생각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죄명이 더 무거운 군무이탈로 다뤄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군무이탈죄가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이면서도, 무단으로 부대를 이탈한 사실만 확인되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죄명 하나 차이로 벌금형과 실형 수준의 처벌이 갈리는 만큼, 두 죄의 경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무단이탈과 군무이탈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두 죄를 가르는 기준과 형량 차이,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됐을 때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무단이탈과 군무이탈은 근거 조문부터 완전히 다른 범죄입니다
무단이탈은 군형법 제79조, 군무이탈은 제30조로 처벌 근거 자체가 나뉩니다.
군형법은 부대를 이탈하는 행위를 두 개의 조문으로 나눠 규율합니다. 제79조는 허가 없이 근무장소 또는 지정장소를 일시적으로 이탈하거나 지정한 시간까지 지정한 장소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을 무단이탈로 처벌하고, 제30조는 군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부대 또는 직무를 이탈한 사람을 군무이탈로 처벌합니다.
조문만 보면 둘 다 “허락 없이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관계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 무단이탈은 이탈이라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되는 반면, 군무이탈은 이탈이라는 행위에 더해 군무를 기피하겠다는 목적, 즉 아예 복귀하지 않거나 병역의무 자체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입니다.
실무에서는 휴가·외출 후 하루이틀 늦게 복귀한 사안 대부분이 무단이탈로 처리되지만, 복귀 시점을 특정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잠적하거나 애초에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정황이 드러나면 같은 “늦은 복귀”라도 군무이탈로 의율이 바뀝니다.
무단이탈과 군무이탈은 같은 “허락 없는 이탈”이라도 근거 조문과 성립요건이 전혀 다른 별개의 범죄입니다.
2. 두 죄를 가르는 핵심은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있었는지입니다
군무이탈죄는 목적범이지만, 무단이탈 사실만 확인되면 그 목적이 사실상 추정됩니다.
군무이탈죄가 성립하려면 검찰이 피고인에게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별도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목적범은 행위 자체 외에 행위자의 특정한 의도까지 입증돼야 하므로, 이론상으로는 국가 쪽의 입증 부담이 가벼운 범죄가 아닙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목적의 증명 방식에 관해 실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군형법 제30조의 군무이탈죄는 군무를 기피할 목적이 있음을 요하는 목적범이지만, 군인이 소속 부대에서 무단이탈하였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에게 군무기피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도2067 판결).
즉 검찰이 목적을 적극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무단으로 부대를 이탈한 사실 자체가 확인되면 일단 군무기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취급되고,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은 오히려 이탈한 군인 쪽에서 소명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같은 취지의 대법원 1986. 2. 11. 선고 85도2674 판결, 1995. 7. 11. 선고 95도910 판결도 이 추정 법리를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군무이탈죄는 이론상 목적범이지만, 실무에서는 무단이탈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군무기피 목적이 추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3. “도망갈 생각은 없었다”는 항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추정을 뒤집으려면 이탈 기간, 복귀 시도, 이탈 중 행적 같은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앞서 본 추정 법리 때문에, 실무에서는 “처음부터 돌아올 생각이었다”는 진술만으로는 군무이탈 혐의를 벗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이탈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이탈 중 복귀를 시도하거나 가족·부대와 연락을 유지했는지, 소지품을 챙겨 나갔는지, 자진해서 복귀하거나 자수했는지와 같은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목적 유무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1993. 6. 8. 선고 93도766 판결에서는 국군보안사령부의 정치사찰을 폭로하겠다는 명목으로 부대를 이탈한 군인이 “군무기피 목적이 아니라 양심선언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 동기가 이탈에 이르게 된 여러 사정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보아 군무이탈죄를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나름의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목적 자체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군형법 제30조 제2항은 이미 부대나 직무에서 이탈된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당한 기간 내에 복귀하지 않은 경우도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적 없이 늦게 복귀한 무단이탈로 시작했더라도, 복귀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고 그 사이 정당한 사유를 소명하지 못하면 군무이탈로 죄명이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단이탈로 시작된 사안이라도 이탈이 길어지고 복귀 노력을 소명하지 못하면 군무이탈로 평가가 바뀔 수 있습니다.
4. 형량 차이는 벌금형과 실형 수준을 가르는 만큼 큽니다
무단이탈은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군무이탈은 원칙적으로 1년 이상의 징역이 예정돼 있습니다.
군형법 제79조의 무단이탈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초범이고 이탈 기간이 짧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군형법 제30조의 군무이탈죄는 상황별로 형량이 훨씬 무겁게 규정돼 있습니다. 평시 일반적인 경우라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이라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적전(敵前)인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무단이탈과 달리 군무이탈에는 벌금형 자체가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무단이탈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거나, 이탈 후 장기간 방치돼 사실상 복귀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면, 검찰은 처음부터 군무이탈로 의율해 기소할 수 있습니다. 죄명 하나 차이가 벌금형과 실형 수준의 처벌을 가르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탈 경위를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수사는 소속 부대 군사경찰에서 시작되고, 기소되면 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받습니다.
무단이탈이든 군무이탈이든 사건은 통상 ①소속 부대 군사경찰(옛 헌병)의 내사·수사 개시 → ②관할 군검찰의 수사 및 처분(경미한 무단이탈은 약식명령이나 불기소로 종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③기소되면 국방부장관 소속 지역군사법원의 1심 재판 → ④항소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면서, 항소심은 민간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하게 됐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지휘계통의 징계도 함께 검토됩니다. 과거에는 영창 처분이 흔했지만 2020년 8월 영창제도가 폐지된 뒤로는 강등·군기교육·감봉·근신 등으로 징계 수위가 나뉘어, 형사 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탈 시점과 복귀 시점, 그 사이의 행적(이동 경로·숙박 여부·연락 내역)을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복귀 의사를 뒷받침할 자료(가족·동료와의 통화·문자, 자진 복귀 정황, 소지품 등)를 확보합니다.
이탈 사유가 정당한 사유(질병·사고 등)에 해당하는지, 이를 뒷받침할 진단서·증빙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단이탈·군무이탈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애초에 무단이탈 수준에서 정리될 사안이 군무이탈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단이탈이나 군무이탈로 조사를 받게 되면, “곧 해명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며칠 늦게 복귀해 무단이탈로 조사받는 장병 입장에서는, 애초에 군무기피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군무이탈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길입니다.
반대로 실제로는 복귀할 생각 없이 오래 이탈했다가 뒤늦게 조사받게 된 장병 입장에서도, 이탈 경위와 그 사이의 사정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형량을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일단 부인하고 보자”는 대응은 앞서 본 추정 법리 앞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단순 지각성 무단이탈 사안부터 군무기피 목적이 쟁점이 되는 군무이탈 사건까지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자료 정리와 법리 구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죄명이 무단이탈로 남을지 군무이탈로 확대될지는 초기 대응에서 갈립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루이틀 늦게 복귀해도 군무이탈이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무단이탈(군형법 제79조)에 해당합니다. 다만 무단이탈 사실만 확인되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군무기피 목적이 추정되므로, 복귀가 늦어진 경위를 소명할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처음부터 돌아올 생각이었다”고 말하면 인정되나요?
A.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복귀 시도 정황, 이동 경로, 소지품, 가족·부대와의 연락 여부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돼야 목적 없음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Q. 무단이탈로 조사받다가 군무이탈로 죄명이 바뀔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형법 제30조 제2항은 이탈된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당한 기간 내 복귀하지 않은 경우도 군무이탈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이탈이 길어지면 죄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Q. 무단이탈은 벌금형만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형법 제79조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규정하고 있어 사안이 경미하면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군무이탈은 벌금형 자체가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Q. 자진해서 복귀하거나 자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처벌 자체를 면제하지는 않지만, 자진 복귀·자수 경위는 군무기피 목적 판단과 이후 양형 모두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조사받는 중에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나요?
A. 예. 무단이탈로 남을지 군무이탈로 확대될지가 초기 진술 단계에서 사실상 갈리는 경우가 많아, 군사경찰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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