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에서 서로 야한 대화했는데 저만 고소당했어요
랜덤채팅에서 서로 야한 대화했는데 저만 고소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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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랜덤채팅에서 서로 야한 대화했는데 저만 고소당했어요 

김강희 변호사


랜덤채팅에서 서로 야한 대화했는데 저만 고소당했어요


사건 개요


랜덤채팅 앱에서 만난 상대와 몇 시간이고 야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먼저 짓궂은 말을 건넨 쪽이 누구인지 굳이 따지지 않을 만큼, 대화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경찰서에서 출석요구 연락이 옵니다. 상대가 그 대화방을 캡처해 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고소했다는 것입니다. "분명 둘 다 즐기면서 주고받은 대화인데 왜 나만 고소를 당했을까", "상대는 아무 처벌도 안 받는 걸까"라는 의문과 억울함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실제 상담을 해 보면 이런 사건에는 몇 가지 공통된 배경이 있습니다. 고소인이 제출한 캡처가 대화 전체가 아니라 본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한 경우가 많고, 짧은 기간에 여러 명을 상대로 비슷한 방식의 고소를 반복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어차피 대화한 건 사실이니 처벌은 피할 수 없겠지"라고 단정하고 조사에 임하면, 실제로는 다툴 여지가 있는 부분까지 스스로 인정해 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화가 쌍방적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쌍방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목적'과 '성적 수치심' 판단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이 사실을 법정에서 의미 있게 쓰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요건별로 나눠 증거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는 ①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②전화·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하여 ③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글·영상 등을 ④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것을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크게 두 곳입니다.

첫째, 목적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이 목적의 유무를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대화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 공세가 아니라 상대방도 계속해서 화답하며 이어 갔다면, 그 경위와 태양은 처음부터 요건 판단에 들어갑니다.

둘째, 성적 수치심·혐오감 요건입니다. 같은 판례는 이를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그 유발 여부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고소인 개인이 사후에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한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대화가 벌어진 경위 전체를 놓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습니다. 나아가 이 죄는 2013년 개정으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되어, 고소를 취소하거나 합의를 해도 검사의 공소권 자체가 자동으로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합의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했다가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대화 전체 맥락으로 '목적'과 '수치심' 요건을 다시 짜기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수사기관에 제출된 캡처가 대화의 전부인지 여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를 구성합니다.

1) 발췌본이 아닌 대화 전체 기록을 확보합니다.

고소인이 제출한 캡처는 통상 자신에게 유리한 구간만 잘라낸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앱 자체 대화 저장 기능, 의뢰인의 휴대전화에 남은 원본 캡처, 필요하면 수사기관을 통한 통신사·앱 운영사 자료 확인 요청 등으로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복원합니다. 누가 먼저 성적인 표현을 꺼냈는지, 상대가 이를 회피하지 않고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맞장구쳤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드러나면, 고소장의 일방적 서술과 실제 정황 사이의 간극이 분명해집니다.

2) 목적 요건을 판례가 제시한 항목별로 짚어 반박합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관계,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을 하나씩 대화 기록에 대입합니다. 처음 만난 경위가 랜덤채팅이라는 앱의 성격(익명·성인 인증 기반 대화방 등)과 결부되어 있는지, 상대가 스스로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며 대화를 주도한 구간이 있는지를 정리하면, '자기 또는 상대방의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이 의뢰인 한쪽에만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3) 성적 수치심 요건을 사회평균인 기준으로 재구성합니다.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고소인 개인의 사후 진술이 아니라 같은 성별·연령대 평균인을 기준으로 한 객관적 평가입니다. 상대가 대화 도중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대화를 끊은 적이 없고 오히려 스스로 표현 수위를 높인 구간이 있었다면, 그 대화가 평균적으로 '인격적 수치심'을 일으킬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방향의 의견서를 작성해 수사·재판 단계에서 제출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소인의 고소 패턴과 절차 대응을 함께 살피기


대화 내용만큼이나 '왜 나만 고소당했는가'라는 정황도 방어의 재료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반복 고소 정황을 확인합니다.

성인 대상 채팅 앱에서 유사한 방식의 대화를 여러 상대와 이어 가다가, 짧은 기간에 다수를 상대로 같은 유형의 고소를 반복하는 사례가 실제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고소 경위나 진술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반복 고소·합의금 요구 정황이 함께 드러나면 고소인이 실제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이런 정황이 뚜렷하면 무고 문제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2) 비친고죄라는 전제 위에서 대응 시점을 설계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죄는 고소가 취소돼도 처벌이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의만 하면 된다"며 대응을 늦추기보다, 조사 초기부터 의견서·자료 제출을 병행하면서 필요하다면 합의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기소유예나 양형에서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그것만으로 절차 전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전제를 분명히 두고 움직입니다.

3) 조사 전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목적·수치심 요건을 어떤 근거로 다툴지 사전에 정리하지 않으면, 당황한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을 남기기 쉽습니다. 출석 전에 대화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자료와 진술 방향을 함께 준비해, 조사 과정에서 일관된 답변이 나오도록 합니다.


결론


랜덤채팅에서 오간 대화가 쌍방적이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게 해 주는 마법의 열쇠는 아닙니다. 하지만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요구하는 '목적'과 '성적 수치심' 요건이 애초에 대화의 경위와 태양, 상대방의 반응을 종합해서 판단되는 요건인 이상, 그 쌍방성을 어떻게 증거로 남기고 요건별로 풀어내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발췌된 캡처 몇 장이 사건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출석 통지를 받았다면 그 캡처가 대화의 전부인지부터 확인하고, 목적·수치심 요건과 고소 경위를 함께 짚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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