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 대리권을 준 적이 없는데도, 그 사람과 계약한 상대방에게 갑자기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대리권을 수여하지 않았더라도, 제3자에게 '이 사람에게 대리권을 줬다'고 표시한 사실만으로도 본인이 계약 책임을 지는 민법상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함이나 명함 사용을 눈감아준 것, 위임장을 건네준 것만으로도 이 표시로 인정될 수 있어 파장이 작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리권수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가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상대방의 선의·무과실은 어떻게 판단되는지, 본인이 예상치 못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둬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리권수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 — 대리권이 없어도 책임지는 이유
계약은 원칙적으로 본인 스스로 하거나, 본인에게서 실제로 대리권을 받은 사람이 대신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민법 제130조는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고 정해, 무권대리 행위의 책임을 원칙적으로 그 행위를 한 사람에게만 묻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본인이 제3자에게 '이 사람에게 대리권을 주었다'는 취지를 표시한 경우라면, 실제로는 대리권을 준 적이 없더라도 그 표시를 믿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본인이 계약 책임을 지도록 한 것입니다.
이 제도가 민법 제125조가 정한 대리권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입니다. 조문은 "제삼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삼자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정하면서, "제삼자가 대리권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민법 제125조가 정하는 표현대리는 본인과 대리행위를 한 자 사이의 기본적인 법률관계의 성질이나 효력 유무와는 직접 관계없이, 본인이 그 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제3자에게 한 경우에 성립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53762 판결). 즉 실제 위임계약이 무효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표시라는 외형만 갖춰지면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거래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대리권 유무를 상대방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본인 스스로 '이 사람이 내 대리인'이라고 밝혀 놓고도 나중에 '사실은 대리권을 준 적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도록 두면 거래 안전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본인은 무권대리인이 한 행위에 대해 마치 정식으로 대리권을 준 것과 같은 책임을 지게 되고, 무권대리인을 상대로 한 구상 문제는 본인과 그 사람 사이에서 별도로 정리해야 할 몫으로 남습니다.
대리권수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본인이 실제로 대리권을 준 적이 없어도, 대리권을 주었다는 표시 자체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의 유권대리와 구별된다.
표시란 무엇인가 — 직함·명칭 사용을 승낙만 해도 인정된다
대리권수여표시가 반드시 "대리권을 드립니다"라는 명시적 말이나 문서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대리권 수여의 표시는 반드시 대리권 또는 대리인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대리권을 추단할 수 있는 직함이나 명칭 등의 사용을 승낙하거나 묵인한 경우에도 대리권수여의 표시가 있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53762 판결). 이 사건에서는 호텔·골프장 운영자가 특정 업체를 자신의 '판매점', '총대리점', '연락사무소'라는 명칭으로 소개하는 안내책자 발간을 승낙하거나 묵인한 사실만으로 표현대리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유형은 위임장 교부, 회사 명함이나 직함 부여, 인감 또는 인감증명서 교부, 사업장·계좌의 공동 사용 승낙 등입니다. 다만 어느 하나만 있다고 곧바로 표시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그 문서나 명칭이 대외적으로 어떻게 쓰일지 알면서도 방치했는지, 상대방이 그것을 보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실제로 갖춰졌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예컨대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준 사실 자체는 부동산 매매나 등기신청 등 다른 목적으로도 흔히 쓰이므로, 그것만으로 어떤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위임장의 문언이 특정 업무로 한정돼 있다면 그 범위를 벗어난 행위까지 표시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표시로 인정되기 쉬운 사례 — 특정 업무 범위를 적은 위임장 교부, 직함·명칭 사용의 명시적 승낙, 회사 명의 명함·직인 발급 후 대외 활동 묵인.
단독으로는 부족하기 쉬운 사례 — 다른 목적의 인감증명서만 발급, 과거 한 차례 심부름을 시킨 사실만 있는 경우.
확인 포인트 — 본인이 그 명칭·문서가 대외 거래에 쓰일 것을 알았는지, 알고도 이의 없이 방치했는지.
대리권수여표시는 '대리인'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대리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직함·명칭 사용을 본인이 승낙하거나 묵인했는지로 판단한다.
상대방의 선의·무과실 — 표현대리가 막히는 지점
민법 제125조 단서는 "제삼자가 대리권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판례는 이를 상대방의 선의(대리권 없음을 몰랐음)만으로는 부족하고 무과실(몰랐던 데 과실이 없어야 함)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125조·제126조·제129조가 정한 표현대리 모두에 공통으로, 대리행위의 상대방이 실제로는 대리권이 없다는 점에 대해 선의일 뿐 아니라 무과실이어야 본인에게 책임이 귀속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56392 판결). 이 판단은 계약을 체결하던 당시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며, 계약 이후에 서류가 보완됐다는 사정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실제 사건을 보면 그 기준이 꽤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위 판결에서는 본인이 상대방의 대리인이라 자칭하는 사람에게 부동산처분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건네준 사실이 있었는데도, 상대방이 공인중개사를 거쳐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인에게 직접 대리권 존부를 확인하는 등 마땅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표현대리의 성립이 부정됐습니다.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라는, 언뜻 보면 대리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갖춰져 있었는데도 결론이 뒤집힌 것입니다. 상대방이 본인에게 전화 한 통, 확인서 한 장만 받아뒀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실무적 시사점이 큽니다.
결국 상대방이 계약 금액이 크거나 거래 유형이 이례적일수록, 위임장이나 명함만 믿지 말고 본인에게 직접 대리권 존부와 범위를 확인해야 무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본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이런 확인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을 입증할수록 표현대리 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깁니다. 계약 체결 경위, 위임장의 형식과 구체성, 거래 규모, 업계 관행 등이 모두 과실 유무를 가리는 판단 자료가 됩니다.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은 대리권 없음을 몰랐던 것만으로 부족하고, 몰랐던 데 과실도 없어야 한다 — 이 판단은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표시된 범위를 벗어나면 별개 문제 — 125조의 한계
민법 제125조는 "그 대리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법률행위에 한해 본인이 책임진다고 정합니다. 본인이 특정 업무에 대해서만 대리권을 준다고 표시했다면, 그 표시된 범위를 벗어난 거래까지 당연히 본인 책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물건 판매를 맡긴다"는 취지만 표시했는데 상대방이 그 사람과 본인 명의의 대출계약이나 부동산 처분계약을 체결했다면, 이는 애초에 표시된 범위 밖의 행위여서 제125조의 표현대리로 곧바로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에서는 표시된 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보아, 그 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민법 제126조가 정한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로 별도 검토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대리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4다214297 판결). 표시된 범위 안인지, 그 범위를 넘은 것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판단 기준 자체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표시된 범위 안의 거래인지, 그 범위를 넘은 거래인지에 따라 민법 제125조와 제126조 중 어느 쪽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갈린다.
125조·126조·129조 — 겉모습은 비슷해도 요건은 다른 세 유형
표현대리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민법은 세 가지 유형을 서로 다른 조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25조는 본인이 애초에 대리권을 준 적이 없는데 대리권을 주었다는 표시만 한 경우이고, 제126조는 대리인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대리권은 있었지만 그 권한을 넘어선 행위를 한 경우, 제129조는 원래 대리권이 있었으나 이미 소멸한 뒤에도 상대방이 그 사실을 모른 채 거래한 경우입니다. 세 유형 모두 상대방을 보호해 본인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결론은 같지만, 본인이 애초에 무엇을 표시했는지, 대리인에게 기본대리권이 있었는지, 대리권이 언제 어떻게 소멸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집니다.
제125조(대리권수여의 표시) — 애초에 대리권을 준 적 없음, 대리권을 주었다는 표시만 있었던 경우.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 일정한 기본대리권은 있었으나 그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한 경우.
제129조(대리권소멸 후의 표현대리) — 원래 대리권이 있었으나 이미 소멸했는데 상대방이 이를 몰랐던 경우.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다투는 쟁점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125조 사건에서는 '표시가 있었는지, 그 표시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고, 제126조 사건에서는 '기본대리권의 존재와 상대방이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제129조 사건에서는 '대리권이 언제 소멸했고 그 사실을 상대방이 알았는지, 과실로 몰랐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자신의 사안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가려야 어떤 사실관계를 준비하고 입증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함정 — 위임장·직함·명함을 내줄 때
계약 대리인을 세울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위임장이나 직함을 내주면서 그 사용 범위나 기간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 우리 회사 영업을 맡깁니다" 정도의 포괄적인 문구만 적은 위임장은, 나중에 그 사람이 위임장에 적힌 범위를 넘는 계약을 체결했을 때 본인이 "그런 계약까지 맡긴 적 없다"고 항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 위임장의 문언만으로도 충분히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함이나 명함을 내주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식 직원이 아닌 사람에게 "이사", "지사장", "총괄팀장" 같은 직함이 적힌 명함을 만들어 주고 대외 활동을 하도록 눈감아 준 뒤, 그 사람이 회사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면 회사가 표현대리 책임을 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앞서 본 판례에서도 판매점·총대리점·연락사무소라는 명칭 사용을 승낙 또는 묵인한 사실만으로 표현대리 성립 여지를 인정했다는 점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 체결권한이 없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그런 오해를 살 만한 명칭이나 문서를 내주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위임장을 특정 목적으로만 작성해 내줬는데 상대방이 그 사본을 다른 거래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임장 원본을 회수하지 않고 사본이 계속 돌아다니게 방치하면, 상대방이 위임장 문언과 무관하게 여전히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사정이 남게 됩니다. 특정 업무가 끝났다면 위임장 원본을 반드시 회수하고, 원본 회수가 어렵다면 상대방이나 거래 관계자에게 대리권이 종료됐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알려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인이 책임을 피하려면 — 표시를 좁히고 철회를 알려야 한다
표현대리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애초에 대리권을 준다는 인상을 주는 표시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미 위임장이나 직함을 내준 상태라면 그 범위를 서면으로 명확히 한정해 두는 것이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부동산 매도 협의만 위임하고 대금 수령이나 계약 체결 권한은 제외한다"는 식으로 위임장에 제외 범위를 명시하면, 상대방이 그 범위를 넘는 행위까지 믿었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집니다. 위임장 문언이 구체적일수록 표시의 범위도 좁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리권을 회수하거나 위임 관계를 끝냈다면, 그 사실을 상대방이 될 만한 거래처나 관계 기관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위임장 원본 회수, 인감·직인 회수, 명함이나 사업자 관련 서류 반납 요구는 물론, 필요하다면 거래처에 대리권 종료 사실을 통지하는 서면을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통지 없이 방치하면 상대방이 대리권 소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할 여지가 남아, 이번에는 제129조가 정한 대리권소멸 후의 표현대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 상대방 입장이라면, 상대방이 내미는 위임장이나 명함만 보고 안심하지 말고 본인에게 직접 연락해 대리권의 존재와 범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금액이 크거나 처음 거래하는 상대라면 이 확인 절차를 생략한 채 진행했다가 나중에 본인이 대리권을 부인하면, 앞서 본 판례처럼 상대방의 과실이 인정돼 표현대리 책임 자체를 묻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표시를 이미 했다면 범위를 서면으로 좁혀 두고, 위임 관계가 끝났다면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이 표현대리 책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리권을 준 적이 전혀 없는데도 계약 책임을 져야 하나요?
A. 본인이 제3자에게 그 사람에게 대리권을 주었다는 취지를 표시했고, 상대방이 그 표시를 믿은 데 과실이 없었다면 민법 제125조에 따라 실제 대리권 유무와 무관하게 표시된 범위 안에서 계약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Q. 인감증명서만 발급해 줬는데도 표현대리 책임을 지나요?
A. 인감증명서는 부동산 등기나 각종 신고 등 다른 목적으로도 흔히 쓰이므로, 그것만으로 특정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 시각입니다. 다만 위임장이나 다른 정황과 함께 교부됐다면 표시로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Q. 직원에게 명함만 만들어줬는데 그 직원이 마음대로 계약을 체결했다면요?
A. 그 직함이 사회통념상 대리권을 추단할 수 있는 명칭이고 회사가 대외 활동을 승낙하거나 묵인했다면 표현대리가 성립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그 직함만 믿고 통상적인 확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면 상대방의 과실이 인정돼 책임이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Q. 위임장에 적힌 범위를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표시된 범위를 벗어난 행위에는 민법 제125조가 곧바로 적용되지 않고, 그 기본대리권을 넘어선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민법 제126조에 따라 별도로 판단하게 됩니다.
Q. 대리권을 이미 회수했는데도 상대방이 몰랐다고 주장하면요?
A. 대리권 소멸 사실을 상대방에게 통지하지 않았거나 위임장·인감 등을 회수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상대방이 과실 없이 몰랐다고 인정될 경우 민법 제129조에 따른 대리권소멸 후의 표현대리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소멸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표현대리가 인정되면 무권대리인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나요?
A. 표현대리로 본인이 계약 책임을 지더라도, 본인과 무권대리인 사이의 내부 관계에서는 별개로 구상이나 손해배상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예상치 못한 책임을 졌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상대로 한 책임 추궁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대리권수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실제로 대리권을 준 적이 없어도, 그렇게 보이도록 표시하거나 방치한 이상 그 결과를 본인이 떠안게 되는 제도입니다. 위임장 문언, 직함·명칭 사용의 승낙 여부, 상대방이 확인 절차를 얼마나 거쳤는지가 모두 책임 유무를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반대로 상대방 입장에서도 위임장이나 명함만 보고 안심하기보다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위임장이나 직함을 내준 상태에서 예상 밖의 계약이 체결돼 분쟁이 생겼다면, 표시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었는지를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변호사와 함께 위임장의 문언, 거래 경위, 상대방의 확인 절차 여부를 정리해 대응 방향을 정하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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