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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불송치] 기억이 없다면 준강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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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불송치] 기억이 없다면 준강간일까? 

최봉균 변호사

불송치

※ 사건 관련 문서는 의뢰인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게시합니다.

술을 마신 뒤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이른바 ‘블랙아웃’ 사건에서는 기억의 단절과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구분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준강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술자리에서 알게 된 고소인과 함께 숙박업소에 들어가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고소인은 다음 날 일부 장면만 희미하게 기억날 뿐 성관계 과정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뢰인을 준강간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의뢰인은 고소인과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누었고 상호 동의 아래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소인이 술과 수면제를 함께 복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뢰인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2. 적극적인 소명

본 변호사는 고소인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기억의 형성만 중단되는 블랙아웃과 의사결정 및 저항이 불가능한 항거불능 상태는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중심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고소인의 처방 내역과 진술을 확인한 결과, 고소인은 수면제에 내성이 생겨 당시 통상적인 복용량의 약 4배에 가까운 양을 임의로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술과 수면제를 함께 복용하면 외관상 대화하거나 행동하더라도 이후 그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고소인이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사실이나 복용량을 알지 못했고, 이를 먹도록 권유하거나 제공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숙박업소로 이동하면서 나눈 대화, 고소인이 직접 한 행동과 사건 전후 메시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고소인이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소명하였습니다.

다만 고소인이 일부 행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화 내용과 행동의 목적성, 의뢰인이 인식한 고소인의 상태 및 성관계 전후의 구체적인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3. 결과

수사기관은 고소인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도한 수면제 복용과 음주의 결합으로 인한 블랙아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고소인이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과 의뢰인이 그러한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다는 점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준강간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준강간 사건에서는 단순히 “기억이 있다” 또는 “기억이 없다”는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음주량과 약물 복용 내역, 행동 능력, 사건 전후 대화 및 피의자가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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