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관련 문서는 의뢰인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게시합니다.
운동 자세를 교정하려면 회원의 신체에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접촉 부위가 엉덩이나 가슴 주변, 허벅지 안쪽이라면 정상적인 운동 지도였는지, 성적 의도가 있는 추행이었는지를 두고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세 교정을 명목으로 여성 회원의 신체를 반복적으로 만졌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수업 영상과 기존 지도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여 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사건개요
의뢰인은 헬스장에서 회원들의 자세와 재활운동을 지도하던 트레이너였습니다. 고소인은 의뢰인에게 수개월 동안 개인수업을 받은 여성 회원이었습니다.
고소인은 의뢰인이 스쿼트와 하체운동을 지도하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을 반복적으로 만지고, 상체운동 중에는 가슴 부위에 손을 대는 등 자세 교정을 빙자하여 자신을 추행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신체접촉 자체를 모두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골반쪽과, 허벅지 바깥쪽, 겨드랑이에 힘이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등 상체 정렬을 교정하기 위한 접촉은 있었지만, 성적인 의도로 민감한 부위를 만진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운동 지도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는 만큼, 단순히 “수업 중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2. 적극적인 소명
본 변호인은 고소인이 문제 삼은 각 수업의 종목과 교정 목적, 접촉 부위 및 지속시간을 수업별로 나누어 분석하였습니다.
먼저 헬스장 CCTV와 촬영된 수업 영상을 확보하였습니다. 영상에서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교정할 부위와 동작을 말로 설명한 후 손끝이나 손바닥을 이용하여 골반과 허벅지 주변의 방향을 짧게 잡아주고 있었습니다. 손을 특정 부위에 오래 머무르게 하거나 쓸어내리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고소인이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한 장면도 자세히 확인하였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가슴 자체가 아니라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동작을 교정하기 위해 겨드랑이와 쇄골 아래쪽 방향을 짚어주고 있었습니다.
기존 수업의 흐름도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이전부터 고소인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신체 정렬을 지도해 왔고, 고소인은 수업 과정이나 종료 후 접촉이 불편하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다음 수업을 예약해 왔습니다. 수업 후 운동 효과와 자세 변화에 관한 메시지도 주고받았습니다.
물론 이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접촉에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독립적인 근거로 내세우기보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접촉의 방법과 당시 수업 영상 및 전후 대화가 서로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정황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의뢰인의 다른 수업자료도 함께 확인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여성 회원에게만 특정한 방식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남녀 회원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운동에서는 유사한 위치와 방법으로 자세를 교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회원들과 동료 트레이너들도 해당 지도 방식이 특정 회원을 대상으로 한 예외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다른 회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고소인의 감정이나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성별이나 회원에 따라 접촉 방법을 달리하지 않았고, 일관된 운동 지도 방식이 사용되었다는 점은 의뢰인에게 성적인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었습니다.
본 변호인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고소인이 지목한 장면마다 손의 위치, 접촉 시간, 운동 동작 및 교정 목적을 표로 정리하여 의견서와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3. 결과
수사기관은 운동 지도 과정에서 일정한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CCTV와 수업 영상에서 확인되는 접촉의 위치와 방법이 고소인의 진술과 일부 차이가 있고, 각 접촉이 운동 동작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짧게 이루어진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남녀 회원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운동을 지도해 왔고, 접촉 전후로 교정할 근육과 자세를 설명한 점, 특정 부위를 불필요하게 반복해서 만지거나 성적인 언행을 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은 제출된 자료만으로 의뢰인이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고소인을 추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강제추행 불송치결정을 하였습니다.
운동 지도 중 발생한 신체접촉 사건에서는 “자세를 교정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만 반복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해당 접촉이 어떤 운동에서 왜 필요했는지, 손이 정확히 어디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사전에 설명이 있었는지와 평소 지도 방식이 어떠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구체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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