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관련 문서는 의뢰인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게시합니다.
사람이 붐비는 클럽이나 헌팅포차에서는 춤을 추거나 자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허리나 엉덩이를 동의 없이 만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단순한 실수였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헌팅포차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CCTV와 현장 동선을 분석하여 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사건개요
30대 직장인인 의뢰인은 친구들과 함께 서울의 한 헌팅포차를 방문하였습니다. 매장 안은 음악 소리가 크고 손님들이 통로까지 나와 춤을 출 정도로 혼잡한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은 화장실에 다녀오기 위해 테이블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던 중 앞에 서 있던 여성의 허리 부근에 손이 닿았습니다. 이후 여성은 의뢰인이 자신의 허리와 엉덩이를 손으로 만졌다며 직원을 통해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고소인은 의뢰인이 뒤에서 다가와 허리에 손을 올린 뒤 엉덩이까지 쓸어내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며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 부근에 손이 순간적으로 닿았을 뿐, 엉덩이를 만지거나 성적인 의도로 접촉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습니다.
2. 적극적인 소명
본 변호인은 접촉 사실 전체를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의뢰인이 인정하는 접촉과 고소인이 주장하는 추행행위를 명확하게 구분하였습니다.
먼저 매장 CCTV를 확보하여 의뢰인이 자리에서 일어난 시점부터 고소인 옆을 지나 화장실로 이동하기까지의 동선을 초 단위로 분석하였습니다. 영상에는 의뢰인의 손이 고소인의 허리 부근에 닿는 모습은 확인되었으나, 엉덩이를 움켜잡거나 손으로 쓸어내리는 장면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접촉 시간도 매우 짧았습니다.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계속 접근하거나 다시 접촉하지 않고 곧바로 통로를 지나갔으며, 접촉 직후 뒤돌아보거나 고소인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현장 구조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테이블과 의자 사이의 통로가 성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았고, 주변 손님들이 춤을 추며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서로 몸이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 역시 다른 손님들과 여러 차례 어깨와 팔이 닿으며 이동한 사실이 영상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함께 방문한 일행과 주변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하여, 의뢰인이 고소인에게 말을 걸거나 성적인 언행을 한 사실이 없고 이전에도 고소인과 접촉하거나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클럽이나 헌팅포차라는 장소의 특성만으로 신체접촉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접촉이 고의적인 추행인지 판단하려면 현장의 혼잡도, 접촉 부위와 시간, 손의 움직임 및 사건 전후 행동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3. 결과
수사기관은 CCTV만으로 의뢰인이 고소인의 엉덩이를 의도적으로 만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허리 부근의 짧은 접촉이 혼잡한 통로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의뢰인이 고소인에게 별도의 성적 언행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접근한 사실이 없고, 고소인의 진술 외에 추행의 고의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불송치결정을 받았습니다.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접촉이 형사처벌 대상인 추행에 해당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접촉 자체가 확인되는 사건일수록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실제 접촉 부위와 경위, 손의 움직임, 지속시간 및 전후 행동을 객관적인 자료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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