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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하면 불리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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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하면 불리한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 초기에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계좌 내역과 관련자 진술 등 증거가 쌓이자 뒤늦게 범행을 인정하는 사례를 실무에서 자주 접합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일단 부인하고 버텨보자, 나중에 증거가 나오면 그때 가서 인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사가 여러 차례 이어지고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 그제서야 “처음부터 순순히 인정할 걸 그랬나”라며 후회하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것 자체는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 행사이므로 가중적 양형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그 태도가 방어권의 범위를 넘어 명백한 증거를 적극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에 이르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아래에서는 횡령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하는 것이 실제로 어떤 경우에 불리해지는지, 그리고 자수와는 어떻게 다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혐의를 부인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이 무거워지지는 않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진술거부권상, 부인 자체는 가중처벌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이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헌법 제27조 제4항과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피고인을 무죄로 추정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피의자·피고인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거나 다툴 수 있는 방어권을 가집니다.

실무에서 종종 “끝까지 부인하면 괘씸죄로 형이 더 세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듣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51조 제4호가 정한 “범행 후의 정황”이라는 양형조건을 근거로, 단순히 범죄사실을 부인했다는 사정만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보아 형을 가중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이 원칙을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은 헌법 제12조 제2항에 의해 보장되는 방어권에 기하여 범죄사실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하거나 거짓 진술을 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4083 판결).

즉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태도 자체는 죄를 하나 더 짓는 것이 아닙니다. 부인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증거로 유·무죄가 가려지는지가 재판의 본질입니다.

혐의를 부인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는 형이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2. 그러나 뒤늦은 인정은 ‘반성’으로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자백 시점이 늦어질수록, 진지한 반성이라는 감경 요소를 온전히 챙기기 어려워집니다.

앞서 본 원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피고인의 태도가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경우에는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도 일반양형인자로 ‘진지한 반성’을 감경요소로, ‘반성 없음’을 가중요소로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성은 단순히 “인정했는지”가 아니라 “언제, 어떤 계기로 인정했는지”까지 함께 봅니다. 계좌추적 결과나 관련자 진술이 이미 확보되어 더 이상 다툴 여지가 없어진 뒤에야 마지못해 시인한 경우, 재판부가 이를 자발적이고 진지한 반성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부인 자체가 가중처벌 사유는 아니지만, 초기에 부인하다 증거에 몰려 뒤늦게 인정하는 경로를 택하면 일찍 인정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감경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뒤늦은 인정은 처벌을 무겁게 만드는 사유는 아니지만, 감경을 온전히 받을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3. 자수와 뒤늦은 자백은 법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최초 조사에서 부인했다면, 이후 시인해도 자수 감경은 받을 수 없습니다.

형법 제52조는 범인이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수란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 범인 스스로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며, 발각 후 자진 출석해 자백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단 조사를 받으면서 부인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인정하면 자수로 봐주지 않느냐”는 오해입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형법 제52조가 자수를 형의 감경사유로 삼은 것은 범인이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므로, 수사기관에 임의로 출석하였다 하더라도 조사를 받으면서 범행을 부인한 이상 자수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일단 자수가 성립하지 아니한 이상 그 후 수사·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하였다 하더라도 새로 자수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도1054 판결).

즉 첫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면, 아무리 이후 순순히 협조하고 전부 인정하더라도 형법 제52조가 정한 자수 감경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남는 것은 자수 감경이 아니라, 앞서 본 ‘반성 정도’라는 일반양형인자에서의 참작뿐이며 그마저도 시점이 늦을수록 폭이 줄어듭니다.

일단 부인해 자수가 성립하지 않으면, 나중에 인정해도 자수 감경은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4. 유용 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부인 전략의 위험도 커집니다

고액 사건일수록 부인이 길어질 때 추가로 드러나는 증거의 파급력이 큽니다.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원칙이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한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형이 무거워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큰 사건일수록 계좌추적, 관련자 진술 확보, 압수수색 등 수사가 장기간·다각도로 진행됩니다. 부인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사이 수사기관이 추가 증거를 확보할 시간과 범위가 늘어나고, 결국 더 명백한 증거로 뒤늦게 인정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초범인지, 피해 회복·합의 여부는 성립 자체와 무관하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별도로 참작되는 사정이므로, 부인 여부와는 별개로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부인할지 인정할지는 조사 초기에, 자료를 갖추고 결정해야 합니다

첫 조사 전 증거관계를 미리 검토해야 방향을 잘못 잡지 않습니다.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고발 접수 및 입건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부인할지 인정할지의 방향은 이 중 ②단계, 즉 첫 조사 전에 사실상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무작정 부인하거나 무작정 인정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증거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수사기관이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는 자료(계좌 거래내역, 회계장부, 관련자 진술)의 범위를 변호인과 함께 가늠해 봅니다.

  2. 본인이 주장할 수 있는 사실관계(정당한 사용 권한, 동의 여부, 정산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먼저 정리합니다.

  3. 부인이 방어권 행사로 평가될 범위인지, 아니면 명백한 증거를 은폐하려는 시도로 비칠 여지가 있는지를 변호인과 함께 미리 점검합니다.

이 판단은 혐의 유무뿐 아니라 이후 양형에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조사에 출석하기 전 횡령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증거관계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당장은 “일단 부인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생각이 가장 안전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판단이 조사 초기의 증거관계에 대한 검토 없이 이루어지면, 오히려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부인 자체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알면서도, 그 부인이 방어권 범위 안에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상대방이 뒤늦게 인정한 정황이 반성인지 단순한 궁지 몰림인지가 형사·민사 대응 방향을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초기 대응 전략을 함께 세우는 쪽과 뒤늦게 조사에 임하게 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첫 조사 전 준비 여부가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부인할지 인정할지 고민되는 지금이야말로, 그 판단을 혼자 내리지 않아야 할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사에서 계속 부인하다가 재판에서 인정하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부인했다는 사정 자체가 가중처벌 사유는 아닙니다. 다만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계속 진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 인정되면 가중 참작될 수 있고, 뒤늦은 인정은 반성 감경의 폭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Q. 변호사와 상의해서 부인 전략을 짠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권리이며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명백한 증거를 알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은폐하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인지 여부입니다.

Q. 처음 조사에서 부인했는데 나중에 전부 인정하면 자수로 인정되나요?

A. 인정되지 않습니다. 최초 조사에서 부인한 이상 자수는 성립하지 않고, 이후 시인하더라도 새로 자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Q. 증거가 없어서 계속 부인 중인데, 이대로 버텨도 되나요?

A. 증거관계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버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를 변호인과 함께 미리 가늠해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피해 금액을 갚으면 부인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참작되나요?

A. 피해 회복·합의는 성립 여부와는 무관하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부인 여부와 별개로 준비해 둘 가치가 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부인할지 인정할지의 방향이 사실상 첫 조사에서 결정되고, 그 판단이 이후 자수 인정 여부와 양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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