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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경법으로 구속됐는데 보석으로 나올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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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경법으로 구속됐는데 보석으로 나올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늘면서, 가족들이 재판이 끝날 때까지 발만 동동 구르다가 뒤늦게 보석을 알아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특경법이면 실형이 확실하다는데 보석이 되겠냐”, “이득액이 큰 사건은 애초에 보석 신청도 안 받아준다더라”는 생각으로 아예 보석을 신청조차 하지 않는 가족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신청도 해보지 않은 채 몇 달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진작 준비했다면 통과됐을 자료들이 그사이 흩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보석을 불허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 이득액이 큰 특경법 사건이라 하더라도, 재판부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를 낮게 본다면 재량으로 석방을 결정할 여지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특경법 사건에서 구속된 피고인이 보석으로 나올 수 있는지, 어떤 조건이 붙고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특경법으로 구속됐더라도 보석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속은 유죄 확정이 아니라 재판을 위한 잠정 조치일 뿐,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에 해당해도 보석 신청 자체는 언제나 가능합니다.

보석은 형사소송법 제94조에 따라 법원에 구속된 ‘피고인’, 즉 검찰이 기소를 마친 이후 단계에서만 청구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기소 전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돼 있다면 보석이 아니라 구속적부심사(형사소송법 제214조의2)를 통해 다퉈야 하고, 기소가 이루어진 뒤부터는 보석 청구로 전환됩니다.

문제는 특경법 위반, 특히 이득액이 큰 횡령·배임·사기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95조 제1호가 정한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뒤에서 보듯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예정돼 있어 법정형 상한이 10년을 훌쩍 넘고, 이 경우 검사가 반대하면 법원이 보석을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필요적 보석 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그러나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에 해당한다는 것과, 보석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형사소송법 제96조는 제95조의 제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직권 또는 청구에 의해 재량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특경법 위반으로 구속된 피고인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필요적 보석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건 아니다’는 뜻일 뿐, ‘허가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2. 필요적 보석 대상이 아니어도 법원 재량으로 얼마든지 석방될 수 있습니다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는 ‘반드시 허가하라’는 의무를 벗어난다는 뜻일 뿐, ‘허가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게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이 원칙은 대법원 판례로도 확인됩니다. 형사소송법 제95조 각호는 누범·상습범(제2호)이나 죄증인멸·도망의 우려(제3·4호) 등 여러 제외사유를 나란히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 규정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95조는 그 제1 내지 5호 이외의 경우에는 필요적으로 보석을 허가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0. 4. 18.자 90모22 결정).

이 사건은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는 사유(제95조 제2호)가 문제 된 것이었지만, 법리 자체는 제1호가 문제 되는 중형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제95조 각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법원이 ‘반드시’ 보석을 허가해야 할 의무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일 뿐, 재량으로 허가하는 것까지 막는 규정은 아니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재판부가 특경법 사건의 보석 여부를 판단할 때는 형사소송법 제99조가 정한 범죄의 성질·죄상, 증거의 증명력, 피고인의 전과·성격·환경·자산, 피해자에 대한 배상 등 범행 후 정황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증거(장부·계좌내역·거래처 진술 등)가 이미 수사기관에 확보돼 추가로 인멸할 대상이 남아 있지 않은지, 주거와 직장이 일정해 도주 우려가 낮은지, 이득액 일부라도 피해회복이나 공탁이 이루어졌는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재량보석의 문턱을 낮출 뿐, 문을 닫아버리지는 않습니다.


3. 보석이 허가되면 전자장치 부착 등 조건이 따라붙고, 어기면 재구금됩니다

보석은 무조건적 석방이 아니라 조건부 석방이며, 조건을 어기면 곧바로 재구금과 보증금 몰수로 이어집니다.

보석이 허가된다고 해서 아무 조건 없이 풀려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98조는 법원이 필요하고 상당한 범위에서 여러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무에서는 보증금 납입 약정, 주거 제한, 출국금지 서약, 피해자 접근금지 등이 함께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득액이 크고 도주 우려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 특경법 사건에서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1조의2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보석 조건으로 명하는 ‘전자보석’이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보호관찰소에 피고인의 직업·자산·주거·생활환경에 관한 조사를 의뢰한 뒤 조건을 정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제출하는 자료가 부실하면 조건 자체가 까다로워질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99조 제2항은 피고인의 자금 능력으로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은 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일단 정해진 조건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조건을 위반하면 제102조에 따라 법원이 직권 또는 검사 청구로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금할 수 있고,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나 20일 이내의 감치도 가능합니다. 보석취소와 보증금 몰수가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대법원 2001. 5. 29.자 2000모22 전원합의체 결정), 취소 이후 별도로 보증금 몰수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보석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조건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며, 조건을 어기는 순간 그 약속은 곧바로 취소됩니다.


4. 이득액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지고, 이는 보석 심리에도 그대로 영향을 줍니다

이득액 구간별로 법정형이 달라지고, 그 형량 전망이 보석 심리에서 도주 우려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보석 심리에서 재판부가 형량 전망을 살피는 이유는, 형이 무거울수록 도주 우려도 함께 커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형법상 사기·컴퓨터등사용사기·공갈·특수공갈·횡령·업무상횡령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사건이라면 형법 제355조·제356조가 적용돼 벌금형까지 열려 있지만, 5억원을 넘는 순간 특경법이 적용되면서 벌금형 선고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고 최소 3년 이상의 실형이 예정됩니다. 이 구간부터 앞서 본 형사소송법 제95조 제1호의 ‘장기 10년 초과’ 요건에 해당해 필요적 보석에서 제외되는 것이고, 이득액이 50억원을 넘어가면 도주 우려에 대한 재판부의 심사도 그만큼 엄격해집니다.

다만 보석 허가 여부와 최종 형량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보석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절차이고, 실제 선고 형량은 이득액·가담 정도·피해회복 여부 등을 종합해 재판부가 별도로 정합니다. 오히려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과 함께 피해회복이나 합의를 진행한 이력은 이후 양형에서도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보석청구서 제출부터 법원 결정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준비된 자료의 밀도가 재량보석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특경법 사건의 보석 청구는 통상 ①변호인이 사건이 계속된 법원(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보석청구서를 제출 → ②재판장이 검사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형사소송법 제97조) → ③필요시 피고인 심문기일 지정 → ④법원의 허가·기각 결정 및 조건 확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검사는 의견 요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답해야 하지만, 특경법처럼 이득액이 큰 사건에서는 대체로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아 재판부를 설득할 자료의 준비가 관건입니다.

보석 청구를 준비한다면, 감정적인 호소보다 재판부가 실제로 판단 근거로 삼는 자료부터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1. 공소장과 수사기록에 나타난 이득액·증거관계를 확인해, 이미 확보된 증거 외에 추가로 인멸할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정리합니다.

  2. 주거지·직장·가족관계 등 도주 우려가 낮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재직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임대차계약서 등)를 준비합니다.

  3. 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상황, 피해금 공탁이나 일부 변제 내역 등 피해회복 관련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를 갖춰 청구서를 작성하고, 필요하다면 전자보석 등 대안적 조건까지 함께 제시하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필요적 보석 대상이 아닌 사건에서도 재량보석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특경법으로 가족이 구속되면, “어차피 실형 나올 사건인데 보석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에 정작 해볼 수 있는 조치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속된 피고인과 가족 입장에서는 재판이 길어질수록 방어권 행사도, 생업 유지도 어려워지므로 신청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고소인·피해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보석으로 풀려나면 증거인멸이나 합의 강요를 걱정하게 되는데, 이 경우 접근금지·연락금지 조건이 제대로 붙었는지, 위반 시 즉시 법원에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는지를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특경법 사건에서 구속된 피고인 측 변호는 물론, 피해 회복을 구하는 고소인 측 사건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보석 여부 하나로 이후 재판 전략 전체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지켜봐 왔습니다.

구속 이후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갑니다. 신청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며,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득액이 50억원이 넘는 사건도 보석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형사소송법 제95조 제1호의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에 해당하지만, 같은 법 제96조에 따라 법원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재량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의 심사가 더 엄격해지는 만큼 준비할 자료의 밀도도 높아집니다.

Q. 아직 수사 중이고 기소 전인데 보석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신청할 수 없습니다. 보석은 형사소송법 제94조에 따라 기소된 ‘피고인’만 청구할 수 있는 절차이고, 기소 전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돼 있다면 구속적부심사(형사소송법 제214조의2)를 통해 석방을 다퉈야 합니다.

Q. 보석보증금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정해진 금액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범죄의 성질·증거의 증명력·피고인의 자산과 환경 등을 고려해 사건마다 다르게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99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의 자금 능력으로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은 애초에 정할 수 없습니다.

Q. 보석이 허가되면 그날 바로 나갈 수 있나요?

A. 결정만으로 곧바로 석방되지는 않습니다. 보증금 납입, 서약서 제출 등 법원이 정한 조건을 실제로 이행한 뒤에야 석방이 집행되므로, 조건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석방 시점을 앞당기는 데 중요합니다.

Q. 보석 중에 조건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소송법 제102조에 따라 법원이 직권 또는 검사 청구로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금할 수 있고,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나 20일 이내의 감치도 가능합니다. 보증금 몰수는 취소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별도 절차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Q. 한 번 기각되면 다시 신청할 수 없나요?

A. 다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각 사유가 된 사정, 예를 들어 증거관계나 도주 우려에 관한 판단이 새로운 자료로 바뀌었다면 재청구를 통해 다른 결론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Q. 전자장치 부착 조건이 붙으면 오히려 불리한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1조의2에 따른 전자보석은 도주 우려를 낮추는 대안적 조건으로 활용되며, 오히려 필요적 보석 대상이 아닌 사건에서 재량보석 허가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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