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 소멸통고로 6개월 뒤 끝내는 절차와 주의점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 소멸통고로 6개월 뒤 끝내는 절차와 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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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 소멸통고로 6개월 뒤 끝내는 절차와 주의점 

강대현 변호사

계약서에 전세권의 존속기간을 따로 적지 않았거나, 처음엔 기간이 있었는데 어느샌가 갱신이 되어 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임대인도 임차인도 "그래서 이 전세권은 대체 언제까지 유지되는 건가"라는 질문 앞에서 막막해집니다. 존속기간이 없다고 해서 전세권이 영구히 계속되는 것은 아니고, 민법이 정한 별도의 종료 절차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이 실제로 어떻게 끝나는지, 소멸통고를 하고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이 생기는 두 가지 경로

전세권에 존속기간이 없는 상태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생깁니다. 첫째는 처음 전세권을 설정할 때부터 당사자들이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계약 편의상 기간란을 비워두거나, 별도 약정 없이 등기만 마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는 처음에는 기간이 있었는데 민법 제312조 제4항에 따른 법정갱신을 거친 경우입니다. 이 조항은 건물에 대한 전세권설정자가 존속기간 만료 전 6월부터 1월까지 사이에 갱신거절 통지나 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전세권이 다시 설정된 것으로 보는데, 이때 법은 "전세권의 존속기간은 그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놓치기 쉬운 지점은 두 번째 경로입니다. 등기부에는 최초 설정 당시의 존속기간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등기부만 보고 "아직 기간이 남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갱신거절 통지 시기를 놓쳐 법정갱신이 된 이상, 등기부상 기재와 무관하게 실제 법률관계는 존속기간 없는 전세권으로 전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법정갱신 조항은 건물의 전세권설정자에게만 적용되므로, 토지에 설정된 전세권은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고 대체로 처음부터 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정한 기간을 그대로 따르게 됩니다.

  • 처음부터 미정 — 계약 당시 존속기간을 아예 약정하지 않은 경우.

  • 법정갱신으로 인한 미정 — 건물전세권에서 전세권설정자가 만료 전 6월~1월 사이 갱신거절·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민법 제312조 제4항).

  • 등기부상 기재는 갱신 여부와 무관하게 최초 기간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실제 법률관계와 어긋날 수 있음.

소멸통고란 무엇인가 — 민법 제313조의 구조

민법 제313조는 "전세권의 존속기간을 약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상대방에 대하여 전세권의 소멸을 통고할 수 있고 상대방이 이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6월이 경과하면 전세권은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통고할 수 있는 사람이 전세권자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세권을 설정해 준 소유자(전세권설정자) 쪽에서도, 세입자인 전세권자 쪽에서도 언제든 먼저 소멸통고를 할 수 있습니다. 매매를 앞두고 있거나 재건축을 준비하는 소유자가 통고하는 경우도 있고, 이사를 계획하며 보증금을 회수하려는 전세권자가 먼저 통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멸통고는 상대방의 승낙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형성권의 행사입니다. 즉 상대방이 "동의 못 한다"고 답하더라도 통고가 유효하게 도달한 이상 6개월 뒤에는 전세권이 소멸하는 법적 효과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다만 통고 자체는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이므로 민법 제111조 제1항에 따라 발송한 때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효력이 생깁니다. 내용증명을 보낸 날짜가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수령한 날짜가 6개월 기산의 출발점이라는 뜻입니다.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은 소멸통고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순간부터 6개월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이지, 통고를 발송한 날이 기준이 아니다.

소멸통고, 언제 어떻게 해야 효력이 인정되나

민법은 소멸통고에 특별한 서식이나 방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도달 사실과 도달 일자를 객관적으로 남기기 위해 내용증명우편(배달증명부)으로 보내는 방법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소멸통고의 효력을 주장하는 쪽이 도달 사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발송 자체보다 상대방이 언제 받았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실무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판례로도 확인됩니다.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다289828 판결은 임대차계약의 해지 통보가 이루어졌다면 그 안에 전세권 소멸통고의 의사도 함께 담긴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별도의 소멸통고서가 없었더라도 소멸통고의 취지가 담긴 소장 부본이 상대방에게 송달된 것만으로 소멸통고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한 사례입니다. 즉 "소멸통고"라는 제목의 서류가 따로 없어도, 전세권관계를 끝내겠다는 의사가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분쟁을 예방하려면 의사표시임을 명확히 밝힌 문서를 배달증명으로 보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산점 계산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민법 제157조는 기간을 일·월·연으로 정한 경우 초일은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하므로, 통고가 도달한 날 자체는 6개월 계산에 넣지 않고 그 다음 날부터 6개월을 셉니다. 상대방의 주소나 소재를 과실 없이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113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멸통고를 할 수 있어, 연락이 끊긴 상대방이라 해서 통고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 소멸통고 의사를 명확히 담은 문서를 배달증명부 내용증명으로 발송.

  • 배달증명서로 도달 일자를 확보(입증책임은 통고한 쪽에 있음).

  • 도달일 다음 날부터 6개월을 계산(초일 불산입).

  • 상대방 소재를 알 수 없다면 공시송달 절차를 검토.

6개월이 지나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나

소멸통고가 도달한 지 6개월이 지나면 전세권은 별도의 재판이나 등기 없이도 법률상 당연히 소멸합니다. 다만 여기서 소멸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용익물권적 권능입니다. 전세권을 목적으로 저당권이 설정된 사안을 다룬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68538 판결은, 전세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용익물권적 권능은 소멸하지만 그 전세권에 갈음하여 전세금반환채권이 존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소멸통고로 6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전세권자가 아무 권리 없이 빈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그 채권을 담보하는 권능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이 지점에서 민법 제317조가 작동합니다. 전세권이 소멸하면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자로부터 목적물의 인도 및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는 것과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두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소멸통고 후 6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전세권자가 곧바로 집을 비워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전세권설정자가 아무 때나 명도를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세금을 받지 못한 전세권자는 목적물 인도를 거부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 경매청구권과 절차

소멸통고로 전세권이 소멸했는데도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지체한다면, 민법 제318조에 따라 전세권자는 별도의 확정판결 없이도 민사집행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세권이 용익물권일 뿐 아니라 담보물권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인정되는 강력한 권리입니다. 통상의 채권자라면 전세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뒤에야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지만, 전세권자는 전세권 자체에 기해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어 절차가 그만큼 단축됩니다.

다만 경매를 청구하기 전에는 전세금 반환을 최고하고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실무상 안전합니다. 경매신청서에는 전세권설정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소멸통고의 도달을 증명하는 배달증명, 반환최고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 등을 첨부하게 됩니다.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면 이후 절차는 일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고, 배당절차에서 전세권자는 전세금 상당액을 우선적으로 배당받게 됩니다.

  • 전세금 반환을 서면으로 최고하고 이행지체 사실을 명확히 남길 것.

  • 전세권설정계약서·등기사항증명서·소멸통고 도달 증명 등 서류를 정리.

  • 민사집행법에 따른 임의경매를 신청(별도의 반환청구 소송 확정판결 불요).

  • 배당절차에서 전세금 상당액을 우선 배당받는 구조.

등기부에는 여전히 옛 존속기간이 남아있다 — 말소등기 절차

소멸통고로 6개월이 지나 전세권이 실체법상 소멸했다고 해서 등기부의 전세권설정등기가 저절로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등기부와 실제 권리관계가 어긋난 상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말소등기는 원칙적으로 전세권설정자와 전세권자 공동으로 신청해야 하므로, 전세금을 다 돌려받은 전세권자는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는 데 협조해야 하고, 반대로 전세금을 아직 돌려받지 못한 전세권자는 제317조의 동시이행관계를 근거로 협조를 미룰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대방이 행방불명이거나 협조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소를 제기해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절차의 이행을 구하게 되는데, 앞서 본 대법원 2020다289828 판결의 사건 자체가 바로 전세권설정등기 말소를 구하는 소송의 형태였습니다. 소멸통고가 이미 유효하게 이루어졌다는 점, 6개월이 경과해 전세권이 소멸했다는 점을 법원에서 확인받으면 그 판결을 근거로 단독으로도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멸통고로 전세권이 실체법상 소멸해도 등기부의 전세권설정등기는 저절로 지워지지 않는다 — 말소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협조나 별도의 소송 절차가 필요하다.

실무에서 자주 생기는 함정

가장 흔한 오해는 소멸통고를 보내면 즉시 관계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통고가 도달한 날부터도 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이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전세권설정자가 통고 직후 바로 명도를 요구하거나 전세권자가 통고를 보냈다는 이유로 서둘러 짐을 뺄 이유는 없습니다. 6개월 동안은 여전히 종전과 같은 전세권관계가 유지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소멸통고를 철회할 수 있는지입니다. 소멸통고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순간 형성권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므로, 이미 도달한 통고를 통고한 쪽이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동의해 준다면 별도의 합의로 관계를 원상회복할 수 있지만, 이는 통고 철회가 아니라 새로운 합의로 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건물전세권과 토지전세권의 차이도 챙겨야 합니다. 법정갱신으로 인한 존속기간 미정은 건물전세권에만 적용되고(민법 제312조 제4항), 토지전세권에는 1년 미만 금지 같은 최단기간 제한(같은 조 제2항)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전세권이 건물에 있는지 토지에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이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존속기간을 아예 적지 않았는데도 소멸통고 규정이 적용되나요?

A. 그렇습니다. 민법 제313조는 처음부터 기간을 약정하지 않은 경우는 물론, 법정갱신으로 기간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등기부에 예전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실제 법률관계가 존속기간 미정 상태라면 통고 대상입니다.

Q. 소멸통고는 반드시 내용증명으로 보내야 하나요?

A. 법이 정한 특별한 형식은 없고, 판례도 소장 송달만으로 소멸통고가 인정된 사례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도달 여부를 입증할 책임이 통고한 쪽에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배달증명부 내용증명으로 도달 일자를 남기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Q. 소멸통고를 보낸 뒤 마음이 바뀌면 취소할 수 있나요?

A. 상대방에게 이미 도달했다면 통고한 쪽이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양쪽이 합의하면 전세권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새로 약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Q. 6개월이 지나면 전세금은 자동으로 돌려받나요?

A. 아닙니다. 전세권 소멸과 전세금 반환은 별개이며 민법 제317조에 따라 동시이행관계에 있습니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지체하면 전세권자는 제318조에 따라 목적물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 연락이 끊기거나 주소를 알 수 없으면 소멸통고를 못하나요?

A. 과실 없이 상대방을 알 수 없거나 소재를 알 수 없다면 민법 제113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멸통고를 할 수 있어, 연락 두절이 통고 자체를 막지는 않습니다.

Q. 토지에 설정된 전세권도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나요?

A. 민법 제313조 자체는 물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적용됩니다. 다만 법정갱신으로 존속기간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민법 제312조 제4항은 건물전세권에만 적용되고, 토지전세권은 대체로 처음부터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 이 조항의 대상이 됩니다.

맺음말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전세권은 방치해도 되는 상태가 아니라, 소멸통고라는 명확한 절차를 거쳐야 정리되는 상태입니다. 통고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부터 6개월이 지나야 전세권이 소멸하고, 그 이후에도 전세금 반환과 목적물 인도는 동시이행관계로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지지 않습니다. 등기부상 기재와 실제 법률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점, 소멸통고 이후에도 전세금을 받을 때까지 담보적 권능이 남는다는 점을 놓치면 정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수원 광교·수지처럼 전세권이 설정된 상가나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등기부상 존속기간과 실제 법정갱신 여부가 어긋나 있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소멸통고를 보내기 전에 자신의 전세권이 어느 경로로 기간 미정 상태가 되었는지, 통고 이후 절차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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