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신고 즉시 자동으로 걸러져 사라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작 본인이 등장하는 성인 영상이 무단으로 퍼졌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지워지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에는 “나도 성인이니까 신고만 해두면 아청물처럼 시스템이 알아서 바로 지워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우선 신고부터 해두고 안심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게시물이 그대로 남아 있거나, 삭제됐던 영상이 다른 계정으로 다시 올라오는 것을 보고서야 “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처럼 처리되지 않는가”라며 당혹스러워하시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해당 여부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삭제 의무 범위에 관해 잇달아 판단을 내놓았는데, 등장인물의 나이보다 영상에서 드러나는 명백성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과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삭제 의무의 강도가 콘텐츠 유형별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인 영상과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삭제 절차에서 왜 다르게 취급되는지, 그리고 사적 영상이 유출됐을 때 가장 빠르게 삭제받는 방법은 무엇인지 최근 판례와 실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지는 나이가 아니라 영상에 드러난 명백성으로 가려집니다
외관상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라야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이들이 등장하거나 이들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성적 촬영물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규정합니다. 문제는 실제 나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신고나 필터링이 먼저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등장인물의 실제 나이가 아니라 영상만으로 드러나는 인상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등장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영상물의 출처나 제작 경위, 등장인물의 신원 등에 대하여 주어진 여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라야 하고, 등장인물이 다소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쉽사리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3도4503 판결).
따라서 실제로 성인이 출연했거나 신분증으로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영상이라면, 겉모습이 앳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형사재판에서 다퉈지는 최종 판단 기준일 뿐, 플랫폼이 신고를 접수한 시점에 그 판단을 미리 내려주지는 않는다는 점이 실무상 혼란의 출발점입니다.
실제 나이가 성인이라면, 영상만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보이지 않는 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 발견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즉시 삭제하지 않으면 사업자 자신이 처벌받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발견·즉시삭제·전송방지 의무를 사업자에게 지우고, 이를 어기면 사업자 본인이 형사처벌됩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 제1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발견된 자료를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중단하는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삭제 의무를 지키지 않을 때 처벌받는 쪽은 게시자가 아니라 플랫폼 그 자체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조항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특정 자료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저장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저장된 위치에서 해당 자료를 제거하여 다른 이용자들이 이를 내려받거나 재생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면 된다(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6헌가15 결정).
여기에 더해 실제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확정되면 제작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 배포·소지 등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단순 배포·전시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정을 알면서 구입하거나 소지·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만큼 형량이 무겁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아동·청소년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들어오면, 나중에 성인으로 밝혀질 가능성까지 감수하고 일단 차단부터 하는 쪽이 형사 리스크가 훨씬 적습니다. 성인 영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처럼 즉각 삭제되는 현상은 대부분 이런 사업자 측 방어적 선택의 결과입니다.
플랫폼이 성인 영상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이유는, 삭제하지 않았을 때 사업자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3. 성인 간 사적 영상이 유출된 경우는 신고·삭제요청이 있어야 지체 없이 삭제·차단됩니다
사업자가 스스로 찾아 나서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과 달리, 성인 영상은 신고나 삭제요청이 접수돼야 움직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는 부가통신사업 신고자 등 ‘조치의무사업자’가 신고,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관·단체의 요청을 통해 불법촬영물등의 유통 사실을 인식한 경우, 지체 없이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법촬영물등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른 촬영물·복제물, 즉 동의 없이 촬영되거나 촬영 당시에는 동의가 있었더라도 사후에 동의 없이 반포된 영상이 포함됩니다.
다만 이 조항은 사업자가 인식한 경우에 지체 없이 조치하라는 것이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처럼 사업자 스스로 전면적으로 찾아내야 할 의무까지 부과하지는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성인 간 사적 영상은 피해자나 관련 기관의 신고·삭제요청이 있어야 비로소 삭제 절차가 시작됩니다. 신고가 접수된 이후의 처리 속도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절차를 먼저 개시하는 주체가 사업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이 조치의무 조항의 합헌성은 헌법재판소 2025. 10. 23.자 2021헌마290, 2021헌마1521(병합) 결정에서도 재확인됐습니다. 재판부는 부가통신서비스의 형태가 다양하고 기술 변화가 빠른 현실을 고려하면 세부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사업자의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 자체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성인 영상도 신고·삭제요청만 접수되면 지체 없이 삭제·차단되지만, 그 절차를 먼저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사업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신고입니다.
4. 실제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확인되면 형량 구간부터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영상이라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확정되는 순간 법정형의 하한선 자체가 올라갑니다.
촬영·유포가 문제된 영상이 성인 간의 것이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가 적용되어 촬영·반포 모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기준이 되고,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거워집니다.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허위영상물도 반포 시 같은 구간이 적용되고, 소지·시청만으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영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확정되면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집니다. 제작·수입·수출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 배포·소지 등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단순 배포·전시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정을 알면서 구입하거나 소지·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는 성인 영상 사건과 달리,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애초에 법정형에 벌금이 없는 항목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삭제·차단 여부와 별개로, 자신이 소지·시청하거나 유포에 관여한 영상이 실제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는 형사책임의 무게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앞서 살펴본 명백성 기준에 따라 이 부분을 먼저 다투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5. 신고·삭제요청과 별개로 형사 절차는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삭제 지원 신청과 수사·재판 절차는 동시에 진행되며, 초기에 확보하는 자료의 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유포·소지형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신고서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삭제·차단 요청은 이 형사 절차와는 별개 트랙으로,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 유출되거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오인돼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포된 게시물의 URL·게시일시·작성자 계정을 캡처로 남겨 두고, 삭제되기 전 화면을 별도로 저장합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지원을 신청하는 동시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고소장을 접수합니다.
개별 플랫폼에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에 따른 조치의무사업자 신고 절차로 삭제를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시정요구를 신청합니다.
이 세 갈래를 동시에 진행하면 형사 절차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유포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고, 삭제 지원 과정에서 확보되는 기록이 이후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증거로도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영상이 유출되거나 삭제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으면, “일단 신고는 했으니 알아서 처리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 삭제를 기다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고 접수 사실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사업자 자율 삭제·전기통신사업법상 조치의무·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방심위 시정요구 중 어느 절차에 걸려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병행 신청하는 것이 삭제 속도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영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오인돼 차단된 쪽에서도, 신분증이나 촬영 경위 자료로 명백성 기준을 다투지 않으면 오인 차단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삭제와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쪽과, 반대로 오인 차단이나 소지·유포 혐의로 조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느 절차를 먼저 밟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삭제가 늦어지거나 억울하게 차단된 상황일수록, 초기에 어떤 절차를 병행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영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오인되어 삭제됐는데 어떻게 복구하나요?
A. 신분증이나 촬영 경위 자료로 등장인물이 성인임을 소명해 플랫폼 고객센터에 이의신청을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시정요구 취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외관상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지 않는 한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므로, 이 기준을 근거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성인 간 사적 영상이 유출됐는데, 신고만 하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처럼 자동으로 삭제되나요?
A. 자동은 아닙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사업자는 신고·삭제요청을 인식한 이후 지체 없이 삭제·차단할 의무를 지지만, 그 절차를 시작시키는 것은 피해자의 신고입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지원을 함께 신청하면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Q.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 줄 모르고 다운로드했다면 처벌되나요?
A. 그 정을 알면서 구입·소지·시청한 경우에만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파일명, 미리보기, 유포 경로 등 정황상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지원을 받으려면 비용이 드나요?
A. 무료입니다. 상담부터 삭제지원, 관련 기관 연계까지 별도 비용 없이 진행되며, 형사 고소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삭제 지원 신청과 형사 고소를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병행하는 것이 유리한데, 삭제지원 과정에서 확보되는 유포 경로·계정 정보가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증거로 함께 활용될 수 있습니다.
Q. 딥페이크로 합성된 영상도 같은 절차로 삭제되나요?
A. 네.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도 불법촬영물등에 포함되어 같은 신고·삭제요청 절차가 적용되며, 반포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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