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과거에 사귀었던 사람이나 지인이 상대방이 미성년자였을 때 찍은 영상을 몇 년이 지난 뒤 다시 꺼내 협박하거나 유포하면서, 뒤늦게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가해자 쪽에서는 흔히 “그때는 사귀는 사이였고 서로 동의하고 찍은 것이다”, “벌써 몇 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와서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식으로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촬영 당시 상대방이 미성년자였다면, 상담 과정에서 이런 안심은 대부분 깨집니다.
최근 수사기관과 법원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기산점을 촬영 시점이 아니라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시점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고, 영상이 뒤늦게 다시 유포되는 경우에는 그 유포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보아 새로운 공소시효를 인정하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이 문제가 되는 경우 공소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그리고 영상이 다시 발견되거나 유포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촬영 당시가 아니라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이 공소시효의 시작점입니다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은 촬영일이 아니라 피해자가 만 19세가 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됩니다.
형사소송법은 원칙적으로 공소시효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그런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이 원칙에 대한 특례를 두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의 경우에는 그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해당 성범죄로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이 특례가 적용되면, 예를 들어 만 15세 때 촬영된 영상이 문제라면 그 즉시 공소시효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만 19세가 되는 날부터 비로소 시효가 시작됩니다. 촬영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상담을 요청하는 시점에 아직 성년이 되지 않았거나 성년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공소시효는 사실상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특례는 문제 된 영상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 해당할 때 적용됩니다. 몰래 촬영한 것이든,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내용을 담아 제작한 것이든 피해자가 촬영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사실관계만 확인되면 이 조항이 적용되므로, 실무에서는 촬영일과 피해자의 정확한 생년월일, 성년에 이른 날짜를 특정하는 작업이 가장 먼저 이뤄집니다.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이라면, 공소시효는 촬영일이 아니라 피해자가 만 19세에 이른 날부터 계산됩니다.
2. 13세 미만이었다면 관련 성범죄는 애초에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일부 성범죄는 아예 시효가 없습니다.
촬영 당시 피해자가 13세 미만이었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었다면 문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이런 경우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준강제추행,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 등 형법상 성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규정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같은 법 제20조 제3항).
즉 영상 촬영이 강제추행이나 유사강간 등 다른 성범죄와 함께 이뤄진 경우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시효가 아예 흐르지 않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고소와 처벌이 가능합니다. 헌법재판소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사람에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을 정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이나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는 입법 취지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22. 11. 24. 선고 2021헌바144 결정).
다만 순수하게 영상을 촬영·제작한 행위 자체는 위 공소시효 배제 목록에 별도로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는 1번 항목에서 설명한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이라는 특례가 원칙적으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실제 상담에서는 촬영 당시 나이뿐 아니라 신체 접촉이나 강제추행 등이 함께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13세 미만 또는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강간·강제추행 등 일부 성범죄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공소시효가 소멸하지 않습니다.
3. 영상이 남아 있거나 다시 유포되면, 그때마다 새로운 공소시효가 시작됩니다
제작 당시의 시효와 별개로, 소지·유포 행위는 그 행위가 끝난 시점부터 다시 시효가 진행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이 정의의 핵심은 촬영 당시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이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 피해자가 이미 성인이 된 뒤에 같은 영상이 다시 유포되더라도, 그 영상은 여전히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취급되고 유포·소지 행위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됩니다.
소지나 유포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따라, 그 소지·유포 상태가 끝난 시점부터 새로 시효가 계산됩니다. 촬영은 오래전에 있었더라도, 최근에 다시 전송했거나 여전히 파일을 보관하고 있다면 그 유포·소지죄의 공소시효는 이제 막 시작됐거나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최초 촬영 시점, 유포된 시점, 발견된 시점을 각각 구분해 어느 죄가 적용되는지, 그리고 각 죄의 공소시효가 어디까지 살아 있는지를 따로 계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상이 계속 남아 있거나 다시 유포된다면, 최초 촬영일과 무관하게 그 유포·소지 행위마다 새로 공소시효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4. 촬영물의 성격에 따라 적용 법률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제작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유포·소지도 각각 별도로 무겁게 처벌됩니다.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이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이를 촬영·제작한 사람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살인죄에 준할 정도로 무거운 법정형으로, 그만큼 이 유형의 범죄를 엄중하게 다루겠다는 입법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촬영물을 배포·제공하거나 광고·전시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영리를 목적으로 이를 판매·배포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단순히 파일을 구입·소지하거나 시청만 한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낮지 않은 형이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내용까지는 아니고 신체를 몰래 촬영한 수준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문제 되어 촬영 자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이를 반포한 경우도 마찬가지 법정형이 적용되며,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
어느 법률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달라지므로, 영상의 구체적인 내용과 촬영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사건 초기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영상 증거를 확보하는 초기 대응이 이후 수사·재판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 문제로 고소를 진행하는 경우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디지털 성범죄는 여성청소년과나 사이버수사팀) 고소장 접수 및 증거 제출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영상 삭제·차단 요청도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나 대화 기록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뒤늦게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과 그 당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대화 기록, 파일의 촬영 일시 정보, 당시 정황을 아는 사람의 진술 등)를 정리합니다.
영상이 어떤 경로로, 언제 다시 유포되거나 발견됐는지 캡처·링크·전송 기록을 최대한 확보합니다.
해당 파일이 여전히 유포되고 있는지, 상대방이 계속 소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삭제·차단 요청과 형사 고소를 함께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와 미성년 대상 성범죄를 함께 다뤄온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범죄가 무엇인지 정확히 가려내고 형사 고소와 함께 영상 삭제 지원, 손해배상 청구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 문제는 “이미 오래전 일인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 속 당사자, 즉 피해자 입장에서는 촬영 시점의 나이와 유포 경위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스스로 단정하지 말고, 성년에 이른 날짜와 최근 유포·소지 정황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과거 촬영물을 여전히 갖고 있거나 다시 꺼내 든 쪽도 “예전 일이라 문제없다”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소지·유포가 계속되는 한 그 행위 자체가 새로운 범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저는 미성년 대상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반대로 조사를 받게 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촬영 시점과 유포 시점을 어떻게 특정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공소시효가 아직 살아 있는지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성년일 때 찍힌 영상인데 이미 1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촬영일이 아니라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고,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일부 성범죄는 시효 자체가 없습니다. 또한 영상이 최근에 다시 유포됐다면 그 유포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새 공소시효가 진행됩니다.
Q. 서로 사귀는 사이여서 동의하고 찍은 영상이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촬영 당시 상대방이 미성년자였다면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할 수 있고, 이후 관계가 끝난 뒤에도 그 영상을 보관하거나 유포하면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Q. 영상을 그냥 갖고만 있고 유포하지 않았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어, 유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촬영 당시 나이를 정확히 증명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대화 기록, 파일의 촬영 일시 정보,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 등으로 나이를 특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나이를 특정하지 못하면 공소시효 기산점 자체를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Q. 몰래 촬영된 것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나요?
A. 달라집니다.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내용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형량 하한이 훨씬 높고, 단순히 신체를 몰래 촬영한 수준이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적용됩니다. 어느 쪽이든 미성년자 대상이라면 공소시효는 성년에 이른 날부터 계산됩니다.
Q. 형사 고소 외에 영상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방법도 있나요?
A.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을 통해 유포된 영상의 삭제·차단을 요청할 수 있고, 형사 고소와 병행해 진행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Q. 가해자가 이미 자료를 다 지웠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삭제 주장만으로 수사가 끝나지 않습니다. 통신사·플랫폼 서버에 남아 있는 전송 기록, 캡처본, 제3자에게 공유된 정황 등을 통해 소지·유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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