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의뢰인은 해상 여객운송 회사 두 곳이었습니다. 한 회사가 항로 면허의 조건을 채우지 못해 면허가 취소되자, 새로 설립된 회사가 선박과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넘겨받아 같은 항로의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자 첫 회사의 전 경영자가 "경영권을 넘길 때 회사가 나에게 4억 원 넘게 주기로 약정했는데, 회사가 재산을 새 회사로 빼돌렸다"며 약정금 청구와 함께 사해행위취소·가액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경영자가 소송 중 사망해 상속인들도 피고가 된 복잡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① 경영권 양도 합의서상 돈을 줄 의무가 있는 사람이 회사인가, 경영권을 넘겨받은 개인인가 ② 원고가 회사의 채권자가 아니라면 회사의 선박 매도를 사해행위로 다툴 수 있는가 ③ 주주 지위에서 회사 재산의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는가.
변호사의 조력
사해행위취소는 "채무자의 채권자"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합의서의 문언과 체결 경위, 자금의 흐름을 분석해 지급의무의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경영권을 양수한 개인임을 밝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회사가 채무를 지려면 회사의 이익과 적법한 의사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정이 없었습니다. 아울러 선박이 25억 원이라는 상당한 대가에 매각되어 재산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 주주는 회사의 법률관계를 직접 다툴 수 없다는 점을 함께 논증했습니다.
결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두 회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주주 지위에 기한 예비적 청구는 각하했으며, 회사들에 대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약정금은 경영권을 넘겨받은 개인의 상속인들에 대해서만 일부 인용되었습니다. 원고는 항소심에서 청구를 채권자대위와 무효확인으로 바꾸어 다시 다투었지만 모두 각하·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사해행위 소송에서 가장 확실한 방어는 재산 처분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전에 "당신은 우리 회사의 채권자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경영권 양도 합의서를 쓸 때는 누가 돈을 지급하는지, 회사가 함께 부담한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회사 재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채권자 자격이 다투어질 수 있다면 소송 초기에 그 구조부터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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