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토지 취득시효, 지분 넘겨 점유한 부분은 타주점유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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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토지 취득시효, 지분 넘겨 점유한 부분은 타주점유로 본다 

강대현 변호사

형제자매나 친척끼리 상속받은 토지를 공유하다가, 그중 한 사람이 수십 년간 그 땅 전체를 혼자 경작하거나 관리해 온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20년 넘게 나 혼자 다 썼으니 이제 이 땅은 전부 내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자신의 지분을 넘어서는 부분, 즉 다른 공유자 몫에 해당하는 부분을 점유한 것은 처음부터 소유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타주점유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유토지를 혼자 점유해 온 경우 취득시효가 왜 지분 범위를 넘지 못하는지, 그리고 예외적으로 전부에 대한 자주점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어떤 때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유토지, 지분만큼만 사용·수익할 권리가 원칙이다

공유란 하나의 물건을 여러 사람이 각자의 지분 비율로 소유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민법 제263조는 공유자가 그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 전부를 사용·수익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각 공유자가 물건 전체에 대해 지분만큼의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지 특정 부분을 배타적으로 독점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유물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관한 사항은 민법 제265조에 따라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한 사람이 임의로 전부를 차지해 쓸 근거는 법률상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한 필지의 토지를 여러 명이 정확히 나누어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사망하면서 자녀 여러 명이 농지나 임야를 지분대로 상속받았지만, 실제로는 그중 고향에 남은 한 사람이 오랫동안 그 땅 전체를 혼자 경작하거나 관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나머지 형제자매는 도시로 나가 생활하면서 그 토지 사용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 상태가 수십 년간 이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 그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시점에 불거집니다. 20년 넘게 혼자 점유해 왔으니 이제 등기 명의와 무관하게 토지 전체가 자기 소유로 인정될 것이라 기대하기 쉽지만, 이는 자주점유와 타주점유를 구분하는 법리를 놓친 생각입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취득시효를 가르는 기준 — 자주점유와 타주점유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한 점유 기간이 아니라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는지, 즉 자주점유인지 여부입니다. 임차인처럼 애초에 타인의 소유임을 전제로 점유를 시작했다면 이는 타주점유이고, 아무리 오랜 기간이 지나도 취득시효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상 점유자에게 유리한 지점도 있습니다. 민법 제197조 제1항은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점유자가 자주점유임을 스스로 증명할 필요 없이, 그 점유가 타주점유라고 주장하는 상대방이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추정을 뒤집는 기준도 판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은, 점유자가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만한 법률행위나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정이 증명되거나, 점유권원의 성질상 처음부터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였음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 한해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진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히 점유자가 자신의 점유권원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추정이 뒤집히지 않습니다.

자주점유인지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니라 점유를 취득하게 된 원인, 즉 권원의 성질에 의해 객관적으로 판단된다.

공유자 1인의 전부 점유, 지분 넘는 범위는 왜 타주점유인가

공유토지를 공유자 중 한 사람이 전부 점유해 온 경우에 위 추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정리한 것이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다13190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상속재산인 부동산 전부를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공유자의 지분비율의 범위 내에서는 타주점유로 볼 수밖에 없다는 법리를 밝혔습니다.

이 법리의 논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만 소유권을 가지므로, 자신의 지분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애초에 소유권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점유를 시작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소유권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점유를 계속했다면, 그 부분에 관한 한 처음부터 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 즉 타주점유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이 법리가 적용된 결과는 명확합니다. 점유자 자신의 지분 범위만큼은 원래부터 자기 소유이므로 취득시효를 따질 실익이 없고, 나머지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 범위에 대해서는 아무리 오래 점유해도 타주점유이므로 시효취득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3형제가 각 3분의 1씩 공유하고 있는 밭을 그중 한 사람이 30년간 혼자 경작해 왔더라도, 다른 두 사람 몫인 3분의 2 지분은 여전히 타주점유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구체적 사례로 보는 판단 기준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모가 사망하며 3남매(장남, 차남, 딸)가 농지를 각 3분의 1 지분으로 공유 상속했습니다. 장남만 고향에 남아 30년 넘게 벼농사를 지어 왔고, 차남과 딸은 도시에 거주하며 그 토지 사용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재산세도 장남이 줄곧 혼자 납부했고, 등기부상 지분 표시는 상속 당시 그대로입니다. 장남은 20년을 훌쩍 넘겨 혼자 점유해 왔으니 이제 농지 전체가 자기 소유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사안에서 법원이 보는 지점은 장남의 지분 3분의 1을 넘는 나머지 3분의 2 부분에 관해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입니다. 차남과 딸이 명시적으로 사용을 승낙하거나 지분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다면, 단순히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분의 점유 성질이 타주점유에서 자주점유로 바뀌지 않습니다. 재산세를 혼자 납부해 온 사정 역시 그 자체만으로 소유의 의사를 인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 경향입니다. 결국 장남은 원래 자기 몫인 3분의 1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효취득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만약 차남과 딸이 생전에 "그 땅은 네가 농사짓고 있으니 앞으로는 네가 다 가져도 된다"는 취지의 각서나 서면을 남겨 두었다면 사정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자료의 유무가 다음 항목에서 볼 '특별한 사정' 인정 여부를 가르는 실제 쟁점입니다.

예외적으로 전부에 대한 자주점유가 인정되는 경우

판례가 말하는 '특별한 사정'이 실제로 어떤 경우를 가리키는지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다른 공유자들이 명시적 또는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특정 공유자에게 토지 전체를 자기 소유처럼 사용하도록 승낙하거나 위임한 사실이 서면·증언 등으로 확인되는 경우

  • 공유자들 사이에 필지 내 특정 구역을 각자 배타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구분소유적 공유(상호명의신탁) 관계가 성립해, 점유자가 그 특정 구역만을 점유해 온 경우

  • 공유물분할협의가 사실상 이루어져 그 결과에 따라 특정 부분을 자기 몫으로 삼아 점유해 온 경우

  • 다른 공유자가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거나 증여했다는 의사표시가 문서나 정황으로 뒷받침되는 경우

다만 이런 사정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점유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의 문턱은 낮지 않습니다. "다른 형제들이 별말 하지 않았다", "재산세나 관리 비용을 혼자 부담했다"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대체적인 흐름입니다. 다른 공유자의 침묵이나 무관심은 소유권을 넘기겠다는 의사표시와는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공유자의 묵인이나 무관심만으로는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지 않는다 — 명시적 승낙,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분할협의 등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

취득시효가 부정되면 생기는 문제 — 부당이득과 방해배제

지분을 넘는 부분을 계속 배타적으로 사용해 온 공유자는 그 초과 사용 부분에 대해 다른 공유자들에게 지분 비율에 상응하는 사용이익, 즉 임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뜻이고, 그 지분에 대응하는 사용이익을 홀로 누려 온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다른 공유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이 기존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종전에는 소수지분권자라도 공유물의 보존행위를 이유로 목적물 전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이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 전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는 공유자를 상대로 보존행위로서 그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고,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해 방해배제나 방해금지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법리로 정리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오래 점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이 넘어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공유자가 곧바로 토지를 돌려받거나 점유자를 즉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와 함께 공유물분할청구를 함께 제기해 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이 흔히 활용됩니다.

분쟁을 막으려면 — 점유 단계에서 확인해 둘 것들

공유토지를 둘러싼 분쟁은 대부분 점유가 시작될 당시 아무런 서면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수십 년 뒤 커집니다. 아래와 같은 사항을 미리 정리해 두면 훗날의 다툼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공유자 전원의 서면 동의(사용승낙서)로 특정인이 토지 전부를 사용한다는 사실과 그 대가 유무를 명확히 남겨둘 것

  •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공과금을 지분별로 나누어 부담한 이력을 남기거나, 혼자 부담했다면 그 취지(증여 의사 등)를 문서로 남길 것

  • 사실상 공유물분할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면 협의서·합의서 형태로 서면화해 둘 것

  • 장기간 방치하지 말고 일정 주기로 공유자 간 사용관계를 재확인하는 절차를 가질 것

이런 자료가 미리 갖추어져 있다면, 나중에 점유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하거나 다른 공유자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국면에서 각자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유토지를 20년 넘게 혼자 점유하면 전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지분 범위는 원래부터 자기 소유이고, 다른 공유자의 지분 범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주점유로 취급되어 아무리 오래 점유해도 그 부분에 대한 취득시효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Q.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걸 뜻하나요?

A. 다른 공유자들의 명시적인 사용승낙,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공유물분할협의 등 지분을 넘는 점유에 소유의 의사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정을 말합니다. 다른 공유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다른 형제들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타주점유가 되나요?

A. 자주점유 여부는 점유자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점유를 취득하게 된 권원의 성질로 판단합니다. 공유자는 애초에 자신의 지분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유권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점유를 시작한 것이므로, 다른 공유자의 침묵만으로 그 성질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Q. 혼자 점유해 온 공유자에게 다른 공유자가 임료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지분 비율을 넘어 배타적으로 사용해 온 부분에 대해서는 그 사용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일반적인 입장입니다.

Q. 다른 공유자가 토지를 곧바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소수지분권자라도 보존행위를 이유로 목적물 전부의 반환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장입니다. 다만 방해배제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공유물분할청구 등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Q. 취득시효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갖추어 두어야 하나요?

A. 지분 범위를 넘는 점유가 소유의 의사에 기한 것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 예를 들어 다른 공유자의 사용승낙서나 분할협의서 등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자료 없이 오랜 기간 혼자 사용해 온 사실만으로는 시효취득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맺음말

공유토지를 혼자 오래 점유해 왔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지분 범위는 원래부터 자기 소유이고, 다른 공유자의 지분 범위는 명시적 승낙이나 분할협의 같은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지 않는 한 타주점유로 남아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별다른 다툼 없이 지내 왔다고 해서 그 관계가 자동으로 소유권 이전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런 사안은 상속 당시의 정황, 그동안의 공과금 부담 내역, 공유자 간 왕래 여부 등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서면 증거를 미리 정리해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용인 처인 등 경기남부 지역의 상속 토지에서 이런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지분을 넘는 점유 관계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 취득시효 요건을 충족하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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