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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카촬 무혐의] 사진이 준강간 혐의를 벗겨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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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카촬 무혐의] 사진이 준강간 혐의를 벗겨낸 사례 

최봉균 변호사

불송치

※ 사건 관련 문서는 의뢰인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게시합니다.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소개팅을 통해 처음 만난 여성과 을왕리에서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두 사람은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장시간에 걸쳐 술을 마신 뒤 인근 숙박업소에 함께 들어갔고, 그곳에서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이후 상대방은 당시 의식을 잃을 정도로 만취하여 성관계에 동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의뢰인을 준강간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아울러 모텔 안에서 촬영된 사진을 근거로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도 함께 제기하였습니다.

준강간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의식이나 판단·대응 능력을 잃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의자가 이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술을 많이 마셨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첫 만남에서 성관계가 이루어진 데다 숙박업소 주변 CCTV만으로는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사건이었습니다.

2. 적극적인 소명

우선 술을 마신 양만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은 짧은 시간에 술을 몰아 마신 것이 아니라, 음식과 함께 장시간에 걸쳐 비교적 천천히 술을 마셨습니다. 최초 음주 시각부터 숙박업소에 들어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점과 각 장소에서 머문 시간, 결제 내역 및 이동 동선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숙박업소 인근 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남아 있었지만, 촬영 거리가 멀고 화질도 선명하지 않아 상대방이 몸을 가누지 못했는지, 의식이 없었는지를 명확히 판별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불분명한 영상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카메라촬영 혐의의 근거가 된 사진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사진은 상대방 몰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한 형태가 아니라, 두 사람이 모텔 안에서 함께 화면을 바라보며 자세를 취한 사진이었습니다. 상대방의 눈이 떠져 있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스스로 자세를 취한 정황, 촬영된 여러 사진의 시간 간격과 전후 행동이 확인되었습니다.

카메라촬영 혐의에 관해서는 촬영 대상과 구도, 상대방의 시선과 자세, 촬영 경위 등을 근거로 의사에 반한 촬영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소명했습니다. 동시에 이 사진들은 촬영 무렵 상대방에게 외부 상황을 인식하고 반응할 정도의 의식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정황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다만 사진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성관계 당시의 동의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사진 촬영시각과 성관계 시점의 근접성, 장시간에 걸친 음주 경위, 이동 과정, 숙박업소 출입 모습 및 사건 전후의 연락 내용까지 종합하여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3. 결과

수사기관은 제출된 사진과 촬영 경위만으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을 하였습니다.

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도 CCTV 영상만으로 상대방의 취기나 의식 상태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고, 모텔 안에서 촬영된 사진과 사건 전후의 객관적인 정황에 비추어 성관계 당시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별도의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지목되었던 사진이, 면밀한 분석을 거치면서 카메라촬영 혐의를 벗어나는 근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준강간 혐의를 판단하는 데에도 중요한 정황으로 작용한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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