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진술이 조사 회차마다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다는 이유로 신빙성 공방이 벌어지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조사를 받는 쪽에서는 “아이 말이 왔다 갔다 하니 이 사건은 무죄로 끝날 것이다”, “진술 하나 가지고 어떻게 유죄가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안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재판이 진행되면, 진술의 지엽적인 부분만 달라졌을 뿐 핵심적인 부분은 일관되게 유지됐다는 이유로 유죄가 인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아동의 발달 단계에 따른 기억·언어 표현의 한계를 고려해 진술의 핵심 부분과 지엽적 부분을 구분해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확립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세부 사항이 일부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 실무의 큰 흐름입니다.
아래에서는 아동 진술이 오락가락할 때 법원이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기 위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아동 진술은 사소한 부분이 오락가락해도 신빙성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진술 전체가 아니라 핵심 부분의 일관성을 기준으로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는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법관이 아무 기준 없이 임의로 판단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동은 성인과 달리 기억력, 시간 개념, 언어 표현력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조사받을 때마다 사건이 일어난 순서, 정확한 시각, 부수적인 정황을 조금씩 다르게 진술하는 것은 아동에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흔히 나타나는 발달 특성입니다.
이 때문에 법원은 진술을 핵심적인 부분과 지엽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핵심적인 부분은 누가, 대략 언제,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관한 진술이고, 지엽적인 부분은 정확한 시각·순서·부수적인 디테일처럼 사건의 본질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세부 사항입니다. 지엽적인 부분에서 진술이 다소 오락가락하더라도 핵심적인 부분이 일관되게 유지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신빙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지엽적인 세부 사항이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아동 진술의 신빙성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진술이 달라진 이유와 시점에 따라 신빙성 판단은 달라집니다
왜 진술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아동 진술이 달라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기억이 흐려지는 경우, 반복되는 조사 과정에서 어른의 질문 방식에 영향을 받는 경우(피암시성),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축되어 말을 아끼는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법원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진술이 달라진 시점과 경위를 함께 살핍니다. 특히 사건 직후 최초로 한 진술은 시간이 흐른 뒤의 진술보다 외부 영향을 덜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후 진술에서 세부 사항이 추가되거나 수정되더라도, 그것이 아동의 자발적인 보완인지 유도 질문에 따른 변경인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또한 진술 내용이 경험칙에 부합하는지, 문자메시지·목격자 진술·신체 진찰 소견·심리 상태에 대한 전문가 소견 등 다른 객관적 정황과 들어맞는지도 함께 검토됩니다. 진술 하나만으로 유·무죄를 가리는 사건일수록 이런 보강 자료의 비중이 커집니다.
진술이 달라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이 있는지가 신빙성 판단의 핵심입니다.
3. 진술 영상녹화물과 진술조력인 제도가 신빙성 판단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아동이 법정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영상녹화물이 진술을 대신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는 19세 미만 피해자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영상물로 촬영·보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물은 조사 초기의 진술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이후 진술이 일부 달라지더라도 최초 진술과 비교·대조할 수 있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같은 법 제33조는 의사소통이나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 등 피해자를 조사할 때 진술조력인이 참여해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질문 방식을 조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적절한 유도 질문으로 진술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절차적 장치입니다.
아울러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 진술 분석 전문가의 신빙성 감정 등도 실무에서 함께 활용됩니다. 이런 절차를 거쳐 확보된 자료는 재판에서 “진술이 오락가락했다”는 주장에 대응해 최초 진술의 일관성을 입증하거나, 반대로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오염됐다는 점을 다투는 근거로 쓰입니다.
영상녹화물과 진술조력인 참여 기록은 진술이 달라진 이유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4. 피해 아동의 연령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13세 미만인지, 13세 이상 19세 미만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갈립니다.
피해 아동의 진술 신빙성이 인정되면, 그 진술은 곧 어떤 범죄가 성립하는지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가 적용되어, 강간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성인을 상대로 한 같은 범죄보다 형이 훨씬 무겁습니다.
피해자가 13세 이상 19세 미만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 강간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해 성인 대상 범죄보다 여전히 가중처벌되며, 신빙성이 인정된 진술을 통해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의 정도가 어떻게 인정되느냐에 따라 세부 적용 조항과 형량 구간이 달라집니다.
결국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느냐, 그리고 그 진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어떻게 특정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조와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지므로, 진술 분석은 양형 이전에 유·무죄와 적용 법조를 가르는 단계에서부터 결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 확보와 자료 정리가 신빙성 공방의 승패를 가릅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거주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아동 진술 영상녹화 조사 → ②추가 참고인·목격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이 되는 사건은 진술조력인이나 국선변호사가 조사 단계부터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 아동 쪽이든 조사를 받는 쪽이든, 진술의 신빙성이 다투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진술이 담긴 영상녹화물이나 진술조서가 있는지, 있다면 이후 진술과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대조합니다.
진술이 달라진 시점에 어떤 계기(추가 질문, 시간 경과, 심리 상태 변화 등)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문자메시지, 목격자 진술, 신체 진찰 소견 등 진술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 정황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 성범죄 사건의 진술 신빙성 공방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진술 분석과 법리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방어 또는 입증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동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사건의 결론을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최초 진술과 이후 진술을 비교할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아이의 진술 신빙성을 뒷받침해야 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최초 진술이 기록된 영상녹화물과 조사 경위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진술이 달라진 계기와 객관적 정황이 뒷받침될수록 신빙성 판단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어야 하는 피의자·피고인 입장에서도, 단순히 “아이 말이 왔다 갔다 한다”는 주장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지엽적인 부분과 핵심적인 부분을 구분해, 핵심 부분에서도 실제로 모순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저는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 아동 쪽과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진술 하나를 두고도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조사받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만으로 무죄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지엽적인 부분의 차이와 핵심적인 부분의 일관성을 구분해서 봅니다. 세부 사항이 다소 달라졌더라도 핵심 부분이 일관되게 유지된다면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아이의 최초 진술이 가장 중요한가요?
A.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지거나 외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사건 직후 영상녹화된 최초 진술이 이후 진술과 비교하는 기준점이 됩니다.
Q. 영상녹화물이 없으면 진술을 믿어주지 않나요?
A. 영상녹화물이 없다고 곧바로 신빙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초 진술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자료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경우 목격자 진술이나 정황 증거의 비중이 더 커집니다.
Q. 진술조력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나요?
A. 의사소통이나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 등 피해자가 조사받을 때,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진술조력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부적절한 유도 질문을 막고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조사가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Q. 아이 진술만 있고 다른 증거가 없어도 유죄가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경험칙에 부합한다면, 진술만으로도 유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건일수록 진술 자체의 신빙성 공방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Q. 조사받는 쪽인데, 진술 번복을 어떻게 다퉈야 하나요?
A. 진술이 달라진 지점이 핵심적인 부분인지 지엽적인 부분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핵심 부분에서 실제로 모순이 있는지, 진술이 달라진 경위에 유도 질문 등 문제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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